황희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ㆍ뇌신경센터 부교수
병원정보시스템 국가 지원 체계의 우선순위
2003년 분당서울대학교병원이 전면적 병원정보시스템을 도입한 이후 우리나라 대형 병원의 병원정보시스템은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유래 없는 발전을 거듭해 왔다. 대부분의 3차 병원에서 전자의무기록 및 처방전달시스템을 포함한 병원정보시스템이 도입되었으며, 세계 최고의 IT 인프라를 자랑하는 나라답게 1차 및 2차 병원 또한 여타 선진국과 비교해도 뒤떨어지지 않을 정도의 정보시스템 보급률을 자랑하고 있다. 산업 성숙도의 측면에서 보면 도입기를 거쳐 최고점 (HYPE)을 지나 이제 성숙기에 접어들고 있다고 볼 수 있을 만큼의 시장 성숙도를 보이고 있으며, 이제 대형 병원의 경우 소위 `차세대' 병원정보시스템을 고려하고 있는 단계에 와 있다.
이러한 눈부신 성장에도 불구하고 정보시스템에 대한 투자에서 항상 따라다니는 의문이 있다면 아마도 이러한 대규모의 투자가 과연 비용 대비 효과를 보장하느냐의 문제일 것이다. 일부 선진국의 예에서 알 수 있듯, 처음 병원정보시스템을 도입할 때의 ROI (Return on Investment)는 작게는 300%에서 크게는 500% 이상까지 측정하기도 한다. 하지만 추가적이고 지속적인 예산의 투입에 대한 경제적 효용성의 경우는 아직까지 충분한 데이터가 없는 실정이며, 이러한 사실이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병원의 예산 구조가 꽉 짜인 여러 병원들이 지속적인 IT 투자를 망설이게 하는 한 가지 요인이 된다. 이미 완전한 디지털 병원을 구축한 필자가 일하는 병원의 차세대 프로젝트 당시 추정한 차세대 병원정보시스템의 5년 간 ROI는 기존의 병원정보시스템이 잘 작동하고 있음에도 약 140-180%로 추정되었지만, 우리가 그보다 주목한 사실은 경제적인 가치로 환산할 수 없는 정성적 효과였다. 지금까지의 병원정보시스템이 기술적으로 완전한 페이퍼리스 병원으로의 이행에 주안점이 있었다면, 앞으로의 병원정보시스템은 이를 통한 진료서비스의 질 향상과 쌓여있는 건강정보 데이터의 의미 있는 활용, 그리고 지식서비스에 기반한 시스템 활용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이러한 보다 발전된 서비스를 통해 얻는 무형의 가치야 말로 사실상 의료정보시스템의 존재 이유이며, 이를 통한 의료서비스의 개선도 여러가지 방법론을 통해 유형의 경제적 가치로 환산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그러나 냉정하게 바라보았을 때 표준의 부재, 보안의 취약점, 다국어 지원의 한계, 평가 지표의 부재 등의 취약점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으며, 향후 지원 체계의 수립에 있어서도 유행에 근거한 일시적인 자원 투입보다는 이러한 약점의 냉철한 분석을 통해 향후 병원정보시스템의 발전을 위한 정부 및 의료계의 지원 체계가 확립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위에 언급한 가치를 생각할 때, 앞으로의 병원정보시스템의 발전을 위한 지원은 우선 임상의사결정지원 시스템 및 투약 오류 방지 시스템, 표준진료지침, 임상 질 지표로 대표될 수 있는 의료서비스 질 관련 정보시스템의 확산 및 지식기반 서비스의 확산을 위한 정책 도입이 우선시 되어야 하겠다. 특히 지역사회 의료를 책임지는 1,2차 병원의 경우 자체적인 예산을 추가하여 이러한 질 관련 정보시스템을 추가 도입하기에 역부족이며,적절한 지표를 도입하여, 객관적으로 측정하여 이러한 서비스 모듈을 공통 배포하고 보다 경제적인 방법으로 서비스의 향상을 도모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밖에 환자의 의료정보의 교류를 위한 표준 확립과 권역 파일럿을 통한 확산 또한 중요한 정보시스템의 확장 영역이며, 이를 통한 상호 호환성 (interoperability) 및 연결성 (connectivity)의 확보야 말로 향후 대한민국이 의료정보 분야의 리더가 될 것인지 아닌지를 결정짓는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이미 선진국뿐만 아니라 오만과 같은 후발 국가에서도 정보의 교류는 일정부분 정확한 로드맵을 가지고 실현을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는데, 우리의 경우 시작은 어느 나라보다 앞섰지만, 이후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태이다. 지금이라도 관련 부처들이 관심을 가지고 여러가지 사업의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나, 타이밍을 놓치지 않도록 여러 이해 당사자가 무릎을 맞대고 논의를 본격화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서비스의 향상을 통해 모이는 데이터야 말로 보건 의료와 관련된 크고 또 유용한 데이터 (big and good data)의 기초가 될 것이다. 유행이나 시류에 휘둘리지 말고 기초부터 건강하게 병원정보시스템을 확장하도록 하는 일에 힘을 모으는 작업,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가장 작지만 중요한 한걸음이라 생각한다.
