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안을 밀어붙인 더불어민주당의 입법독주가 계속되고 있다. 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된 법안 7건을 본회의에 부의하는 안건이 의결됐다.
국회 복지위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간호법 제정안을 비롯해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일부개정법률안, 국민건강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 노인복지법 일부개정법률안, 장애아동 복지지원법 일부개정법률안, 장애인복지법 일부개정법률안 등 모두 7건의 본회의 부의 요구 건을 상정, 표결까지 마쳤다.
민주당 소속 정춘숙 복지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여야 간사 합의를 요구했으나 오후에도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직권으로 직회부 건을 상정해 표결을 진행했다. 복지위 소속 의원 24명 전원이 표결에 참여했고, 이 중 16명이 간호법 본회의 부의 요구에 찬성해 가결 조건(15명 이상 찬성)을 채웠다. 야당 의원이 15명이기 때문에 국민의힘 의원 중 최소 1명은 찬성표를 던진 것이다. 다른 법안 6건에 대해서는 찬성이 17표, 반대가 6표, 무효가 1표씩 나와 모두 가결됐다.
이날 표결은 국회법 86조 3항을 활용한 것으로, 법사위가 각 상임위에서 통과된 법안을 이유 없이 60일 이내에 체계 자구심사를 마치지 않을 경우 소관 상임위원회 위원장이 간사 협의나 무기명투표 후 재적 의원 5분의 3 이상이 찬성하면 본회의 부의를 요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직회부 대상이 된 법안들은 간호인력과 간호에 대한 사항을 독자적으로 규정하는 간호법 제정안, 의사들이 강력·성범죄 등 혐의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으면 의사면허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한 의료법 개정안 등이다.
특히 간호법의 경우, 여야 대선 공약이자 대한간호협회 등 간호사 단체가 제정을 요구하고 있으나 국민의힘과 의사 단체들이 반대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날 법사위 제2 법안소위에서 이달 22일 법안 심사를 진행한다고 합의한 만큼 지켜보자고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여당 간사인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은 "간호법 찬반을 떠나 법사위에 간 법안을 다시 끌고 오는 것은 절차상 문제가 심각하다"며 "그야말로 다수 의석을 확보한 민주당의 폭거라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임재섭기자 yjs@dt.co.kr
9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이 간호사법 등 7건을 본회의에 직접 회부하는 법안에 관해 무기명 투표를 하고 있다. 사진은 정춘숙 위원장이 투표하는 모습.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