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고견을 듣는다] "라인 사태, 플랫폼 없으면 AI 주권도 없다는 점 극명하게 보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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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스마트폰이 '진화의 메커니즘'으로 작동… 삶과 비즈니스에 대변혁 초래
디지털 사회는 '구독'과 '좋아요'가 만드는 경제… 성공 위해선 팬덤 형성해야
美·中간 갈등의 본질은 'AI'… 데이터·플랫폼 장악한 국가가 결국 승리할 것
플랫폼·데이터주권 가진 대한민국도 희망… 발전막는 사회적 관성 제거 필요
[고견을 듣는다] "라인 사태, 플랫폼 없으면 AI 주권도 없다는 점 극명하게 보여줘"
최재붕 성균관대 부총장. 박동욱기자 fufus@

[]에게 고견을 듣는다

최재붕 성균관대 부총장(산학협력단장)


"현 시대는 인공지능(AI)과 스마트폰이라는 디지털 신대륙을 발견한 시기입니다. 인류 삶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사회의 전반적인 변화, 즉 문명 교체가 진행되고 있는 거죠. 'AI 사피엔스'와 '포노 사피엔스'라는 신(新)인류는 새로운 인류 문명의 표준이 될 것입니다."

16일 성균관대 수원 캠퍼스에서 만난 최재붕(59) 부총장(산학협력단장)의 말에는 거대한 흐름의 변화를 직시하는 혜안이 담겨있었다. 그는 "AI와 스마트폰이 새로운 진화의 메커니즘을 작동시켰다"며 "인간의 삶은 물론 비즈니스 생태계에도 큰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갈수록 첨예화되고 있는 미중 간 갈등의 본질은 AI 전쟁이라며 "데이터와 플랫폼을 장악한 국가가 결국 승리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 부총장은 최근 'AI 사피엔스'라는 책을 펴냈다. AI와 인류를 뜻하는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를 합성한 조어다. 현 인류의 특성이 AI에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AI 사피엔스'는 그가 지난 2019년 펴낸 '포노 사피엔스'의 후속판이다. 포노(PHONO)는 전화기(폰)라는 뜻이다. '포노 사피엔스'는 출판과 함께 베스트 셀러가 되면서 대중들이 스마트폰이 초래한 다양한 변화와 산업혁명의 양상을 돌아보게 만들었다.

그는 "향후 세계 패권은 플랫폼과 생성형 AI, 거대한 데이터를 누가 장악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자국의 플랫폼을 지키려는 노력은 아주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의미에서 "최근 일본 정부가 네이버 라인의 경영권에 간여하는 것도 경제안보 시대 플랫폼의 중요성을 알았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최 부총장은 "대한민국은 세계적으로도 AI 시대에 대비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데이터를 모두 갖춘 몇 안되는 나라"라며 "레거시(legacy·전통)에 집착하는 낡은 세계관에서 벗어나고, 국경없는 시대에 신세대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들로 도전할 수 있도록 만들면 미래가 밝다"고 역설했다. 이를 위해선 창의적이고 융합적인 인재를 길러내는 교육이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최 부총장은 '문명을 읽는 공학자'라는 별명이 뒤따른다. 성균관대 학부와 대학원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캐나다 워털루대학에서 기계공학 석·박사를 취득했다. 진화론 심리학 디자인 인문학 등과 접목한 강의를 통해 대중들과도 밀접하다. 2014년 이후 기업 정부기관 교육기관 등을 대상으로 2500회 이상 강연을 해오면서 당면한 혁신 방안을 제시해오고 있다. 저서로는 'AI 사피엔스' '포노 사피엔스'외에 '체인지 9' '최재붕의 메타버스' 등이 있다.

대담 = 강현철 논설실장



- 교수님은 '문명을 읽는 공학자'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포노 사피언스'에선 디지털 문명으로의 대전환이라는 문명 교체와 인류 삶의 근본적 변화를 역설해 우리 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최근 5년만에 'AI 사피언스'를 내놓아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는데 인류 문명 변화의 특징은 무엇이라고 할 수 있는지요.