2003년 분당서울대학교병원이 전면적 병원정보시스템을 도입한 이후 우리나라 대형 병원의 병원정보시스템은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유래 없는 발전을 거듭해 왔다. 대부분의 3차 병원에서 전자의무기록 및 처방전달시스템을 포함한 병원정보시스템이 도입되었으며, 세계 최고의 IT 인프라를 자랑하는 나라답게 1차 및 2차 병원 또한 여타 선진국과 비교해도 뒤떨어지지 않을 정도의 정보시스템 보급률을 자랑하고 있다. 산업 성숙도의 측면에서 보면 도입기를 거쳐 최고점 (HYPE)을 지나 이제 성숙기에 접어들고 있다고 볼 수 있을 만큼의 시장 성숙도를 보이고 있으며, 이제 대형 병원의 경우 소위 `차세대' 병원정보시스템을 고려하고 있는 단계에 와 있다.
이러한 눈부신 성장에도 불구하고 정보시스템에 대한 투자에서 항상 따라다니는 의문이 있다면 아마도 이러한 대규모의 투자가 과연 비용 대비 효과를 보장하느냐의 문제일 것이다. 일부 선진국의 예에서 알 수 있듯, 처음 병원정보시스템을 도입할 때의 ROI (Return on Investment)는 작게는 300%에서 크게는 500% 이상까지 측정하기도 한다. 하지만 추가적이고 지속적인 예산의 투입에 대한 경제적 효용성의 경우는 아직까지 충분한 데이터가 없는 실정이며, 이러한 사실이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병원의 예산 구조가 꽉 짜인 여러 병원들이 지속적인 IT 투자를 망설이게 하는 한 가지 요인이 된다. 이미 완전한 디지털 병원을 구축한 필자가 일하는 병원의 차세대 프로젝트 당시 추정한 차세대 병원정보시스템의 5년 간 ROI는 기존의 병원정보시스템이 잘 작동하고 있음에도 약 140-180%로 추정되었지만, 우리가 그보다 주목한 사실은 경제적인 가치로 환산할 수 없는 정성적 효과였다. 지금까지의 병원정보시스템이 기술적으로 완전한 페이퍼리스 병원으로의 이행에 주안점이 있었다면, 앞으로의 병원정보시스템은 이를 통한 진료서비스의 질 향상과 쌓여있는 건강정보 데이터의 의미 있는 활용, 그리고 지식서비스에 기반한 시스템 활용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이러한 보다 발전된 서비스를 통해 얻는 무형의 가치야 말로 사실상 의료정보시스템의 존재 이유이며, 이를 통한 의료서비스의 개선도 여러가지 방법론을 통해 유형의 경제적 가치로 환산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그러나 냉정하게 바라보았을 때 표준의 부재, 보안의 취약점, 다국어 지원의 한계, 평가 지표의 부재 등의 취약점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으며, 향후 지원 체계의 수립에 있어서도 유행에 근거한 일시적인 자원 투입보다는 이러한 약점의 냉철한 분석을 통해 향후 병원정보시스템의 발전을 위한 정부 및 의료계의 지원 체계가 확립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위에 언급한 가치를 생각할 때, 앞으로의 병원정보시스템의 발전을 위한 지원은 우선 임상의사결정지원 시스템 및 투약 오류 방지 시스템, 표준진료지침, 임상 질 지표로 대표될 수 있는 의료서비스 질 관련 정보시스템의 확산 및 지식기반 서비스의 확산을 위한 정책 도입이 우선시 되어야 하겠다. 특히 지역사회 의료를 책임지는 1,2차 병원의 경우 자체적인 예산을 추가하여 이러한 질 관련 정보시스템을 추가 도입하기에 역부족이며,적절한 지표를 도입하여, 객관적으로 측정하여 이러한 서비스 모듈을 공통 배포하고 보다 경제적인 방법으로 서비스의 향상을 도모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밖에 환자의 의료정보의 교류를 위한 표준 확립과 권역 파일럿을 통한 확산 또한 중요한 정보시스템의 확장 영역이며, 이를 통한 상호 호환성 (interoperability) 및 연결성 (connectivity)의 확보야 말로 향후 대한민국이 의료정보 분야의 리더가 될 것인지 아닌지를 결정짓는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이미 선진국뿐만 아니라 오만과 같은 후발 국가에서도 정보의 교류는 일정부분 정확한 로드맵을 가지고 실현을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는데, 우리의 경우 시작은 어느 나라보다 앞섰지만, 이후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태이다. 지금이라도 관련 부처들이 관심을 가지고 여러가지 사업의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나, 타이밍을 놓치지 않도록 여러 이해 당사자가 무릎을 맞대고 논의를 본격화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서비스의 향상을 통해 모이는 데이터야 말로 보건 의료와 관련된 크고 또 유용한 데이터 (big and good data)의 기초가 될 것이다. 유행이나 시류에 휘둘리지 말고 기초부터 건강하게 병원정보시스템을 확장하도록 하는 일에 힘을 모으는 작업,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가장 작지만 중요한 한걸음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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