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말기 가격경쟁ㆍ이통 마케팅비 축소 유도 논리
"시장경제 위반ㆍIT 선순환 구조 무시 법" 지적도
"시장경제 위반ㆍIT 선순환 구조 무시 법" 지적도
■ `단말기 보조금 금지법` 부활을 진단한다
(상) 단말기 보조금 금지 추진 배경
지난 9월, 100만원대에 달하는 갤럭시S3가 17만원에 판매되면서 단말기 보조금 제도를 손질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급기야 전병헌 민주통합당 의원과 이재영 새누리당 의원이 단말기 보조금을 금지하는 법안을 각각 발의했고, 규제 당국인 방송통신위원회도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해 보조금 제도 개선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그러나 보조금 금지법 부활에 대해서는 각계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향후 입법 과정에서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3회에 걸쳐 단말기 보조금 금지법 부활에 대해 진단해본다.<편집자주>
현행 법상에는 단말기 보조금을 직접적으로 규제하는 조항이 없다. 단말기 보조금을 금지하는 법은 지난 2003년 4월부터 2008년 3월까지 5년간 지속되다 폐지됐다. 그 이후 단말기 보조금의 문제점이 제기되자 방통위는 2010년부터 전기통신사업법상 이용자 차별 금지 조항을 근거로 단말기 보조금을 규제하고 있다. 방통위는 보조금 규모가 단말기당 27만원을 초과한 경우를 `이용자 차별'로 보고 있다.
그러나 방통위의 이같은 규제 방식은 매우 임의적일 뿐만 아니라 실효성에도 문제가 제기돼왔다. 방통위는 2010년 이후 두 차례에 걸쳐 불법 단말기 보조금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했으나 올해 또다시 불법 보조금이 등장한 것이다. 이미 지난번 과징금 부과시 "다시 한번 불법 보조금이 적발되면 영업정지를 부과하겠다"는 엄포를 내렸음에도 먹혀들지 않았던 것이다.
방통위는 9월부터 현재까지 불법 보조금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조사는 현재 마무리중으로, 예고했던 대로 이통 3사에 대한 영업정지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실태 조사중에도 이동통신 3사는 편법으로 불법 보조금을 지급한 것이 드러나고 있으며 최근 아이폰5 출시와 함께 시장이 다시 과열조짐을 보이고 있다. 방통위의 보조금 규제 방식에 근본적인 회의론이 제기되고 있는 이유다.
◇시대 상황 따라 규제 근거 바뀌어=최근 정부와 국회에서 단말기 보조금 금지를 입법화하려는 배경은 과거와는 약간 차이를 보이고 있다. 2003년 단말기 보조금 금지법이 처음 제정될 당시에는 통신사간 무분별한 경쟁으로 인한 경영상황 악화, 잦은 단말기 교체로 인한 무역수지 악화, 중고 단말기의 양산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다.
이 법은 당초 3년간 시행되다 2006년 일몰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당시 정통부는 보조금을 허용할 경우 설비 투자 위축, 요금인하 여력 축소, 이용자 차별을 들어 규제를 2년간 더 연장했다. 당시 이통사들은 시장 경제 논리에 반하고 이용자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보조금 규제 연장에 대해 반대했었다.
과거와 달리 최근 국회와 정부가 다시 보조금 금지를 추진하는 데는 가계 통신비 부담 완화가 가장 큰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몇차례 이동전화 요금 인하에도 불구하고 최근 몇 년간 가계 통신비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 이유중 하나로 거론되는 것이 비싼 단말기 가격이다. 스마트폰 보급 이후 단말기 가격은 100만원을 호가하고 있으며 이는 바로 가계 통신비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보조금을 규제하면 휴대폰 제조사간 가격 경쟁을 유발해 스마트폰 가격이 낮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무분별한 휴대폰 교체를 막아 통신 과소비를 막을 수도 있다는 시각이다.