"디지털 문명의 출발점을 인터넷이 나온 시점이라고 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보다 결정적이었던 게 사람들의 손안에 스마트폰을 들려준 사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아이폰이 나오면서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서비스나 활동이 생겨났죠. 스마트폰으로 인한 '진화의 메커니즘'이 작동한 것입니다. 진화의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적은 에너지를 써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예전엔 시장에서 쇼핑하고, 점포에 가 은행 업무를 보며, 궁금한 게 있으면 브리태니커 같은 백과사전을 뒤지고 그랬다면 지금은 스마트폰으로 그 즉시 욕구, 호기심을 해결할 수 있죠. 이런 경험이 축적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인류 문명의 표준이 스마트폰을 기반한 '포노 사피엔스' 문명으로 전환된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2007년에 아이폰이 나왔고 2010년에 갤럭시 안드로이드폰이 나오면서 대중화가 시작됐는데 벌써 14년이 됐죠."

- 디지털 문명으로의 대전환을 가속화시킨 계기는 무엇입니까.

"특히 큰 역할을 한 게 코로나입니다. 인류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 중 하나가 질병 특히 바이러스인데 감염을 피하기 위해 나이 드신 분들도 스마트폰으로 쇼핑하고 레스토랑에 가서 QR코드 찍고 했습니다. 학생들도 공부를 전부 디지털로 했죠. 이러면서 디지털 의존도가 급격하게 심화된 겁니다. . 스마트폰을 써 본 인류는 "야 이거 너무 좋은데" 그러면서 이제 되돌아갈 생각을 하지 않은 거죠. 코로나 19로 인해 진화의 과속이 일어났고, 그러면서 디지털 문명이 인류의 본격적인 표준 문명화된 것입니다."

- 스마트폰에 이어 AI가 디지털 문명의 핵심이 되고 있습니다.

"AI는 과거 알파고처럼 바둑만 두는 것도 아니고, 쉬리나 빅스비처럼 아주 제한된 답변만 하는 것도 아닙니다. 굉장한 전문 지식을 생산해 인간한테 제공하고 있죠. 챗GPT로 대표되는 생성형 AI 서비스가 인류 문명의 또한번 대전환점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번에 사피엔스의 두번째 시리즈 'AI 사피엔스'를 펴낸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 디지털 기술로 인한 변화를 인문학 등에 접목해 '사람의 본질'을 탐구하는 연구에 주력하고 계신데 포노 사피엔스와 AI 사피엔스의 특징은 무엇입니까.

"저는 스마트폰을 인공 장기라고 얘기합니다. 장기와 도구의 차이가 뭐냐면 장기는 뇌와 연결돼 있어 무의식 중에 우리가 활용하는 거죠. '뇌의 확장된 버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 도구는 뇌와 분리돼 필요할때 찾아 쓰는 겁니다. 사람들이 AI를 써보니 '훌륭한 조수 어시스턴트가 생겼다'고 체험하기 시작하고 있죠. 내 '어시'에게 궁금한 걸 찾아봐라고 하면 알아서 정리해주고, 이런 그림이 필요한데 이거 좀 그려봐라면 그려주고, 이런 미디어를 좀 만들어야겠는데 해봐 그러면 AI가 해줍니다. 또다른 전환의 시작이죠. 어려서부터 디지털로 교육을 받은 요즘 젊은이들은 디지털 기술 활용 능력이 굉장히 뛰어나요. 과거와 다른 신(新)인류로 단순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생태계의 거대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주역이 된 거죠."



- 디지털 문명 대전환 시기, 글로벌 비즈니스의 미래는 무엇이고 기업인이라면 어디에 경영 초점을 맞춰야 할까요?

