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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금투세에서 `시장`은 사라졌다 [신하연의 여의도돋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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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주>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고 했나요. 어렵고 딱딱한 증시·시황 얘기는 잠시 접어두고 '그래서 왜?'하고 궁금했던 부분에 돋보기를 들이대고 하나씩 설명해드리겠습니다. 경제적인 효용으로 평가 받아야 할 경제 정책이 정치적 이슈로 비화하는 상황이 자꾸 늘어나고 있습니다.

지난 22일 대통령실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시사한 공매도 재개에 대해 "개인적인 희망"이라고 일축하면서 당국과 엇박자를 냈습니다.

앞서 지난 16일(현지시간) 밸류업 프로그램 홍보 차 미국 뉴욕에 방문한 이복현 원장은 '인베스트 K-파이낸스' 투자설명회(IR)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6월 중 공매도 일부라도 재개하면 좋겠지만 기술적인 문제가 미비하다면 시장이 예측 가능한 재개시점을 밝히겠다"고 언급했는데요, 불과 며칠 만에 대통령실이 선을 긋고 나선 겁니다.

정부는 앞서 지난해 11월 6일부터 국내 증시의 공매도를 전면 금지한 상태입니다. 당시 '6월 말까지'로 기한을 정해뒀던 만큼, 공매도 재개 여부나 시기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고조되던 상황에서 혼선이 빚어진 셈입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공매도 금지 직후 하루 이틀 반짝 상승세를 보인 것을 제외하면 사실상 공매도 금지는 중장기적으로 국내 증시에 도움이 되지 않는 정책"이라며 "실제로 외국인 투자자들은 공매도 금지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보여왔고, 이복현 원장도 뉴욕에서 해외투자자들을 만나며 이를 체감했기 때문에 재개 가능성을 언급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해 공매도 금지 직후, 하루 이틀 반짝 상승세를 보인 것을 제외하면 사실상 공매도 금지가 시장에 미친 긍정적인 영향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지난해 5월 자본시장연구원에서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 당시 공매도 전면금지일(2020년 3월16일) 전후 각각 120거래일을 실증 분석한 결과 가격 효율성과 거래회전율이 저하되고 주가변동성이 오히려 확대됐습니다.

하지만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역대 최저인 20%대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대통령실이 공매도를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는 1400만 개인 투자자들의 시선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는 게 시장의 공통된 분석입니다.

경제 정책이 정치적 논리로 해석되는 사례는 이 뿐만이 아닙니다.

대표적으로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를 꼽을 수 있습니다. 문재인 전 정부 당시 금투세는 여야 합의를 통해 도입됐습니다. 하지만 현 정부 들어서면서부터 대부분의 정책을 전 정부와 반대되는 기조로 가져가면서, 금투세 폐지를 부추기는 목소리도 커졌습니다.


역시 금투세에 대한 제도적·경제적 논의보다는 '민주당 대 국민의힘'이라는 정치 프레임으로 변질된 상황입니다. 이번 총선에서 175석(범야 192석)로 '거야'가 된 민주당이 합의해주지 않고 있다는 프레임을 씌우고, 대통령까지 나서 제도의 부정적 측면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죠.
심지어 여당은 금투세 제도가 일반 시민들이 주식시장에서 부를 축적할 기회를 강제로 박탈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물론 금투세 폐지가 '부자감세'라는 야당의 주장에 개인 투자자들은 공감하지 못하는 분위깁니다. 없던 세금이 도입된다면 굳이 수익률이 낮은 국내 주식시장의 매력도가 낮아지고, 결국 큰손들의 대량 이탈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입니다.

학계나 연구계에서는 "개인투자자 눈치 보랴, 정부 눈치 보랴, 할 말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고 토로합니다.

한 경제연구기관의 관계자는 금투세에 대한 실명 인터뷰를 요청하자 "공매도나 금투세에 대해 아무리 경제적인 측면에서 접근해도 개인 투자자들은 납득하지 않고 오히려 분노의 화살만 쏘아댄다"며 "객관적인 의견을 표출하는 것이 개인적으로 부담스럽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이번 정부 들어 이미 여러 번 학습된 경험"이라고도 덧붙였습니다.

금투세 도입시 국내 증시에서 실제로 대규모 자금이 이탈할지, 이에 따라 증시가 붕괴하고 개인 투자자들에게 '부정적 낙수효과'가 나타날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부정적 효과 대비 긍정적 효용이 어느정도 작용할지도 모르고요. 하지만 이런 이야기를 들려줄 전문가들은 꽁꽁 숨고 있습니다.

공매도와 금투세 모두 진보와 보수 대립의 구도가 아닌 경제적 효용 자체만으로 평가받을 수 있게, 더 '열린' 환경이 마련되길 바랍니다. 적어도 정치권에서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씌우는 색안경은 벗고 봐야하지 않을까요.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공매도·금투세에서 `시장`은 사라졌다 [신하연의 여의도돋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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