연간 6조원에 달하는 마케팅 비용을 줄여 통신비 인하를 유도할 수 있다는 것도 보조금 금지법 부활의 주요 논리로 사용되고 있다. 요금 인하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거세질 때마다 이통사들은 투자 재원 부족을 얘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방통위는 경쟁을 통한 요금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MVNO(이동전화 재판매) 및 단말기자급제를 적극 추진해왔다. 하지만 100만원짜리 단말기에 70∼80만원의 보조금이 지급되는 상황에서 이같은 제도는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 경쟁을 통한 가계 통신비 인하를 촉진시키기 위해서라도 보조금을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적발시 형사처벌 까지 가능=국회에는 단말기 보조금 금지와 관련해 2건의 법안이 발의돼 있다. 전병헌 의원은 이동통신사, 대리점, 판매자 등 휴대폰 구매시 보조금 지급을 휴대폰 출고가의 30% 이내에서 지급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이재영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구체적인 보조금 제한 규모는 방통위가 정하도록 했다. 대신 이를 어길경우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조항을 신설한 점이 특징이다. 방통위는 통신정책국, 이용자보호국내 관련 과를 중심으로 보조금 제도 개선을 위한 TF를 구성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현재 각계 전문가 의견을 듣고 현황과 문제점을 파악하는 수준"이라며 "내년 상반기에야 결과물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희종기자 mindle@
(상) 단말기 보조금 금지 추진 배경
지난 9월, 100만원대에 달하는 갤럭시S3가 17만원에 판매되면서 단말기 보조금 제도를 손질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급기야 전병헌 민주통합당 의원과 이재영 새누리당 의원이 단말기 보조금을 금지하는 법안을 각각 발의했고, 규제 당국인 방송통신위원회도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해 보조금 제도 개선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그러나 보조금 금지법 부활에 대해서는 각계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향후 입법 과정에서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3회에 걸쳐 단말기 보조금 금지법 부활에 대해 진단해본다.<편집자주>
현행 법상에는 단말기 보조금을 직접적으로 규제하는 조항이 없다. 단말기 보조금을 금지하는 법은 지난 2003년 4월부터 2008년 3월까지 5년간 지속되다 폐지됐다. 그 이후 단말기 보조금의 문제점이 제기되자 방통위는 2010년부터 전기통신사업법상 이용자 차별 금지 조항을 근거로 단말기 보조금을 규제하고 있다. 방통위는 보조금 규모가 단말기당 27만원을 초과한 경우를 `이용자 차별'로 보고 있다.
그러나 방통위의 이같은 규제 방식은 매우 임의적일 뿐만 아니라 실효성에도 문제가 제기돼왔다. 방통위는 2010년 이후 두 차례에 걸쳐 불법 단말기 보조금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했으나 올해 또다시 불법 보조금이 등장한 것이다. 이미 지난번 과징금 부과시 "다시 한번 불법 보조금이 적발되면 영업정지를 부과하겠다"는 엄포를 내렸음에도 먹혀들지 않았던 것이다.
방통위는 9월부터 현재까지 불법 보조금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조사는 현재 마무리중으로, 예고했던 대로 이통 3사에 대한 영업정지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실태 조사중에도 이동통신 3사는 편법으로 불법 보조금을 지급한 것이 드러나고 있으며 최근 아이폰5 출시와 함께 시장이 다시 과열조짐을 보이고 있다. 방통위의 보조금 규제 방식에 근본적인 회의론이 제기되고 있는 이유다.
◇시대 상황 따라 규제 근거 바뀌어=최근 정부와 국회에서 단말기 보조금 금지를 입법화하려는 배경은 과거와는 약간 차이를 보이고 있다. 2003년 단말기 보조금 금지법이 처음 제정될 당시에는 통신사간 무분별한 경쟁으로 인한 경영상황 악화, 잦은 단말기 교체로 인한 무역수지 악화, 중고 단말기의 양산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다.
이 법은 당초 3년간 시행되다 2006년 일몰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당시 정통부는 보조금을 허용할 경우 설비 투자 위축, 요금인하 여력 축소, 이용자 차별을 들어 규제를 2년간 더 연장했다. 당시 이통사들은 시장 경제 논리에 반하고 이용자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보조금 규제 연장에 대해 반대했었다.
과거와 달리 최근 국회와 정부가 다시 보조금 금지를 추진하는 데는 가계 통신비 부담 완화가 가장 큰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몇차례 이동전화 요금 인하에도 불구하고 최근 몇 년간 가계 통신비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 이유중 하나로 거론되는 것이 비싼 단말기 가격이다. 스마트폰 보급 이후 단말기 가격은 100만원을 호가하고 있으며 이는 바로 가계 통신비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보조금을 규제하면 휴대폰 제조사간 가격 경쟁을 유발해 스마트폰 가격이 낮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무분별한 휴대폰 교체를 막아 통신 과소비를 막을 수도 있다는 시각이다.
연간 6조원에 달하는 마케팅 비용을 줄여 통신비 인하를 유도할 수 있다는 것도 보조금 금지법 부활의 주요 논리로 사용되고 있다. 요금 인하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거세질 때마다 이통사들은 투자 재원 부족을 얘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방통위는 경쟁을 통한 요금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MVNO(이동전화 재판매) 및 단말기자급제를 적극 추진해왔다. 하지만 100만원짜리 단말기에 70∼80만원의 보조금이 지급되는 상황에서 이같은 제도는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 경쟁을 통한 가계 통신비 인하를 촉진시키기 위해서라도 보조금을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적발시 형사처벌 까지 가능=국회에는 단말기 보조금 금지와 관련해 2건의 법안이 발의돼 있다. 전병헌 의원은 이동통신사, 대리점, 판매자 등 휴대폰 구매시 보조금 지급을 휴대폰 출고가의 30% 이내에서 지급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이재영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구체적인 보조금 제한 규모는 방통위가 정하도록 했다. 대신 이를 어길경우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조항을 신설한 점이 특징이다. 방통위는 통신정책국, 이용자보호국내 관련 과를 중심으로 보조금 제도 개선을 위한 TF를 구성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현재 각계 전문가 의견을 듣고 현황과 문제점을 파악하는 수준"이라며 "내년 상반기에야 결과물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희종기자 mind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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