"예를 들어 챗GPT가 나오자마자 미국 헐리우드작가협회가 파업을 했습니다. 옛날에는 메인 작가가 보조 작가한테 시키던 일들을 챗GPT한테 시켜 끝낸단 말이죠. 1인 크리에이터가 할 수 있는 역량이 폭발적으로 커진 거죠. AI로 인해 저작 번역 이미지 디자인 동영상 음악 등 한 개인이 할 수 있는 영역의 범위가 굉장히 확대됐습니다. 과거에는 수십명이 함께 컴퍼니(회사)를 만들었다면 이제 몇 명이 진정한 의미의 린(lean·가벼운) 스타트업을 시작해 성공하면 이익을 나누고, 실패해도 리스크가 적은 형태의 사업들이 많이 전개될 것입니다. 소위 레거시가 지배하던 사회는 방송국이 콘텐츠를 만들고, PD가 골라야 드라마도 만들 수 있고 배우도 되고 개그맨도 되고 하던 때였다면 지금은 유튜브에서 한 개인이 이 모든 게 가능합니다. 소비자들이 '구독'과 '좋아요'를 선택하는 서비스를 만들면 성공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습니다. 경영 포커스도 이런 방향에 초점을 맞춰야 하겠죠."

- 디지털 문명으로의 대전환 시기, 글로벌 AI 경쟁이 굉장히 치열합니다. 경쟁의 핵심은 뭐라고 보십니까? 알파벳 엔비디아 오픈 AI 등 쟁쟁한 기업들이 경쟁하고 있는데 어느 기업이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될지요.

"생성형 AI를 이끄는 양대 축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입니다. 대표적인 게 챗GPT와 반도체죠. 사실 반도체라기보다는 GPU(그래픽 프로세스 유니트)라고 하는 하나의 거대한 '계산 시스템'인데 지금은 엔비디아가 거의 독점하고 있죠. 말씀하신 대로 플랫폼의 빅테크는 다 합니다. 좀 뒤처졌다고 해서 주가가 폭락한 게 애플이었고요. 오픈 AI하고 협업하면서 코 파일럿이라는 서비스를 제공해 세계 1위가 된 게 마이크로소프트(MS)고요. 아마존은 아마존대로 스타트업들에 투자해 독자적 솔루션을 찾고 있고, 메타는 지금 '라마 3'까지 나왔죠. 구글은 기술력은 제일 강하다고 정평이 나 있고요. 서비스는 역시 오픈 AI다 이렇게 얘기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들 기업과 삼성전자 TSMC 마이크론 등 반도체업체들을 합쳐 계산해보니 시가총액이 무려 2경원이 넘어요. 어마어마한 자본이 투입됐으니 어마어마한 인재가 들어갈 거고, 기술 발전 속도가 엄청나겠죠. 생성형 AI는 한 업체가 독점하기는 어려울 거고, 오픈 소스가 나올 겁니다. 그 순간 전부 동일선상에서 같이 출발하는 거잖아요. 그러면 이를 어떻게 응용해 인간이 진짜 좋아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드느냐가 관건이라고 생각해요."

- 미중 간에도 AI 패권 경쟁이 가열되고 있습니다. 어느 나라가 더 경쟁우위를 갖고 있다고 보십니까?

"저는 미중 간의 패권 경쟁은 AI 패권 경쟁이라고 봅니다. 미국은 전 세계 플랫폼을 장악했죠. 데이터 주권을 갖고 있어요. 엄청나게 유리한 조건입니다. 전 세계 인터넷 데이터 중 영어로 된 게 90%가 넘습니다. 그 엄청난 데이터를 기반으로 AGI(일반인공지능)를 만든다고 하면 제일 똑똑한 건 영어를 바탕으로 학습한 AI가 되겠죠. 중국은 12억 인구지만 데이터가 전 세계의 3% 정도 됩니다. 앞으로 계속 늘어날 건 명확하고요. 미중의 대표적 전쟁이 반도체 전쟁이죠. 중국은 소프트웨어나 AI 이런 것들을 만드는 데 있어선 결코 뒤지지 않아요. 그런데 챗 GPT4 같은 경우 6000억개의 파라미터(매개변수)를 갖고 연산하도록 하고 있는데 그러려면 GPU를 안 쓸 수가 없습니다. GPU는 일반 CPU에 비해 100배에서 1000배 정도 빠른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GPU를 못 쓰는 국가에서는 그런 시스템을 만들 수 없는 거죠. 아예 개발이 안 되는 거니까. 범용적인 AI 관련한 논문이나 특허는 중국이 미국의 거의 두배입니다. 더군다나 공산당이 지배하는 나라는 개인정보 보호나 이런 거 없죠. 그래서 의료 안면·홍체 인식 등 개인 정보를 포함하는 AI 관련 연구는 훨씬 앞서 가요. 이거를 제재할 수 있는 방법은 GPU 수출을 금지하는 거죠. 그래서 미국은 철저하게 GPU 수출을 막고 있으며, 중국은 반대로 최첨단 반도체 역량을 강화하는 데 온 힘을 쏟아붓고 있는 겁니다."

