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보험금 또 못 준다고?…화해계약 서명하면 `낙장불입`[임성원의 속편한 보험]

프린트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화해계약 체결 후 취소 안 돼
분쟁 전제·기초에 착오 있을 시 가능
불리한 문언 포함 여부 확인해야
보험금 또 못 준다고?…화해계약 서명하면 `낙장불입`[임성원의 속편한 보험]
당국 가이드라인을 적용한 화해계약서 예시. <금감원 제공>

#. A씨는 B보험회사와 건강보험 및 종신보험을 체결한 후, 자전거 사고로 인해 발생한 장해에 대해 퇴행성·체질적 요인에 의해 발생했다는 의료기관 소견이 있어, 분쟁이 되는 보험금에 대해 B보험사와 상호 양보해 화해계약서에 서명했다. 해당 화해계약서에는 건강보험 및 종신보험 관련 내용이 모두 포함돼 있지만, A씨는 건강보험에 대해서만 화해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인지했다. 이에 A씨는 종신보험을 화해계약에 포함한 것에 대해 착오였다고 주장하며 해당 화해계약의 취소를 요청했지만, 취소가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

보험 소비자들은 A씨의 사례와 같이 보험사와 화해계약을 체결하면 취소가 어렵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화해계약은 보험 계약자와 보험사 간 상호 양보해 당사자 간 분쟁을 종료할 것을 약정하는 것을 말한다. 보험사고에 대한 입증 부족 등 보험금 지급 요건이 명확하게 확보되지 못해 적정 보험금 관련 분쟁이 지속되는 경우 화해계약을 통해 합의할 수 있다.

화해계약을 체결하면 화해 전 권리는 소멸되고 새로운 법률관계가 발생한다. 화해계약은 일부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취소하지 못해, 화해계약을 신중히 체결해야 한다. 민법 제733조에 따르면 화해계약은 착오를 이유로 해 취소하지 못한다. 그러나 해당 당사자의 자격 또는 화해의 목적인 분쟁 이외의 사항(분쟁의 전제 또는 기초)에 착오가 있는 때는 취소 가능하다.

예를 들어 교통사고 피해자가 화해계약 체결 당시 '분쟁의 대상'이 아닌 '분쟁의 전제'가 됐던 교통사고 쌍방 당사자의 과실 비율에 대해 착오가 있는 상태에서 보험회사와 화해계약을 체결한 경우 해당 화해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

대법원 1997년 4월 11일 선고 95다48414 판례를 보면 교통사고에 과실이 경합돼 있는데도 원고의 100% 과실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착각하고 치료비를 포함한 합의금으로 실제 입은 손해액보다 훨씬 적은 금액만을 받고 일체의 손해배상청구권을 포기하기로 피고(보험회사)와 합의한 경우, 그 사고가 원고(보험 계약자)의 전적인 과실로 인해 발생했다는 사실은 쌍방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어 양보의 대상이 되지 않았던 사실로, 화해의 목적인 분쟁의 대상이 아니라 그 분쟁의 전제가 되는 사항에 해당하는 것이므로 원고 측은 착오를 이유로 화해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

아울러 보험 소비자들은 화해계약서에 서명하기 전에 소비자에게 불리한 문언이 포함돼 있는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보험금 지급 조건으로 △약관상 부지급 사유를 인정하는 내용을 포함하는 문구 △소송을 비롯한 일체의 권리 행사를 제한하는 문구 △장래 보험금 청구를 금지시키는 문구 등이 화해계약서에 포함돼 있지는 않은지를 확인해야 한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보험금 삭감 수단으로 보험사가 화해계약을 남용하지 않도록 화해계약 대상 선정 요건을 명확하게 하고 내부통제를 의무화하는 등의 가인드라인을 마련했다. 해당 가이드라인에는 화해계약 체결 시 보험사의 주요 내용 설명의무를 강화했고, 화해계약서에 화해계약의 기본 요건을 포함하며 소비자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문언을 제외하도록 했다. 또 화해계약 체결 이후 보험사가 보험금을 늑장 지급하지 않도록 화해로 인해 발생하는 보험금 지급 채무에 대해 그 이행기한을 계약 체결일로부터 10일 이내로 명시했다. 금감원은 보험사의 내규·시스템 등에 반영해 적용할 예정으로, 내규 반영 전이라도 화해계약서 양식 등 먼저 적용 가능한 사항은 지난달부터 즉시 시행하도록 했다.임성원기자 sone@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