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6일 "윤석열 정부의 주 69시간 근무제를 둘러싼 정부·여당의 난맥상이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 수준"이라며 "정부는 국민·정치권이 정책의 취지를 이해 못한다고 탓할 게 아니라,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대통령실, 총리, 정부는 연일 엇박자를 내며 우왕좌왕할 뿐, 제도의 근본적 문제와 한계는 그대로 둔 채 무조건 밀어붙이려고만 한다"면서 이같이 언급했다.
박 원내대표는 "여론 반발에 부딪치자 대통령이 MZ세대 의견을 잘 반영하라며 모든 게 MZ세대를 위한 것처럼 말하더니, 다음날 대통령실은 느닷없이 '노동 약자' 운운하며 말을 바꿨다"며 "전날은 여론에 따라 '원점에서 검토할 수도 있다'더니, 이제는 오히려 제도 취지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겠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의 주 69시간 근무제 추진은 '과로사(KWAROSA)'라는 우리말 그대로 외신에 보도되며 국제적 우려를 낳고 있다"며 "작년 기준 대한민국 노동시간은 OECD 국가 중 5위"라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우리보다 노동시간이 긴 나라는 멕시코, 코스타리카, 콜롬비아, 칠레 등 남미의 개발도상국들 뿐"이라며 "아직도 정착 단계인 주 52시간제는 '5일 내내 9시에 출근해서, 점심·저녁을 먹고 밤 9시에 퇴근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박 원내대표는 "아무리 소통과 홍보를 강화한들, '주 69시간 근무제'가 노동자를 과로사로 내모는 '살인 근무제'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각별하게 생각하는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조차 개편안 폐기를 요구하고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이날 윤 대통령은 주 60시간 이상 근무는 무리라는 인식 아래 상한캡을 보완하라고 지시했다.
한편 박 원내대표는 대일 외교에 대해서도 비판을 쏟아냈다. 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은 전날 공개된 요미우리 신문과 인터뷰에서 '일본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구상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당당히 말했다"면서"강제동원 피해 생존자는 정부 해법을 공식 거부했고, 우리 국민 다수가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임재섭기자 yjs@dt.co.kr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