- 눈을 대한민국으로 돌려보겠습니다. 한국에도 네이버, 카카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기업들이 적지 않은데 AI 산업의 경쟁력은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전 세계 데이터 중 한글로 돼 있는 게 0.3% 정도 된다고 해요. 이것도 무시 못할 수준이죠. 세계적으로 봤을 때 국가의 고유 플랫폼을 갖고 있고 데이터 주권을 갖고 있는 나라가 흔치 않아요. 미국과 중국외에 러시아 우리나라를 빼고는 별로 없어요. 생성형 AI를 연구하고 그걸 키워나갈 수 있고 앞으로 주권도 가질 수 있는 나라가 별로 없다는 뜻입니다. 솔직히 말해 일본이나 유럽은 미래가 없어요. AI 관점에서 보면 데이터 주권도 없고 플랫폼도 없고, 더군다나 제일 중요한 게 국민이 잘 안 쓰려고 합니다. 데이터 축적이 없으니 그 분야에서의 AI를 개발하는 게 불가능하고 그러면 결국 남의 거 갖다 써야 되니까 종속될 수밖에 없겠죠. 그런 관점에서 보면 우리나라가 상당히 괜찮다고 봅니다. 미국 입장에서 한번 볼까요? 중국과 패권 전쟁에서 파트너 국가로는 누가 있을까요? 일단 생성형 AI 소프트웨어를 잘하는 나라는 미국 중국 우리나라입니다. 다르게 보는 시각도 있지만 2005년 네이버가 '하이퍼 클로버'라는 걸 발표했는데 그게 세계 세번째였어요. 수준 높은 풍부한 인력과 산업계 인프라도 있죠. 두번째 AI 반도체는 설계부터 제조까지 할 수 있는 나라가 한국 미국 대만 등 딱 3개 나라밖에 없죠. 미국 입장에서 이게 결국 미래 패권의 키입니다. 그래서 최근 자국 내에 반도체 생산의 설비를 갖겠다고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잖아요. 미국이 딴 건 몰라도 패권에 관해서는 양보가 없는 나라입니다. 중국을 견제해야 되고 동맹을 삼기에는 한국과 대만이 되게 좋은 파트너인 거죠. 그런데 미국 입장에서 보면 한국은 중국의 파트너일까요, 미국의 파트너일까요? 정권에 따라 왔다 갔다 한단 말이죠. 이걸 교묘하게 이용하는 나라가 저는 일본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본은 중국이 패권을 갖는 걸 막으려면 우리가 방파제라며 TSMC가 일본에 제조 공장을 짓게 만든 거라고 저는 봅니다. 한국이 이렇게 좋은 상황을 잘 활용하면 어마어마한 자본이 대한민국에 투자될 가능성이 크죠. 또 하나 대한민국이 유망한 분야가 온디바이스 AI입니다. 삼성에서 갤럭시 S24 볼트에다가 AI를 넣었죠. 보통 AI 서비스는 데이터가 서버로 날아가 연산을 해서 다시 옵니다. 우리가 챗GPT에다 질문을 넣으면 그 질문이 테스트하고 오픈AI서버로 날아가 거기서 엄청난 연산을 거쳐서 답이 나오면 그게 다시 오는데, 모든 서비스가 엄청난 연산이 필요하죠. 그래서 특화된 서비스를 해결할 수 있는 특화된 칩을 개발한 겁니다. 그래서 그걸 폰에 넣었어요. 그럼 거기서 돌아가는 전용 소프트웨어도 개발을 해야겠죠. 그걸 가우스라고 해서 집어넣었어요. 특정한 서비스를 빅 서버 없이 해결하는 거죠. 대표적인 서비스가 한국말로 하면 일본 스페인 영어 등 13개 국어로 실시간 번역해 주는 서비스입니다. 유튜브를 보다가 동그라미 딱 그리면 찾아주는 서클 투 서치 서비스도 그렇죠. 이게 꼭 폰에만 필요할까요? 이게 만약에 자동차에 들어가면요. 자동차하고 대화도 되겠죠.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에어컨도 여기 온도가 좀 높은 것 같아 좀 틀어줘 할 수도 있고 여러 가지가 다 가능합니다. 올해 CES에 갔더니 모든 전자기기에 AI를 탑재하겠다고 기업들이 발표했지만 그걸 실현하려면 전용 칩을 설계할 수 있는 회사, 그 안에 들어가는 소프트웨어를 만들 수 있는 회사 그리고 제조업 인프라가 다 있어야 합니다. 세계에 그 세개를 한꺼번에 갖고 있는 나라는 아마 미국하고 대한민국밖에 없지 않을까 해요. 오픈AI의 창업자 샘 알트만이 두 번이나 한국을 찾은 것도 그런 이유에서 일 겁니다."

