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회장 컨소시엄 허용요청 불구
산은 "불가"… 중국업체와 매각계약
산은 "불가"… 중국업체와 매각계약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금호타이어를 우선협상대상자인 중국 타이어업체인 더블스타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그룹 재건의 마지막 퍼즐을 맞추려던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사진)의 계획이 큰 벽에 부딪혔다.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박 회장 측은 채권단에 외부 기업의 자금을 허용해 줄 것을 공개적으로 요구하는 '배수진'을 쳤지만, 채권단은 박 회장 측의 자금 조달 능력에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어 금호타이어가 중국 업체에 넘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13일 서울 새문안로 본사에서 언론설명회를 열고 박삼구 회장 측이 전략적투자자(SI)를 포함한 컨소시엄을 구성해 우선매수권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해주지 않을 경우 금호타이어 인수를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중국 타이어 업체 더블스타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기 전 주주협의회에서 이 안건을 논의해 공식적인 답변을 달라고 요구했다.
윤병철 금호아시아나그룹 재무담당 상무는 "재무적투자자(FI)로만 100% 인수하면 그룹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컨소시엄을 구성해 전략적 투자자(SI)를 확보할 수 없다면 우선매수청구권 행사를 포기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컨소시엄 구성만 허용하면 현재 협상 진행 중인 다수의 SI와 함께 무리 없이 인수를 마무리 지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금호타이어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개인 자격으로 보유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주주협의회(채권단)는 박 회장 개인이 세운 특수목적법인(SPC)으로 FI로부터 빌려오는 돈은 개인 자금으로 인정하지만, 제3의 기업과 컨소시엄을 이뤄 인수에 나서는 방식은 불가능하다는 뜻을 밝혀왔다.우선매수권 약정서에는 '우선매수권자의 우선매수 권리는 주주협의회의 사전 서면승인이 없는 한 제3 자에게 양도할 수 없다'고 적혀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우선매수권 일부를 양도해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방식으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허용해달라고 산업은행에 지속해서 요청했지만 어떤 공식적인 답변도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채권단 측은 더블스타와 이날 보유 지분 42.01%를 955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박 회장 측이 자금조달계획을 제시하지 않는 한 계약을 파기할 순 없다는 입장이다. 순서상 박 회장 측이 인수할 수 있는지를 먼저 확인한 뒤 우선매수청구권을 양도할 수 있는지를 논의하는 게 옳다는 설명이다.
한편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컨소시엄이 허용되지 않으면 매각 약정과 관련한 법적 소송도 준비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박정일기자 comja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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