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격차 2014년 1.7배로 확대
비정규직은 4%만 정규직 전환
"보편적 소득지원제 정착 필요"
비정규직은 4%만 정규직 전환
"보편적 소득지원제 정착 필요"
국내 노동시장의 정규직-비정규직, 대기업-중소기업 간 이중 구조화가 더욱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정규직 100명 중에서 정규직이 되는 경우도 4명에 불과했다.
전병유 한신대 교수와 황인도 한국은행 정책보좌관실 차장, 박광용 한은 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10일 BOK경제연구에 실린 '노동시장의 이중구조와 정책 대응: 해외사례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의 이동 비율은 2004~2005년 15.6%에서 2015~2016년 4.9%로 크게 하락했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에 취업한 지 1년 후 대기업으로 이동하는 비율도 같은 기간 중 3.6%에서 2.0%로 떨어졌다.
임금 격차 역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차이가 심해졌다. 종업원 300인 이상인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는 1980년대초 1.1배에서 2014년 1.7배로 확대했다. 대기업 임금 프리미엄 추정치 역시 같은 기간 중 6.3%에서 46.1%로 상승했다. 임금 프리미엄이란 근로자의 경력, 학력, 연령을 제외한 사업체 규모나 고용 형태에 따른 임금 격차를 말한다. 대기업에 종사한다는 이유만으로 받는 임금 우대 수준이 급증한 것이다.
한국의 노동시장 이중 구조화는 주요국과 견줘도 높은 편이다.
상·하위 10% 임금 근로 소득 배율은 2016년 기준 4.50배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3.41배를 웃돈다.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미미한 것으로 평가되는 스웨덴과 네덜란드에서는 이 배율이 각각 2.28배, 3.02배에 그친다. 임시직의 3년 후 상용직 전환율은 한국이 22%로, 네덜란드(70%), 스페인(46%) 등보다 낮았다.
연구팀은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스웨덴과 네덜란드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스웨덴은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추구하는 연대임금정책을 추진해 임금 불균형을 크게 축소했다. 이는 산업별 노동조합 및 협력적 노사관계 때문에 가능했다고 한은은 평가했다. 네덜란드는 시간제, 파견직을 광범위하게 적용해 노동 유연성을 높이는 대신 정규직과 보수나 복지에서 차별을 금지해 안정성을 확보했다.
연구팀은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개선하지 않고 장기적으로 성장 잠재력을 유지하기 어려운 만큼 노·사·정 등 사회 당사자들이 참여해 이중구조 개선을 위한 논의를 해야 한다"며 "노동시장 제도를 개선하고 사회보험 사각지대 축소와 보편적인 소득지원 제도를 정착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조은애기자 euna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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