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총에 참석해 "지금 당 지도부가 하고 있는 강제 단일화는 김문수를 끌어내리고 무소속 후보를 당 후보로 만들기 위한 작업에 불과하기 때문에 응할 수 없다"며 "저를 믿어 달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지난 3일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로 선출된 이후 당 지도부가 7일을 단일화 시한으로 제시했다며 "책임 있는 당직자가 그런 말을 할 줄 몰랐기에 정말 놀랐다"고 그간의 일을 설명했다. 김 후보는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제가 아니라 무소속으로 입당도 하지 않고 있는 후보가 기호 2번을 달도록 실무적으로 도와주려는 것에서부터 잡음이 시작된 것"이라며 "그렇다면 그동안 저와 함께 경선에 참여했던 후보들은 무슨 존재인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그 후 당 지도부는 현재까지도 저를 끌어내리고 무소속 후보를 우리 당의 대통령 후보로 만들기 위해 온갖 불법, 부당한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며 "이는 당헌 당규 위반이고 민주주의 질서를 파괴하는 반민주적인 행위로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후보는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도 저격했다. 그는 한 후보를 겨냥해 "저와 처음 만났던 지난 7일 오후 6시로부터 1시간 30분 전에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서 오는 11일 후보 등록 마감일 전까지 단일화를 촉구하며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후보 등록을 하지 않겠고 했는데 그 점도 이해할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김 후보는 "단일화는 자유 진영의 단일대오를 구성해서 경쟁력을 높이자는 것인데 지금의 단일화는 저를 끌어내리고 선거에서 한 번도 검증받지 않은 무소속 후보를 우리 당의 대통령 후보로 만들어주려는 작업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며 "이런 단일화에 제가 응할 수 있겠나"라고 거듭 주장했다.
김 후보는 "단일화는 승리하기 위해서 이뤄져야 하는데 저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의 여론조사에서 여러 차례 승리하는 결과가 나온 적이 있다. 그러나 한 후보는 이 후보를 이겨본 적이 있나"라며 "경쟁력 조사에서 저와 한 후보는 거의 차이가 나지 않는데 그렇다면 도대체 단일화의 목적이 무엇이냐"고 따져 물었다.
김 후보의 발언이 끝난 뒤 마이크를 잡은 권영세 비상대위원장은 "전당대회가 끝난 지 6일 됐는데 이제라도 김 후보가 의총에 방문해 준 것을 환영한다"면서도 "내용은 솔직히 대단히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권 위원장은 "(김 후보의 발언은) 우리 의원들이 기대했던 내용과는 완전히 동떨어졌다고 생각한다"며 "긴 얘기는 하지 않겠다. 지도자라면, 더 큰 지도자가 되려는 사람이라면 자기 자신을 버릴 줄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이후 권 위원장은 "이것으로 마치겠다"며 의총장을 나갔다.
권 위원장이 발언을 마치고 의총장을 나가는 것을 본 김 후보 역시 의원들의 만류에도 자리를 떠났다. 김 후보가 의총장을 떠나는 과정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뭐 하자는 건가" 등의 항의와 고성을 이어가기도 했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