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이 글로벌 반도체 중심지로 떠오르면서 삼성전자와 TSMC 간 경쟁에 관심이 쏠린다.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인 TSMC는 각국 정부 지원에 힘입어 생산거점을 확대하고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더욱 늘릴 방침이다.
27일 자유시보 등 대만 언론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아내 로리 황과 함께 대만 타이베이 쑹산 공항에 도착했다.
황 CEO는 다음 달 2일 현지에서 열리는 정보기술(IT) 박람회 '컴퓨텍스 2024'에 개막 전 기조 연설자로 참석할 예정이다. 컴퓨텍스는 대만대외무역발전협회(TAITRA)와 타이베이컴퓨터협회(TCA)가 주최하는 전시회다.
PC 시장과 대만의 제조 산업이 침체하면서 명성이 낮아졌으나 최근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이 불어닥치면서 글로벌 수장들이 총출동하는 자리로 탈바꿈했다. 다음 달 4일부터 7일까지 열리는 올해 컴퓨텍스에는 엔비디아를 비롯해 AMD, 퀄컴, 인텔, ARM, 미디어텍, 슈퍼마이크로 CEO들이 대거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I PC가 각광받으면서 글로벌 반도체·IT 기업들이 컴퓨텍스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만은 현재 반도체와 AI 육성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고 있다.
대만 라이칭더 신임 총통은 지난 20일 취임사에서 "지금의 대만은 반도체 선진 제조 기술을 장악해 AI 혁명의 중심에 서있다"면서 "반도체 칩을 만드는 '실리콘 섬'이라는 기초 위에서 온 힘을 다해 대만을 'AI 섬'으로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선거 공약으로는 '타오위안·신주·먀오리 대(大)실리콘밸리 계획'을 내걸었다.
대만이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국력을 집중하면서 TSMC와 삼성전자 간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트포인트리서치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분석'을 보면 TSMC는 올해 1분기 파운드리 산업 전체 매출의 62%를 차지하며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13%의 점유율로 2위를 유지했다. 다만 두 회사의 점유율 격차는 지난해 2분기와 3분기 46%포인트에서 4분기 47%포인트, 올해 1분기 49%포인트까지 더욱 벌어졌다. 시장에서는 AI 반도체 산업 전반에서 TSMC에 대한 기술적 의존도 높은 만큼 점유율 격차가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기에
TSMC는 갈수록 확대되는 AI 수요에 맞춰 반도체 생산능력도 키우는 등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대만 중국시보 등에 따르면 황위안궈 TSMC 수석 공장장은 지난 23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기술 심포지엄에서 고객사 수요 충족을 위해 올해 2곳의 해외 팹을 포함해 총 7개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