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계 정부출연연구기관이 보유한 특허 품질이 전반적으로 떨어져 사업화 성공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이들 기관이 등록한 특허 10개 중 7개가 특허 평가에서 '보통' 등급을 받았으며, 우수 등급 특허는 단 한 건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출연연의 특허 경쟁력 확대를 위한 질 높은 특허 창출을 위한 노력과 제도적 지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0일 대한변리사회에 따르면 자체 개발한 '엑시스 밸류'를 통해 국내 19개 출연연이 보유한 384건의 특허를 분석한 결과, 투자평가 '우수'에 해당하는 PA 2등급 이상 특허는 1건에 그쳤다. 엑시스 밸류는 변리사의 정성평가를 기반으로 개발된 '전문가 평가 기반 특허등급평가 시스템'이다. 델파이 기법과 다수의 변리사 집단 평가 결과를 반영해 평가의 신뢰성과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다.
전체 384개 특허의 PA 등급 평균은 4.63으로 평가됐다. PA 등급은 특허 유효성과 보호 범위, 보호 강도, 기술흐름 부합도 등에 대한 전문가 평가 점수를 합산해 1등급부터 10등급까지 구분한 것으로, 등급이 낮을수록 우수한 특허로 평가된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등급은 '보통'으로, 전체 384건 중 222건(57.8%)에 달했다. 보통 등급은 PA 5등급과 PA 6등급 사이에 해당하는 것으로, 특허 경쟁력이 평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양호 등급(PA 3∼4등급)은 41.9%였고, 미흡 등급(PA 7∼8등급)과 취약 등급(PA 9∼10등급)은 단 한 건도 없었다.
다만, 우수 등급(PA 1∼2등급)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등록한 특허 1건에 불과했다. 기관별로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PA 4.09), 한국전자통신연구원(PA 4.19), 한국기계연구원(PA 4.30), 한국과학기술연구원(PA 4.32),한국화학연구원(PA 4.54), 한국원자력연구원(PA 4.76) 등의 순으로 질 높은 특허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특허 품질이 최하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홍장원 변리사회장은 "최근 등록된 특허 중 낮은 등급의 특허가 단 한 건도 없는 것은 바람직하나, 우수 등급에 속하는 특허들이 사업화나 기술이전의 성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특허품질 향상을 위한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요구된다"며 "정부 기관과 관련 단체 등과 협의해 전문성과 신뢰성을 갖춘 특허평가체계를 구축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변리사회는 앞으로 출연연 등 국가 R&D를 통해 창출된 특허를 대상으로 질적 평가를 수행할 계획이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