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 순천향대 신경외과 교수
최근에는 내시경을 할 때 고통스러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수면마취를 한 후 내시경을 한다. 하지만 내시경이 목안으로 들어와 식도와 위를 통과할 때의 고통은 느끼고 있다. 단지 수면마취를 하면 시술이 끝난 후에도 통증을 기억하지 못하게 될 뿐이다. 전신마취 또한 그렇다. 단순 국소 마취제만 가지고는 말초신경에서 피부를 절개할 때의 통증은 느낀다. 눈을 뜨고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피부를 절개하는 공포를 견뎌낼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전신마취를 할 때 근육이완제와 진통제를 함께 사용하여 통증을 둔화시키고 이에 대한 신체의 반응을 못하게 만든다. 수술 시 통증은 느낄 수 있어도 마취가 깨면 전혀 기억을 못하게 된다.
문제는 고통스러움을 기억하느냐 아니면 기억하지 못하느냐의 차이이다. 수술과 같은 고통스런 일을 꼭 해야 할 때 정신력으로 참을 수도 있지만, 그 고통이 평생 기억 속에 남아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것을 보고, 듣고, 배우며 살게 된다. 하지만 실제로 우리가 기억하는 것은 극히 일부이다. 예를 들어 길을 가면서 수많을 것을 보게 되지만 모든 것을 기억하진 못한다. 책을 한 권 읽어도 대충의 줄거리와 특정한 대목을 기억할 뿐이다. 우리 뇌가 기억의 저장 장소인 해마(hippocampus)로 어떠한 것을 저장시키기 위해서 우리의 지각을 이용한다. 우리의 오감을 통해 들어온 정보는 뇌가 느끼는 데로 저장되게 된다. 그러나 다른 방법을 통해서도 저장이 될 수 있다. 바로 꿈을 통해서 이다. 꿈은 사실 머리 속의 뇌세포가 만들어낸 허구적 사실이지만 그 역시 뇌 속에 저장 될 수 있다. 그러면 사람의 뇌 속에 존재하고 있는 기억은 과연 진짜일까? 라는 의문이 들게 된다. 철학자 데카르트는 그의 회의주의를 통해 우리가 경험하는 것은 우리의 지각일 뿐, 외부 사물 그 자체가 아니라고 했다. 즉 우리가 기억하는 것은 절대적 진실은 아닐 것이다. 수면마취제 같은 약으로 기억을 못할 수 있듯이 뇌세포 차원에서 드물게는 자기에게 불리한 좋지 못한 기억도 지워버릴 수 있다. 따라서 기억은 우리의 예전 지각에 대하여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주는 것으로 신뢰될 수 없다.
정신과적 질환 중에 전환장애라는 것이 있다. 이 것은 스트레스에 의해 실제로 눈이 보이지 않거나, 팔ㆍ다리의 마비가 생기는 데 꽤병이 아닌 실제로 심리적인 고통이 신체적인 증상으로 전환된다고 해서 전환장애라 하였고, 갈등이나 고통스러운 생각이 받아들여 질 수 있어서 환자의 의식수준에 까지 도달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경우 스트레스가 되는 것을 치료하게 되면 증상은 좋아지게 된다.
성장기 동안이나 생활에서의 고통스러운 나쁜 기억들은 정신적, 육체적인 고통을 발생시킨다. 이러한 나쁜 기억들을 지울 수 있는 약을 개발했다고 존스홉킨스 대학의 연구팀에서 얼마 전 발표되었다. 사람들이 안 좋은 기억을 떠올릴 때마다 뇌의 특정 부분에서 독특한 수용체 단백질이 생성되는데 이 단백질은 불안정하기 때문에 약물로 완벽하게 제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폭력적인 아버지 아래서 자란 아이는 불안장애와 불면증에 시달렸는데, 아버지와 관련된 기억들을 지운 후에 증상이 사라졌고, 사랑하는 배우자를 교통사고로 잃은 후 슬픔과 비통함에 빠져 있다가 교통사고의 끔직한 기억을 지우고 나서 편안하게 지내 수 있었다고 한다. 이러한 치료는 특히 전쟁 참전 후 심각한 스트레스 증후군의 치료에 매우 효과적이라고 한다.
