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인공지능)가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를 맞아 '특급 소방수'로 몸값을 높이고 있다.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 대응을 위한 예측과 진단, 치료제 개발에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유용한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김미영 캐나다 알버타대 교수(컴퓨팅 사이언스 전공)가 분석한 '인공지능과 코로나19'에 따르면, AI의 머신러닝 기술이 의료현장에서 전염병 예측과 진단, 치료 전반에 걸쳐 질병을 성공적으로 통제하고 치료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코로나19 예측 분야에서 캐나다 스타트업 '블루닷'은 자체 구축한 AI 시스템을 통해 세계보건기구(WHO)보다 9일이나 빨리 코로나19 감염병을 예측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2월 31일 중국 우한에서 폐렴환자가 비정상적으로 증가하는 것을 감지하고, 정부와 의료기관, 관련 기업 등에 알려 가장 먼저 코로나19 확산 가능성을 제시했다.
실제로, 병원 의료 데이터와 각종 연구자료, SNS 데이터 등을 AI 알고리즘을 이용해 시뮬레이션하면 전염병이 어디로 어느 정도의 속도로 퍼져 나가고, 사회적 거리두기 같은 전략이 확산을 얼마나 막을 수 있는 지에 대한 신뢰도 높은 예측을 얻을 수 있다.
진단 분야에도 AI는 유용한 기술로 활용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의 생존 가능성을 진단하는 데 AI가 한 몫을 했다. 중국과 미국 연구자들은 진단 후 예측 알고리즘을 통해 코로나19 확진자의 생존 확률을 계산해, 80%의 높은 정확도를 나타냈다. 아울러, 신속·정확한 진단을 통해 위중 환자별 선별 진료가 가능해져 의료시스템 붕괴 없이 한정된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활용에 기여했다.
코로나19 종식을 위한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도 AI는 활발하게 쓰이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AI 알고리즘을 이용해 바이러스를 무력화시킬 약물 후보군을 발굴, 신속한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AI가 존재감을 드러냈다.
가령, 한국과 미국 연구자들은 머신러닝을 통해 현존하는 약물에서 코로나19에 효능을 보인 다수의 물질을 찾았으며, 영국 스타트업인 베네볼렌트와 임페리얼대의 연구자들은 AI 시스템을 기반으로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인 '바리시티닙'이 코로나19 치료제로 쓰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처럼 AI가 전염병 예측과 진단, 치료 등에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되려면 지금보다 더 많은 양질의 데이터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 AI 특성상 데이터가 많으면 많을수록,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일수록 보다 정확한 진단과 예측, 치료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이유에서다.
김미영 교수는 "AI는 코로나19와 같은 전파속도가 빠르고, 피해가 큰 전염병에 효율적으로 대응하는 데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다"며 "다만, AI에 활용할 필수적인 양질의 의료 데이터는 인권과 윤리문제 등에 걸려 확보가 쉽지 않고, 반대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노이즈와 편향성이 있는 데이터가 너무 많다는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