- 저서에서 디지털 문명 전환에서 한국에 여러 가능성이 있지만 막연한 두려움, 규제 얘기도 지적하셨는데요. AI 산업을 발전시키려면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요?

"우리나라 국민들이 디지털을 굉장히 빠르게 잘 쓰죠. 그런데 특이한 게 있어요. 우버, 에어비앤비가 불법이고 암호화폐 발행도 금지하고, 아이들에겐 스마트폰 쓰면 안 되고 유튜브 보면 인생 망친다고들 하죠. 또 디지털 문명 전환으로 생활은 편리해졌는데 90%의 국민은 내 일자리가 없어지나는 두려움이 생기는 거죠. 저는 이걸 사회적 관성이라고 생각합니다. 국회에서 입법하시는 분들의 평균 연령이 60세 넘잖아요. 그럼 친구가 택시나 택시 산업이나 택시 기사 하시는 분이 많겠어요 아니면 이런 디지털 스타트업 하는 사람이 많겠어요. 국민 90%는 디지털 아닌 데서 돈 버는 사람이 더 많으니까 90%한테 이거 막아야 된다고 하는 겁니다. 그럼 90%의 국민이 그걸 들으면 안심이 되죠. 그래서 90%가 좋아하는 이 사회적 관성이 계속 유지됩니다. 질문을 바꿔서 국민들한테 1000만원씩 주고 투자하라고 하면 우리나라 택시 회사에 투자하겠나요? 테슬라나 AI 회사에 투자하겠죠. 그게 대한민국의 미래라고 생각해보면 안타깝죠. 요새 AI를 습득하는 청년들의 속도를 보면 격차가 너무 나요."

