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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대만 `폭스콘 전기차`를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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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대림대 미래자동차부 교수·한국전기자동차협회장
[기고] 대만 `폭스콘 전기차`를 주목하라
필자는 최근 대만 이모빌리티 전시회에 한국전기차협회장 자격으로 초청받아 개막식과 전시회를 참가했다. 대만은 상대적으로 마이너 시장이지만 관련 분야의 모든 것을 총망라하는 전시회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컸다고 하겠다.

대만은 우리의 과반 정도의 시장이지만, TSMC 등 파운드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애플 아이폰을 위탁 생산하는 폭스콘 등 전기전자 시스템의 기술적 노하우가 있다. 또 선진 시장으로의 의미를 부여하면 중국의 냄새가 있지만 응집된 선진 시장의 흐름을 파악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큰 인상을 받는 제품군은 폭스콘의 전기차였다. 우선 현재 판매하고 있는 '모델C'라는 전기차는 중형급 SUV로, 외부 디자인은 물론 실내의 각종 디스플레이 등도 완성도가 높았다. 여기에 올해 12월부터 판매 예정인 '모델B'도 전시됐는데, 소형 크로스오버(CUV) 형태의 다른 전기차였다. 역시 완성도가 높아 품질과 디자인 등은 물론 세부적인 마무리 등도 수준급이었다.

그 옆에는 다용도 전기 픽업트럭이 전시됐는데, 당장 판매해도 인기를 끌만한 요소가 가득해 인상적이었다. 이들 3대의 모델은 각기 다른 제품군으로, 단순 시험적인 모델은 아니라는 점을 의미한다.

차량 옆에는 배터리의 내재화를 위한 다양한 배터리 샘플이 자리잡고 있었다. 차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와 리튬메탈 배터리 등 3가지의 미래 배터리 내재화를 서두르고 있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전기이륜차는 물론이고 충전기도 자체적으로 구성하는 등 전기차를 기반으로 하는 모든 과정을 자체적으로 구성한다는 점이 크게 다가왔다.

폭스콘이 지향하는 미래 전기차의 특징은 기본 전기차 플랫폼을 중심으로 덮개를 씌우고 알고리즘을 바꾸면 '천의 얼굴'을 가진 전기차가 탄생한다는 이른바 '전기차 파운드리'를 지향하고 있다는 점이다.

필자는 이전부터 오픈 플랫폼을 중심으로 다양한 전기차를 주문 생산하는 '미래 모빌리티 파운드리'를 강조해 왔다. 애플이나 구글 등에서 원하는 전기차를 주문하고, 여기에 자사의 특화된 알고리즘을 입히면 새로운 전기차가 탄생해 차별화되는 모델을 선보이는 것이다.

이러한 모델은 최근의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포함한 자율주행 알고리즘이 포함되는 미래형 모빌리티다. 필자가 생각하는 미래 모빌리티 흐름을 확실하게 설계하고 있는 기업이 바로 대만의 폭스콘이라 하겠다.

이번 방문에서 여러 미팅을 가진 그룹 중 하나가 바로 MIH(모빌리티 인 하모니)라는 컨소시엄이었다. 이 단체는 전기차 오픈 플랫폼을 지향하는 단체로 폭스콘을 필두로 대만 약 800개의 기업이 모여 역할을 분담하고 시너지를 내는 단체다. 여기에는 중국 CATL이나 LG에너지솔루션도 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정부가 적극 후원해 미래 모빌리티를 주도하겠다는 대만판 산학연관 그룹이라 할 수 있다.

그 효과가 나타나면서 앞서 언급한 완성도 높은 전기차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등장하고 있다. 예를 들면 전기차 외부 디자인과 섀시는 가입된 전문 기업에서 진행하고, 전기전자 분야도 나눠져 있다. 각종 시험과 테스트를 비롯한 전체적인 조율은 폭스콘이 하는 구조로, 앞으로 주목해야 하는 사업 모델이다.

얼마 전 애플이 애플카 제작을 포기한다는 뉴스가 글로벌 시장의 화두가 됐다. 애플은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포함하는 애플카를 지향했으나 당장 생성형 AI 폰의 생산이 급한 상황에서 2000여명의 연구원을 AI 분야로 배치한다는 것이다. 물론 지난 10년간 연구한 애플카를 포기하기 보다는 기술 성숙도를 보면서 다시 진입하는 연기 개념으로 보는 시각이 크다.

이미 애플의 아이폰을 위탁 생산하는 폭스콘 입장에서는 향후 전기차 파운드리 개념이 강조될 수 있는 상황에서 남에게 생산하게 할 필요가 없다. 즉 글로벌 세상을 크게 뒤바꾸는 애플카는 물론이고 폭스콘이 직접 전기차의 모든 것을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자는 논리가 작용했다고 하겠다. 미래에는 우리의 강력한 경쟁자가 중국이나 테슬라뿐 아니라 폭스콘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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