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이준희 교수팀, 반도체 소재의 새 기능 발견
초집적·초저절전 인공지능 반도체 개발 가능성 높여
초집적·초저절전 인공지능 반도체 개발 가능성 높여
UNIST 제공
현재 5나노미터(㎚) 공정에 멈춰선 기술적 한계를 향후 0.5㎚ 공정까지 집적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반도체 초격차' 실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이준희 교수 연구팀이 반도체 공정에 널리 쓰이는 소재인 '산화하프늄'의 새로운 기능을 찾아냈다고 2일 밝혔다.
이 연구성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3일자)'에 실렸다.
기존 강유전체 메모리(FeRAM)는 원자 수천 개 이상이 모인 수십∼수백 ㎚ 크기의 도메인이라는 영역에 1비트를 저장한다. 도메인은 1비트 정보를 저장하기 위한 물질 내 최소 크기 영역이다.
하지만 수십 ㎚ 크기의 도메인을 만들려면 현재의 기술로는 5㎚ 이하의 반도체 공정은 실현하기 어렵다. 반도체 공정이 수십 ㎚ 이하로 내려가면, 모든 반도체가 저장 능력을 상실하는 '스케일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산화하프늄이라는 반도체 소재에 특정 전압을 가하면 원자를 스프링처럼 강하게 묶던 상호작용이 완전히 사라지는 새로운 물리현상을 발견하고, 메모리 반도체에 적용해 집적도를 1000배 향상시킬 수 있음을 입증했다.
또한 전압이 원자 사이의 상호 작용을 끊어주는 자연차폐막 역할을 해 마치 진공에 있는 것처럼 산화하프늄 안에 있는 산소 원자 4개씩을 개별적으로 스위칭해 메모리 소재로 응용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산소 원자 4개가 위쪽으로 움직이면 '0', 아래쪽으로 움직이면 '1'이 되는 식으로 전기를 끊어도 그대로 유지돼 비휘발성 메모리로 사용할 수 있다.
이는 정보저장을 위해 적어도 원자 수천 개 이상이 모여 만든 수십 ㎚ 크기의 도메인이 필요하다는 기존 이론과 달리, 도메인 없이 0.5㎚의 개별 원자 4개 묶음에 정보를 저장하는 게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결과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특히 산화하프늄은 기존 실리콘 기반 반도체 공정에서 이미 흔하게 사용하는 물질로, 현재 평면 메모리 집적화를 1000배 이상 끌어 올릴 수 있는 1㎠당 500TB(테라비트)의 최고 집적화도 가능한 소재로 활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원자에 직접 정보를 저장해 기존 메모리 소재로는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작은 크기의 반도체뿐 아니라 초집적·초저절전 인공지능 반도체까지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준희 UNIST 교수는 "향후 초집적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중요한 기반이 될 수 있는 이론"이라며 "개별 원자에 정보를 저장하는 기술은 원자를 쪼개지 않는 한 현재의 반도체 산업의 마지막 집적 저장기술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과기정통부의 '미래소재 디스커버리사업'과 '국가 초고성능컴퓨팅센터'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UNIS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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