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典여담] 防民之口 甚於防水 (방민지구 심어방수)](http://contents.dt.co.kr/images/202107/2021070202102369061001[1].jpg "[古典여담] 防民之口 甚於防水 (방민지구 심어방수)")
주(周)나라 여왕 시절 매관매직(賣官賣職)이 성행하는 등 나라가 혼탁해졌다. 여론이 악화되자 폭군 여왕은 언로를 막아버렸다. 그러자 충직한 신하 소공(召公)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백성의 입을 막는 것은 물을 막는 것보다 어렵습니다(防民之口 甚於防水). 막혔던 물이 한꺼번에 터지면 피해가 엄청난 것처럼 백성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백성들의 입을 막으면 안됩니다. 물을 다스리는 자는 물길을 터주고 백성을 다스리는 자는 말을 하도록 이끌어야 합니다." 그러나 여왕은 소공의 간언을 듣지 않았다. 결국 성난 백성들이 들고 일어나 여왕은 다른 나라로 도망치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여왕이 달아나자 주나라는 소공과 주공(周公) 두 재상이 정치를 대행하게 되었다. 이를 공화(共和)라고 한다.
홍콩의 대표적 반중(反中)매체 빈과일보가 결국 폐간했다. 빈과란 '사과'라는 뜻이다. 사과를 매체 이름으로 만든 것이 특이하다. 빈과일보 창업자 지미 라이는 "아담과 이브가 사과를 베어먹지 않았다면 세상에 선악이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고, 신문도 필요 없었을 것이다"는 생각에 이같은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빈과일보가 폐간되자 홍콩 학자들이 잇따라 신문 칼럼 절필을 선언하고 나섰다. 이들은 "홍콩보안법의 광범위하고 무시무시한 적용으로 점점 더 칼럼을 쓰는 게 힘들고 너무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홍콩보안법에 따른 빈과일보 폐간과 기자들에 대한 체포·기소가 언론계는 물론 학계 내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것이란 예상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세상이 내일 멸망하더라도 나는 오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말이 있다. 아무리 막막하게 보여도 사과나무는 계속 심어야 한다. '언론자유'라는 싹을 트게 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사회에 존재할 가치가 없는 사이비언론에는 철퇴를 내려야 되겠지만 말이다.
박영서 논설위원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