과거의 기억이 고통스러운 나쁜 기억이 되는지 여부는 한 개인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 즉, 기억은 매우 주관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다.
사람은 나이가 들면 추억으로 산다고 한다. 좋은 기억이 많으면 행복한 삶일 것이고, 나쁜 기억이 많으면 불행한 삶을 산 사람일 것이다. 모든 것을 좋게 바라보는 `긍정의 힘'이야 말로 궁극적으로 우리의 기억을 좋게 만들고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만드는 근원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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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고통스러움을 기억하느냐 아니면 기억하지 못하느냐의 차이이다. 수술과 같은 고통스런 일을 꼭 해야 할 때 정신력으로 참을 수도 있지만, 그 고통이 평생 기억 속에 남아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것을 보고, 듣고, 배우며 살게 된다. 하지만 실제로 우리가 기억하는 것은 극히 일부이다. 예를 들어 길을 가면서 수많을 것을 보게 되지만 모든 것을 기억하진 못한다. 책을 한 권 읽어도 대충의 줄거리와 특정한 대목을 기억할 뿐이다. 우리 뇌가 기억의 저장 장소인 해마(hippocampus)로 어떠한 것을 저장시키기 위해서 우리의 지각을 이용한다. 우리의 오감을 통해 들어온 정보는 뇌가 느끼는 데로 저장되게 된다. 그러나 다른 방법을 통해서도 저장이 될 수 있다. 바로 꿈을 통해서 이다. 꿈은 사실 머리 속의 뇌세포가 만들어낸 허구적 사실이지만 그 역시 뇌 속에 저장 될 수 있다. 그러면 사람의 뇌 속에 존재하고 있는 기억은 과연 진짜일까? 라는 의문이 들게 된다. 철학자 데카르트는 그의 회의주의를 통해 우리가 경험하는 것은 우리의 지각일 뿐, 외부 사물 그 자체가 아니라고 했다. 즉 우리가 기억하는 것은 절대적 진실은 아닐 것이다. 수면마취제 같은 약으로 기억을 못할 수 있듯이 뇌세포 차원에서 드물게는 자기에게 불리한 좋지 못한 기억도 지워버릴 수 있다. 따라서 기억은 우리의 예전 지각에 대하여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주는 것으로 신뢰될 수 없다.
정신과적 질환 중에 전환장애라는 것이 있다. 이 것은 스트레스에 의해 실제로 눈이 보이지 않거나, 팔ㆍ다리의 마비가 생기는 데 꽤병이 아닌 실제로 심리적인 고통이 신체적인 증상으로 전환된다고 해서 전환장애라 하였고, 갈등이나 고통스러운 생각이 받아들여 질 수 있어서 환자의 의식수준에 까지 도달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경우 스트레스가 되는 것을 치료하게 되면 증상은 좋아지게 된다.
성장기 동안이나 생활에서의 고통스러운 나쁜 기억들은 정신적, 육체적인 고통을 발생시킨다. 이러한 나쁜 기억들을 지울 수 있는 약을 개발했다고 존스홉킨스 대학의 연구팀에서 얼마 전 발표되었다. 사람들이 안 좋은 기억을 떠올릴 때마다 뇌의 특정 부분에서 독특한 수용체 단백질이 생성되는데 이 단백질은 불안정하기 때문에 약물로 완벽하게 제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폭력적인 아버지 아래서 자란 아이는 불안장애와 불면증에 시달렸는데, 아버지와 관련된 기억들을 지운 후에 증상이 사라졌고, 사랑하는 배우자를 교통사고로 잃은 후 슬픔과 비통함에 빠져 있다가 교통사고의 끔직한 기억을 지우고 나서 편안하게 지내 수 있었다고 한다. 이러한 치료는 특히 전쟁 참전 후 심각한 스트레스 증후군의 치료에 매우 효과적이라고 한다.
과거의 기억이 고통스러운 나쁜 기억이 되는지 여부는 한 개인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 즉, 기억은 매우 주관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다.
사람은 나이가 들면 추억으로 산다고 한다. 좋은 기억이 많으면 행복한 삶일 것이고, 나쁜 기억이 많으면 불행한 삶을 산 사람일 것이다. 모든 것을 좋게 바라보는 `긍정의 힘'이야 말로 궁극적으로 우리의 기억을 좋게 만들고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만드는 근원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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