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치엘비
■ 자동차 튜닝
에이치엘비(대표 박정민)은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은 해양복합소재개발 기업이다. 자회사 라온하제는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반잠수정을 만드는 회사다. 요트를 생산하는 자회사를 포함해 에이치엘비는 조선, 해양플랜트, 해양레저 전문기업으로 성장해왔다. 여기에 인공 간과 표적항암제를 개발하는 등 바이오 제약분야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그러던 기업이 자동차 헤드업디스플레이(HUD)를 개발해 내놓자 시장이 깜짝 놀랐다. 기존 사업자들이 관심을 두지 않던 애프터 마켓 HUD에 초점을 맞춰 HUD가 고급 승용차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을 깬 것이 주효했다. 작동 방식도 HUD 전용 윈드실드가 필요 없는 허상(虛像) 거리 구현방식을 채택해 구조를 간편화함으로써 가격을 대폭 낮췄다.
자동차산업과 동떨어져 있던 에이치엘비가 HUD를 개발하게 된 데는 갑작스러운 결정이나 기술 도입에 의한 것이 아니었다. 지난 30년 동안 에이치엘비가 해양 플랜트 사업과 바이오 사업을 영위하면서 축적된 기술이 작용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에이치엘비는 해양 플랜트 사업과 인간 생체에 대한 연구를 하면서 시선 확보와 기계적 작동원리에 대한 남다른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었다.
에이치엘비는 사내에 HUD 개발팀을 두고 저렴하면서도 설치가 간편한 애프터 마켓용 HUD 개발에 뛰어들었다. 1년여 만에 제품 개발을 완료하고 지난 7월 서울오토살롱에서 발표했다. 에이치엘비가 새로운 HUD(헤드업 디스플레이) '아프로뷰 S2'(AproVIEW S2)를 공개하자마자 소비자들은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아프로뷰 홈페이지 서버가 3시간 동안 다운되기도 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사전 예약 판매상품의 경우 하루 만에 조기 종료돼 온라인에서 구입하려면 최소 5일 이상 기다려야 했다.
고급 승용차에만 적용되는 순정 HUD 방식과 동일한 허상거리 구현방식을 채용한 것이 폭발적 반응의 요인으로 분석된다. 애프터 마켓 시장에서는 유일한 고급형 HUD 제품이기 때문이다. 국내 스마트폰 보급율이 80%를 넘어서면서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이용자 증가에 따른 것도 요인으로 분석된다. OBD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하는 것도 한몫 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에쿠스, K9, 제네시스, 아슬란 등 고급형 승용차나 외제차에만 적용되는 HUD 제품이 최근 2016년형 쉐보레 스파크에도 옵션으로 적용되기 시작한 것은 일반 소비자들에게 내비게이션과 블랙박스가 아닌 새로운 차별화 전략 옵션으로 먹혀들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아프로뷰 S2'는 스마트폰용 내비게이션 앱 'T맵', '맵피'(MAPPY)와 연동해 1차, 2차로 나뉘는 세세한 정보 표시를 전방에 보여줌으로써 고속도로 사망사고 1위인 전방주시 태만으로부터 미연에 사고를 방지해준다.
또한 스마트폰과 블루투스로 연동함으로써 전화·문자·메신저 등의 수신 상태를 전면 HUD화면을 통해 바로 확인할 수 있는 것 또한 장점이다. 여기에 차량의 OBD 모듈과 아프로뷰 S2를 블루투스로 연결하면 차량의 속도와 온도, 주유 상태 등 자세한 차량 상태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에이치엘비는 내년에 중국 신차에 아프로뷰의 탑재를 예정하고 있다. 최근 중국 화천자동차 그룹의 화서기차와 신차에 적용 가능한 모델의 공동 개발과 관련된 계약을 체결했다. 화천자동차그룹이 개발 중인 MS3를 비롯한 신차에 에이치엘비와 공동으로 HUD를 개발해 탑재한다는 내용이다. 탑재될 자동차는 3년간 MS3 등 자동차 12만대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규화 선임기자 dav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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