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6월 공식 유통 시작
10년만에 주요 화폐로 등극
10만원수표, 5만원권에 거의 대체
경제규모 확대·물가 상승에 이용多
오는 23일 5만원권이 10살이 된다. 지난 2009년 국내 최고액권으로 등장한 뒤 가장 많은 발행량을 차지해 10년만에 주요 유통 화폐로 자리매김했다.
5만원권 발행 후 10년이 지난 현재 10만원권 자기앞수표는 우리 일상에서 거의 자취를 감췄고, 경조사비 봉투엔 1만원권보다 5만원권이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
1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현재 시중에 유통 중인 5만원권은 98조2000억원으로 금액 기준 전체 은행권(지폐)의 84.6%를 차지했다.
유통 장수를 기준으로 보면 지난 2017년부터 다른 지폐들을 제쳤다. 5만원권은 지난달 말 현재 19억6000만장(36.9%)이 유통되고 있어, 1000원권(16억장), 1만원권(14억8000만장)을 앞질렀다.
5만원권은 2009년 6월 23일 공식 유통을 시작했다. 10만원권 수표를 발행·사용할 때의 부담을 줄이고 1만원권 여러 장을 갖고 다녀야 하는 불편을 없애자는 취지였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 5만원권은 일상적인 소비지출에 43.9%, 경조금에 24.6%를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발행 초기 5만원권 신권이 황색 계통인 5000원권과 색깔이 비슷해 두 권종을 혼동하기 쉽다는 지적이 다수였다. 하지만 5만원권 사용에 익숙해지면서 이 같은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는 이제 찾아보기 어렵다.
10만원권 자기앞수표는 5만원권 지폐에 거의 대체됐다. 10만원 자기앞수표 교환 장수는 2008년 9억3000만장에서 지난해 8000만장으로 급감했다. 자기앞수표 사용 시 뒷면에 신원 등을 배서해야 했고, 수표를 받는 쪽도 신분을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불편이 있었다. 현금보다 위조가 상대적으로 쉬워 위·변조에 따른 피해 사례도 많았다.
경제 규모가 커지고 물가가 오르면서 5만원권의 활약은 두드러졌다. 10년 전 9조9000억원이었던 발행 잔액은 10년만에 98조2000억원으로 10배 넘게 증가했다.
5만원권의 등장은 일상생활과 금융거래에서의 변화를 가져왔다. 특히 5만원권 발행 이후 화폐관리비용이 줄었다는 것이 주목할 만하다.
김태형 한국은행 발권정책팀장은 "1만원권 5장의 효과를 내는 5만원권이 생기면서 화폐 제조와 유통, 보관에 따른 비용이 크게 감소했다"며 "5만원권 등장으로 연간 600억원 가량의 은행권 제조 비용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주현지기자 jhj@dt.co.kr
5만원권 발행 잔액. 한국은행 제공.
10만원권 자기앞수표 이용 실적. 자기앞수표는 발행·사용 시 불편함으로 5만원권 지폐에 거의 대체됐다. 한국은행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