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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DT인] "우주의 별 공부하다가 사람들 마음 들여다보는 데이터 분석가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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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브레인커머스 최고데이터책임자
"이과 시각서 데이터화하고 분석하면
인류 삶 좀더 윤택해지리라 굳게 믿어"
구직자에 가장 적합한 공고 추천 중점
회사 구성원들 즐겁게 일하는 것 목표
사람의 마음·명상 관련된 일 해보고파
[오늘의 DT인] "우주의 별 공부하다가 사람들 마음 들여다보는 데이터 분석가 됐죠"
김병준 브레인커머스 CDO. 브레인커머스 제공

별과 우주가 좋아 천문학을 공부하다 지금은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분석하는 전자공학도가 있다. 그는 인간이 왜 모여 살게 됐는지, 사람들이 왜 조직을 만들고 살아가는지 너무나 궁금하다. 그리고 이것들을 '이과'의 시각에서 데이터화하고 분석하면 인류의 삶이 좀 더 윤택해지리라 굳게 믿고 있다.

김병준(45·사진) 브레인커머스 CDO(Chief Data Officer·최고데이터책임자)의 얘기다. 26일 서울 강남구 브레인커머스(커리어 플랫폼 잡플래닛 운영사)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그는 자신을 "천문학을 배우기 위해 전자공학을 공부한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김 CDO는 "전파천문학을 해석하기 위해서는 전자공학을 배워야 한다"며 "외계 천체에서 들어오는 신호들을 담으려면 빅 데이터 처리가 필요한데, 당시만 하더라도 빅 데이터라는 개념이 명확하지 않은 때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렇게 배운 전자공학 학사와 천문학 석사과정을 세상에 도움이 되는 직업으로 활용하고 싶었다. 그렇게 시작한 일이 바로 프로그래머다. 2008년 9월 티맥스소프트와 티맥스코어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연구원로 첫 커리어를 시작했는데, 티맥스코어는 후에 삼성SDS에 인수되며 '삼성맨'이 됐다. 김 CDO는 "삼성 SDS의 자회사로 수원 사업장에 들어가서 일을 했었다"며 "삼성전자 가전제품과 생산 라인 등에서 나오는 빅 데이터를 분석하다 조금 더 다양한 빅 데이터를 보기 위해서 KT 넥스알로 회사를 옮기게 됐다"고 말했다.

빅 데이터와 관련된 일을 하다 보니 급성장한 회사들을 두루 거쳤다. 2014년에는 한창 성장 중이던 쿠팡에 합류했는데, "쿠팡이 빅 데이터에 힘을 주고 있던 시기였다"며 "개발 조직의 팀장도 역임하면서 쿠팡의 추천 기능을 개발하는 일을 맡았었다"고 설명했다.

쿠팡을 떠난 뒤에는 미미박스, 요기요, 그린랩스, 클래스101을 거쳐 현재의 브레인커머스에 정착하게 됐다. 그는 여러 회사를 거친 이유로 "큰 기업에서 데이터를 볼 것인지, 스타트업에서 다양한 데이터를 살펴보며 서비스를 만들어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는데 후자를 더 선호하는 편"이라며 "그렇다 보니 스타트업에 계속 있게 됐다"며 웃었다.

[오늘의 DT인] "우주의 별 공부하다가 사람들 마음 들여다보는 데이터 분석가 됐죠"
김병준 브레인커머스 CDO. 브레인커머스 제공

HR(인적자원) 플랫폼인 브레인커머스에 합류하게 된 계기 역시 인간과 조직에 대한 관심 때문이었다. 그는 "천문학을 공부할 때는 개인적으로 한계를 많이 느꼈다"며 "세계 석학들이 모인 학회를 간 적이 있는데 세상에는 천재들이 너무 많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인간이나 조직, 사회에도 관심이 많다 보니 사람과 사회에 대해 조금 더 공부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브레인커머스에 합류하면서 신설된 빅 데이터 및 인공지능(AI) 조직을 담당하게 됐다. 이 조직은 빅 데이터를 활용해 AI 서비스를 만드는 조직이다. 예를 들어 회사에서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게 될 때 빅 데이터와 플랫폼들을 통해 조금 더 합리적인 결정을 할 수 있게끔 돕는다.

