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서 논설위원
![[박영서의 니하오 차이나] 황제株 마오타이를 위한 건배](http://contents.dt.co.kr/images/201903/2019032802102369061001[1].jpg "[박영서의 니하오 차이나] 황제株 마오타이를 위한 건배")
이런 마오타이가 국주 반열에 오른 결정적 계기는 1935년 공산당 홍군(紅軍)과의 만남 덕분이다. 1934년 10월 대장정에 나선 홍군은 궤멸 직전의 상태에서 1935년 1월 쭌이(遵義)에 도착했다. '쭌이회의'에서 마오쩌둥(毛澤東)은 실권을 잡았다. 새 지도자를 맞은 홍군은 츠수이허 도하를 네 차례 반복하면서 국민당의 추격을 따돌렸다. 그때 주민들이 지친 홍군에게 마오타이를 건네주였다. 홍군은 일부만 마시고 대부분을 부상자 상처를 소독하는 데 썼다. 고생할 때 겪은 추억과 입맛은 쉽게 잊지못하는 법이다. 1949년 신중국이 건국되자 마오타이는 공식 국가연회용 술로 지정됐다.
![[박영서의 니하오 차이나] 황제株 마오타이를 위한 건배](http://contents.dt.co.kr/images/201903/2019032802102369061001[2].jpg "[박영서의 니하오 차이나] 황제株 마오타이를 위한 건배")
이후 마오타이는 중국의 귀중한 외교자산이 됐다. 1951년 7월 한국전쟁 휴전 협상이 시작되자 중국은 리커눙(李克農)과 차오관화(喬冠華)를 파견해 협상을 담당케 했다. 차오관화는 2년이 넘는 북한 생활에서 자주 김일성과 면담하고 그때마다 마오타이를 선물로 줬다. 주로 1952년 산(産) 마오타이였다. 1973년 3월 중국을 방문한 김일성은 마오쩌둥과의 환담 자리에서 당시의 일을 회상했다. 마오쩌둥은 그 자리에서 중앙군위(中央軍委)에 전화를 걸어 1952년산 마오타이를 최대한 빨리 베이징으로 공수하도록 명령했다. 인민해방군에게 특별공급되는 이른바 '특공주'(特供酒)다. 다음날 그 술은 북측에게 증정됐다. 차오관화의 아들 차오쭝화이(喬宗淮)가 1993년 북한 대사로 부임할 때 인사차 가져간 선물 역시 마오타이였다. 차오쭝화이는 북한 대사로 재직하는 동안 매년 음력 설 때마다 김일성과 아들 김정일에게 마오타이를 선물했다.
1972년 9월 다나카 가쿠에이(田中角榮) 총리가 중·일 국교 회복을 위해 베이징을 방문했을 때의 일화도 있다. 마오타이를 마시고 싶었던 다나카 총리는 마오쩌둥을 만나자 "마오타이가 몇 도입니까?"라고 물었다. 마오쩌둥은 "79도 입니다"라고 답했다. 마오타이의 '마오(茅)'와 마오쩌둥의 '마오(毛)'는 발음이 같다. 마오쩌둥은 농담으로 도 수가 아닌 자신의 나이 수를 말한 것이었다. 그런데 일본측 통역이 농담인 줄 모르고 그대로 직역했다. 다나카 총리는 한동안 마오타이는 무조건 79도인 줄 알았다고 한다.
요즘 중국 증시에서 마오타이가 '대박'을 치고 있다. 주가는 역사적인 800위안 시대에 접어들었고 시가총액도 식음료주로서는 감히 넘볼 수 없는 1조위안을 돌파했다. 국주 마오타이가 이제 중국 증시의 '황제주'로 등극, 그 화려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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