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AI 시대, 윤리학을 새롭게 리부팅하라](http://contents.dt.co.kr/images/202306/2023062602102369061002[1].jpg "[논설실의 서가] AI 시대, 윤리학을 새롭게 리부팅하라")
옥스퍼드대 철학과 교수이자 21세기 정보 철학을 선도하는 루치아노 플로리디는 이러한 시대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정보 철학 프로젝트'에 천착해 왔다. 그중 '정보 윤리학'은 플로리디의 이론과 실천을 매개하는 대들보 역할을 한다. 정보 윤리학은 모든 존재자를 '정보적 유기체'(인포그·Inforg)로,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를 '정보 환경'(인포스피어·Infosphere)으로 인식한다. 지구상에서 생물이 살아가고 있는 영역이 '바이오스피어'(Biosphere)라면, 이제 인간은 생물학적 차원을 넘어 '인포스피어'에 거주한다. 따라서 정보 윤리학은 기존 윤리학에서 배제되어 왔던 무생물이나 인공물까지 도덕의 영역에 포함함으로써 탈인간 중심의 윤리 패러다임을 만든다. 이는 인간 행위자 중심의 기존 윤리학으로 다룰 수 없었던 도덕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한다.
책은 플로리디의 정보 윤리학을 10가지 키워드로 요약·해설했다. 정보화 시대에 새로 등장한 윤리 문제를 포착할 수 있게 하는 '추상화 층위 방법론', 정보 환경에서 도덕 평가의 기준이 되는 '형이상학적 엔트로피' 등 정보 윤리학 전반을 체계적으로 다룬다.
플로리디는 오늘날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된 철학을 '리부팅'해야 하며, 그 작업의 중심에 정보 개념이 자리한다고 말한다. 이 책을 길잡이로 삼는다면 정보 혁명으로 불거진 철학적·윤리적 문제를 해소할 통찰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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