빅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한다는 말일까. 이과의 언어는 상당히 어려웠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줄 수 있냐는 질문에 김 CDO는 웃으며 "잡플래닛에는 채용 공고나 기업의 특징을 정량적인 숫자로 보여주는 서비스가 있다"며 "예를 들면 빅 데이터를 활용해 취준생이나 구직자의 자소서를 보정해 주거나, 기업을 정량·정성적으로 요약 분석해 줄 수 있다. 또 어떤 경력과 기술을 가진 사람들이 어느 기업을 많이 가는지를 빅 데이터로 분석해 이직이나 진로를 고민하는 사용자들에게 AI 멘토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으며, 특정 성향을 지닌 구직자들에게 그에 맞는 성향을 가진 채용 공고를 추천할 수 있는데 이런 모든 서비스가 곧 나올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단순히 공고를 추천하는 수준이 아니라 이용자들의 이력서를 분석하고 기업, 직무, 역량 등의 적합도를 맞춰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며 "실제로 어떤 학교의 어떤 전공의 졸업생들이 어느 직군과 어느 기업을 많이 가는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고 덧붙였다.

[오늘의 DT인] "우주의 별 공부하다가 사람들 마음 들여다보는 데이터 분석가 됐죠"
김병준 브레인커머스 CDO. 브레인커머스 제공

그는 브레인커머스에 지난해 8월 합류해 6개월 가량 지내고 있다. 앞으로 잡플래닛이라고 물으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어떤 것이 되었으면 좋겠냐는 질문에는 "커리어를 발전시켜주는 AI 코디네이터 플랫폼 역할"이라며 "취직이나 이직을 할 때 기업 리뷰를 참고하는 것뿐 아니라 잡플래닛에서는 AI 코디네이터를 통해 개인화된 맞춤 경력관리와 지식과 직무에 대한 로드맵, 동기 부여, 퍼스널 브랜딩 등의 토털 케어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또 "해외 유명 배우들이나 스포츠 선수들을 보면 매니저도 있지만 에이전시와도 함께 일하고 있다"며 "저희는 매니저와 에이전시 역할을 둘 다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분야는 어떤 것인지에 대해선 "구직자에게 가장 적합한 공고를 추천하는 것"이라며 "공고를 추천하게 된 이유를 설명하기 위한 'XAI(설명 가능한 인공지능, eXplainable Artificial Intelligence)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잡플래닛이 왜 이것을 추천했는지에 대한 자체 모델을 개발하고 있고, 상반기 내 서비스를 론칭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오늘의 DT인] "우주의 별 공부하다가 사람들 마음 들여다보는 데이터 분석가 됐죠"
김병준 브레인커머스 CDO. 브레인커머스 제공

브레인커머스의 CDO라는 자리에서 이루고 싶은 건 무엇일까. 그는 "가장 큰 목표는 회사 구성원들이 즐겁게 일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며 "구성원들 한 명, 한 명이 만들어내는 서비스가 얼마나 가치가 있는 것인지를 매 순간 상기하고 보람을 느끼게 하고 싶다. 이로 인해 이용자들이 조금 더 좋은 회사를 가거나 인생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설계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앞으로는 새로운 영역의 데이터를 다뤄보는 게 목표다. "기회가 된다면 사람의 마음이나 명상과 관련된 일을 해보고 싶다"며 "명상 과학이라는 영역이 있는데, 최근에는 관련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웨어러블 디바이스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모든 것들을 최대한 데이터화할 수 있다면 빅 데이터와 AI를 활용하여 사람들이 보다 쉽게 알아차림과 평온에 이를 수 있고, 실생활에도 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자부심도 내비쳤다. "잡플래닛이 앞으로 우리나라에 있는 많은 청춘들에게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모든 구성원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같이 일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우리는 모두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는 동료들이니까요."

이상현기자 ishs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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