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의 연구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핵심 요인으로 지목받고 있는 '연구과제중심제도(PBS)' 개편을 출연연별로 탄력 적용하는 방향으로 추진한다. 출연연의 임무와 여건 등에 맞게 맞춤형으로 PBS를 개편하는 것으로, 사실상 출연연 자율에 맡기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4일 대전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에서 열린 '국가 R&D 혁신방안 대전지역 설명회'에서 김성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정책과장은 'PBS의 구체적인 개편방향'을 묻는 질문에 "연말까지 PBS를 개별 출연연 사정에 따라 맞춤형으로 개편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PBS는 출연연이 외부에서 연구과제를 수주해 인건비를 충당하는 제도로, 대학과 기업 등과의 과제 수주 경쟁을 통해 연구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1995년 도입됐다. 하지만, 연구자들이 인건비 확보를 위해 단기·소규모 과제에 경쟁적으로 나서 원천성이 없거나 상용화하기 힘든 연구를 양산함으로써 출연연의 연구 경쟁력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 때문에 출연연 연구자들은 PBS 개편하거나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지속적으로 해 왔다.
김 과장은 "PBS는 어려운 문제로, 연구현장과 지속적으로 논의해 개편해야 한다"면서 "정부가 100% 인건비를 지원하거나, 기초·공공·산업 등 출연연 특성에 맞게 배분하는 등 여러 방안을 놓고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PBS 폐지에 대한 연구자의 설문을 보면 50대 50으로 찬반이 나뉘고 있어 폐지보다는 개선하는 방향으로 논의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연말까지 각 출연연이 자체적으로 PBS를 어떻게 가지고 갈 것인지에 대한 의견을 받아 이를 토대로 맞춤형 방식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PBS의 큰 틀은 유지하면서 출연연이 자율성을 갖고 맞춤형으로 바꿔 나가겠다는 것이다.
과기부는 PBS제도를 인건비 수입구조, 기관 지출구조 등 기관 운영 전반과 함께 연구자 연봉과 수당, 개인평가제도 등을 고려해 개편하는 방안을 '국가 R&D혁신방안'에 담았다.
그는 "PBS가 도입된 이유는 경쟁을 통해 출연연의 연구경쟁력과 역량을 높이는 데 있었던 만큼 PBS 개선도 출연연이 미래 원천·선도 연구를 어떻게 전략적으로 강화해 세계적 수준의 연구성과를 내고,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는데 초점을 맞춰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는 지난 7월 발표된 '국가 R&D 혁신방안'의 세부 추진방안에 대한 현장 의견을 듣기 위한 권역별 설명회로 열렸으며, R&D 성과가 실제 수요자인 기업과 시장으로 원활하게 이전돼 사업화, 창업으로 이어지는 혁신생태계 활성화에 대해 논의를 나눴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지난 14일 대전 유성구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국가 R&D혁신방안 대전지역 설명회'에서 김성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정책과장이 국가 R&D혁신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