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다수의 RNA 바이러스와 DNA 분석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무필터 방식의 PCR 기기'를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PCR 기기는 채취한 검체를 이용해 DNA 추출, PCR 증폭, 형광 측정의 과정을 거쳐 감염 여부를 판별한다. 기존 기기는 다중 형광 측정을 위해 다수의 컬러필터가 필요한데, 광원과 카메라 구성이 복잡할 뿐 아니라 기기도 크고 비싸다. 분석시간도 2∼3시간으로 길다.
연구팀은 컬러필터를 없애고 무선 통신기술에 주로 사용되는 직교코드 기반 신호처리 기술을 적용했다. PCR 기기를 통해 유전자가 분리·증폭되면서 형광물질이 유전자에 붙는데, 이 형광물질에 변조 광원을 쏘아 코드로 변조된 형광 광신호로 진단 여부를 판별하는 원리다.
코드를 길게하면 측정이 어려운 낮은 농도의 바이러스 검출이 가능하고, 잡음도 줄일 수 있다. 특히 4종의 유전자를 동시에 진단할 수 있고, 샘플이 준비되면 40분 이내로 유전자 분석이 가능하다. 특정 코드를 활용해 형광을 측정하기 때문에 바이러스 변이와 무관하게 높은 정확도로 진단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바이오 센서, 의료기기 업체 등을 대상으로 기술이전을 추진해 상용화할 계획이다.
서홍석 ETRI 진단치료기연구실 박사는 "PCR 기기 구성이 광원, 구동보드, 카메라, 유전자 증폭장치 등으로 단순하고, 기존 전자레인지 크기에 비해 부피를 40% 가량 줄여 가격도 20∼30% 수준으로 대폭 낮췄다"며 "다양한 바이러스를 동시에 쉽고 빠르게 분석하는 유전자 분석기술로 보건소나 중소병원, 요양병원 등에 널리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TRI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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