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개막한 인천 아시안게임이 중반으로 접어들었지만, 방송광고시장에는 ‘아시안게임 특수’가 없을 전망이다.
26일 방송업계에 따르면, 국내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지난 6월 브라질 월드컵에 이어 아시안게임 역시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당시 총 방송광고 재원 327억원 가운데 183억원을 판매하며 역대 최고를 기록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한국방송광고공사(코바코) 관계자는 “구체적인 수치를 밝힐 수는 없지만 국내 경기 침체와 광고 판매 재원 부족 등으로 아시안게임 광고 판매 실적이 그다지 좋지 않다”며 “아시안게임은 월드컵만큼의 빅 이벤트가 아닌데다 방송3사가 돌아가며 중계를 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기대 이하 실적”라고 말했다.
지상파 방송사 한 관계자 역시 “단순히 아시안게임뿐만 아니라 민간 경기가 좋지 않으면서 광고시장 전체가 얼어붙었다”며 “심지어 아시안게임 개막식 때 제대로 된 광고는 2개 붙는데 그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코바코는 3분기 국내 총 광고비로 2조3626억원을 제시하며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지상파TV 광고비는 41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시청률 역시 국내 개최 경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다. 인천 아시안게임 개막식 시청률은 24.8%로 광저우 아시안게임 16.5%에 비해 늘었으나, 현재까지 한국경기 최고 시청률은 광저우 아시안게임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인천 아시안게임 시작 후 지난 25일까지 동시중계 합산 1위는 지난 23일 박태환이 동메달을 획득한 남자 수영 자유형 400m 결승전으로 26.4%를 기록했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당시에는 박태환이 출전한 1500m 자유형 결승전 시청률이 34.8%까지 치솟았었다.
아시안게임은 2개 방송사 동시중계, 월드컵은 3개 방송사 동시중계라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브라질월드컵의 방송3사 시청률 합계는 지난 6월 18일 한국과 러시아전 52.5%, 6월 27일 한국과 벨기에전 33.6%, 6월 23일 한국과 알제리전 28.3%를 기록키도 했다. 아직 인천 아시안게임이 중반인데다 축구, 야구 등 인기 구기종목 경기가 남아있지만 흥행여부를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다만 지상파 방송사는 아시안게임의 경우 중계권료 자체가 월드컵만큼 비싸지 않기 때문에 큰 적자가 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천 아시안게임의 중계권료는 1100만달러(한화 약 115억원)로 KBS, MBC, SBS가 4:3:3으로 나눠 부담한다. 브라질월드컵의 중계권료는 7500만달러(한화 약 800억원) 수준이었다. 정윤희기자 yuni@dt.co.kr
지난 25일까지 방송3사 인천 아시안게임 동시 중계방송 시청률 상위 3위 <닐슨코리아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