- 화제를 최근 사회적 이슈인 라인 사태로 돌려보죠. 교수님은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라인 사태는 플랫폼이 없으면 생성형 AI를 가질 수 없다라는 점을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어요. 데이터 주권을 생각하다 보니까 플랫폼 주권을 생각하게 된 거고 그런 면에서 일본에서 가장 깨어 있다는 마사요시 손(손정의) 회장님이 저거는 가져야겠다라고 생각을 한 거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생성형 AI는 거대한 데이터 학습이 기반인데 자기 국민들 데이터가 없는 나라는 다 뺏기는 거죠. 알리익스프레스나 테무가 우리나라 사람들의 소비 성향과 구매 패턴을 알고 AI로 돌려 대응을 하기 시작하면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이 현저하게 떨어질 수밖에 없어요. 플랫폼을 지키는 노력은 굉장히 중요한 거라고 봅니다. 안타까운 건 이것에도 사회적 관성이 작용, 플랫폼들을 백안시하는 경향이 우리 사회에 있다는 거죠. '너희는 사회적 약탈자'라는 겁니다. 그래서 그 플랫폼이 없어지면 안 쓸 건가요? 알리니 테무 유튜브 넷플릭스는 계속 쓰겠죠. 국경이 없어요. 결국 AI 종속이 되는거죠. 앞으로는 플랫폼도 반도체처럼 오히려 국가적 지원이 필요한 영역이 아닐까 하고 생각합니다. 특히 앞으로 의료 헬스케어 등에 AI가 적용되면 미래 사회의 먹거리가 되는데 규제하고 의료 데이터 못 쓰게 하고 그러면 안되죠. 미국은 엄청나게 헬스케어에 R&D 투자를 하거든요. 그럼 AI 닥터라든가 디지털 헬스케어라든가 이런 분야의 역량이 엄청 좋아질 거예요라임 사태를 어떻게 반면교사로 삼아 우리가 갖고 있는 데이터의 중요성, 플랫폼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숙고해 봐야 합니다."

- 디지털 시대, 기업들이 성공하기 위해선 소비자의 마음, 팬덤을 사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기업들이 소비자의 마음을 얻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는 지금의 경제를 팬덤 경제라고 봐요. '구독과 좋아요가 만드는 경제', 이게 디지털 경제의 메인 법칙인데요. 구독과 좋아요를 만드는 걸 저는 진정한 실력이라고 얘기합니다. 여러 산업에서 그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거라고 봐요. 기업도 결국 구독과 좋아요를 만드는 건데 '구독'은 지속가능성이고 '좋아요'는 추천 또 댓글을 만드는 힘입니다. 구독과 좋아요가 많아지면 성공을 이끌어내는 소비자가 왕이 된 시대죠. 광고도 그래요. 10대 20대가 메인 고객이라고과연 얼마나 TV 광고를 볼까요? 안 보거든요. 그래서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같은 경우는 TV 광고를 한 번도 한 적이 없어요. 테슬라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좋아요와이끌고 자발적 확산을 이끄는 거예요. 저는 어떤 기업이든 간에 앞으로는 이 구독과 좋아요의 법칙에 따라 팬덤을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 그러려면 좋은 경험을 디자인해야 되고 두번째가 달라진 생태계를 이해해야 한다고 봐요."

- 교수님은 도시 경쟁력에 대해서도 관심을 많으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서울의 경쟁력은 어떻게 평가하시고, 경쟁력을 높으려면 어떤 게 필요할까요?

"사실 도시 경쟁력이나 국가 경쟁력, 산업 경쟁력 등을 얘기할 때 우리가 갖고 있는 세계관이라는 게 있어요. 도시 경쟁력을 높이려면 세상 사람들이 서울을 얼마만큼 좋아할까 이런 거를 찾아봐야 도시 기획이 제대로 됩니다. 대한민국의 제일 큰 문제가 뭘까요? 인구 감소가 일어난다는 얘기는 더 이상 앞으로 아기를 낳고 싶지 않다는 사람이 많아진다는 거죠. 그러면 어떻게 해야 될까요? 매력있는 도시가 돼 인구가 유입하게 해야죠. 10억 명 정도의 세계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쓰면서 유튜브 넷플릭스를 보고, 틱톡도 하죠. 그럼 유사한 세계관과 지식 세계를 갖고 있고 비슷한 소비 특성을 갖게 됩니다. 이런 사람들이 살고 싶은 도시가 되게 만들면 되는 거죠. 그럼 서울이 어떨 때 뜨든가 빅데이터 분석을 해야겠죠. 지난번 MLB 선수들이 와서같이 다니면서 한우 고기 먹고 그랬죠. 일단 서울은 안전합니다. 또 전 세계가 K팝 K드라마 K푸드에 열광하고요. 지난해 서울시가 제야 타종식에 세계적인 유튜버들을 초청했죠. 서울은 10억명과 소통하는 도시, 한 번씩 와보고 머물고 싶은 도시가 돼야 합니다. 대한민국에 왜 K팝 전용 공연장이 없을까요? 또 K 드라마 체험관이 파리에도 생겼었고 뉴욕에도 생겼는데 정작 한국에는 없죠. MZ 세대들 이 좋아할 수 있는 세계관을 도시에 입혀주면 좀 풍성한 미래지향적 도시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 대학에서도 융합인재 양성이 과제입니다. 챗GPT를 경험한 Z세대가 디지털 혁신을 이끌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하셨는데 융합인재는 어떤 특성을 갖고 있습니까?

