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총 웹 서버 무방비 뚫려
607개 과학기술학회·단체 본산
PC 먹통·개인정보 유출 가능성
607개 과학기술학회·단체 본산
PC 먹통·개인정보 유출 가능성
![[단독] `500만 과기인 총괄` 과총 해킹당하고 10일째 먹통](http://contents.dt.co.kr/images/202304/2023040502109931731007[1].jpg "[단독] `500만 과기인 총괄` 과총 해킹당하고 10일째 먹통")
5일 보안업계와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과학기술 단체인 한국과학기술총단체연합회(한국과총)가 해킹을 당해 열흘 가까이 업무에 차질을 빚고 외부 웹 서비스가 중단됐다. 현재 상당 비중의 시스템이 복구됐지만 여전히 100% 정상화되지 못한 상황이다.
공공기관과 민간 기업, 일부 소규모 학회를 겨냥한 해킹 시도는 종종 있었지만, 국내 과학기술인 500만명을 아우르는 대표 단체가 해킹에 무력화됐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피해 사항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한국과총은 607개 과학기술 학회와 단체를 총괄하는 기관인 만큼 학회나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관에 따르면 이번 해킹 공격은 지난달 22일 밤 발생했다. 과총 홈페이지를 포함한 전산 시스템에 대한 해외발 해킹 시도가 있었다. 사건이 발생한 시간은 직원들이 퇴근한 이후여서 과총은 다음날 아침 해킹 공격 사실을 파악하고, 한국인터넷진흥원과 국가정보원에 신고 접수를 했다. 이날부터 내·외부에서 홈페이지 접속이 이뤄지지 않았고, 외부 웹 메일 서비스, 내부 업무망 등이 사실상 마비돼 직원들은 업무에 큰 차질을 빚었다. 과총은 내부 시스템 운영을 위한 서버를 자체적으로 운영하다 보니 피해를 키운 것으로 보인다. 전 직원의 PC도 먹통이 됐다. 특히 이 과정에서 과총은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하지 못한 채 노후화된 서버로 인한 일시적인 전산시스템 장애로 보고, 시스템 복구에 적극 나서지 않아 상황이 열흘 가까이 이어졌다. 과총은 이달 3일께에야 주요 업무시스템을 정상화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태식 신임 회장 취임 후 조직개편 등 기관 주요 업무를 시급히 추진해야 하는 상황에서 해킹 공격을 당하다 보니 기관 정상 운영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해킹 공격 이후 우려했던 개인정보 유출이나 중요 데이터 삭제·훼손 등의 피해 사례는 접수되지 않았다. 일부 데이터가 삭제됐지만 보안 전문기업의 도움을 받아 복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총 관계자는 "예전에도 전산 시스템 일시 장애가 있어 이번에도 동일한 사안으로 판단했다. 현재 노후화된 서버를 교체하는 등 복구작업을 계속 하고 있다"며 "외부로 내보내는 메일이나 서비스 등은 아직까지 원활하지 않은데, 이번 주 중 100% 복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인터넷진흥원과 국정원은 해킹에 대한 분석 작업을 하고 있다. 해킹은 국내가 아닌 유럽에서 시도된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과총은 예전부터 보안에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보보안 조직과 전문 인력이 전무하고, 노후된 서버를 자체 운영하는 등 IT 역량도 떨어진 상황이다. 더욱이 시스템 다중화나 클라우드 등 보안 강화를 위한 조치도 전혀 이뤄지지 않아 이번 화를 부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 구조가 유지될 경우 제2, 제3의 해킹도 예방하기 힘들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총 관계자는 "외부 전문 기관의 자세한 분석 결과가 나오는 대로 해킹과 정보보안 강화를 위한 후속 대책을 마련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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