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금리인상 기정사실화 속
외국인 투자자본 이탈 조짐도
트럼프, 선거앞둬 압력 최고조
주력품 반도체로 확대 가능성
"WTO제소는 실효성없는 대책
정부·기업 관계개선 병행해야"
외국인 투자자본 이탈 조짐도
트럼프, 선거앞둬 압력 최고조
주력품 반도체로 확대 가능성
"WTO제소는 실효성없는 대책
정부·기업 관계개선 병행해야"
한국 경제가 2018년 새해부터 미국발 금리역전-통상압력-한국지엠(GM) 철수라는 '삼중고'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통상압박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지엠 철수라는 돌발변수까지 발생하면서, 휘청거리는 모습이다.
특히 내달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의 금리인상이 기정사실화 된 상황에서, 한-미간 금리역전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본의 이탈도 당면한 현실이 될 조짐이다.
20일 국내 외교·경제 분야 전문가들에 따르면, 미국의 거세지는 통상압박에 한국지엠의 철수, 미 연준의 금리인상까지 예고되면서 한국경제에 큰 리스크(위협요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제전문가들은 당장, 미국의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압박이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달 태양광전지와 세탁기 수입에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를 발동한 데 이어 한국 등 외국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최고 53%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워싱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세탁기, 철강에 이어 텔레비전, 반도체 등 한국의 주력 수출품 전체로 통상압박을 확대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여기에 GM이 전격적으로 군산공장 폐쇄 카드를 꺼내 들며, 한국경제를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다.
미국발 금리 역전도 삼중고의 한 축이다. 골드만삭스를 비롯해 주요 글로벌 투자기관들은 미국발 인플레이션이 현실화되면서, 내달 미 연준이 금리인상을 확실시하는 분위기다. 미국내 금리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빨리 현실화되면서, 지난 2013년 테이퍼 탠트럼(긴축발작) 때와 같이 신흥국에서 해외자본이 대규모로 빠져 나가는 상황이 재현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외교 경제 전문가들은 한국경제에 불어닥친 미국발 삼중고의 해법으로, 이런 때일 수록 미국과 정면대결을 벌이기 보다는 협상을 통해 관계강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특히 세계무역기구(WTO) 등 국제기구를 통한 압박이 현명한 해법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제임스 김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 정부가 원하는 것은 한국산 제품에 대해 일방적으로 관세를 올리거나 대미수출에 쿼터를 주는 것"이라며 "문제는 이것이 공정한 무역도 아니고 자유무역도 아닌데 우리나라가 이런 조건의 무역 관계를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익명을 요구한 외교부 전직 고위관계자는 "핵심은 미국 시장을 지켜내는 것"이라며 "통상법은 사이드로 조금 따져볼 수 는 있지만 양국 간 법적 다툼이 해결책의 전부 인 것처럼 말해서는 곤란하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는 앞으로 중국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외교 문제의 90%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면서 "중국과 북한에 경사 된 모습을 보이는 한국정부가 도대체 어디로 갈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철강 문제 등은 우리나라가 가장 직접적인 대상이 아니며, 자칫 미국과 중국의 싸움에 휘말리는 양상"이라며 "미국과의 관계 강화를 통해 실리를 챙기는 것이 급선무"라고 조언했다. 특히 성 교수는 "미국의 통상 압박을 WTO에 들고가서 따져보자는 말이 나오는데 실효성이 없는 대책"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다자간 무역 체제에 대해 가중치를 두지 않는 데다, 최종 결론이 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미국이 WTO 결정에 따를지도 의문이라는 것이다.
성 교수는 "이번 사안은 (중간선거 등) 미국 국내상황을 보면서 협조적인 관계를 통해 풀어나가야 한다"면서 "통상 문제는 파트너가 있기 때문에 우리 힘 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고 미국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동시에 개별 기업들의 대미 수출 여건 개선을 같이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욱·이미정기자 east@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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