"제가 성균관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작년에 설문을 했어요. 챗GPT를 써본 학생이 98%, 수업에 도움이 됐다는 응답이 87% 에 달했습니다. 더 놀랐던 건 작년 경북 영주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했는데 써본 사람이 90%가 넘어요. 얘들은 이제 디지털이 일상이에요. 반면 챗GPT를 써본 경영인에 10%, 서울의 젊은 직원들은 높아야 30~50% 정도 돼요. 대한상의에서 조사한 결과는 33%였죠. 학생들이 필요한 역량은 AI 지휘를 잘할 수 있는 질문 디렉팅 능력이 되겠죠. 시켜 먹을 수 있는 힘입니다. 그다음 중요한 건 상상력이에요. 상상을 해야 그쪽 방향으로 디렉팅을 할 거 아니에요. 창의력이 중요해지고 동시에 AI를 잘 활용하면 할 수 있는 능력치가 되게 올라가는 거예요."

- AI 사피엔스 시대, 성공의 비결은 뭘까요? AI 시대를 맞아 아이들을 어떻게 키워야할지 고민하는 학부모들이 적지 않습니다. 조언을 한마디 해주신다면?

"저는 우리나라가 성장과 힘이 교육열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아직 개도국 시대의 교육 관념이 너무 강해요. 예를 들어 자율주행차에 관한 연구를 해보고 싶다고 해보죠. 그러면 기계과에 가야 될까요, 전기과에 가야 될까요? 인공지능학과에 가야 될까요? 이건 진짜 어렵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아직도 내연기관 가르키는 대학이 50%는 될 겁니다.이유는 교수님이 은퇴를 안했어요. 그러면 총장님이 가서 현대자동차는 내연기관 없앴고 테슬라는 아예 그런 노트를 잘 안 만드는데 이제 그런 과목은 좀 전환해서 다른 과목으로 가르쳐야 되지 않겠습니까 할 수 있을까요? 그거는 우버를 규제를 풀자는 얘기하고 똑같아요. 대한민국에서 큰소리 치는 정치인들이 청년 관점에 아이들의 심정을 바라봐준다면 정말 많은 걸 바꿔야 하는 시기가 아닌가라고 생각합니다."

- 신(新)인류 시대, 디지털 시대 사람들이 각자의 삶을 더 잘 살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저는 공부를 많이 했으면 좋겠어요. 사실 AI가 그렇게 어렵거나 기술적인 거 아니거든요. 유튜브를 찾아서 공부도 좀 하고 내 분야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공부해야 합니다. 따라서 여러 가지를 해보면 재미가 쏠쏠하죠. 연령대와 상관없이 그런 것들을 좀 해볼 필요가 있다는 거죠. 대학생들이 엄청나게 AI를 많이 배워가지고 쏟아져 나올 거란 말이에요. 그랬을 때 리더라고 하는 사람들이 이거 나 안 써봤어 나는 몰라 그럼 어떻게 리더십을 가질 수 있을까요? 그러니까 나이에 상관없이 좀 거부감을 내려놓고 좀 찾아서 좀 공부했으면 좋겠다는게 드리고 싶은 얘기입니다." 대담=강현철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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