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자본 4조 넘는 증권사 선정
만기 1년 이내 어음 발행 · 할인
매매·중개 등 단기금융업무 허용
새정부 출범에 인가신청 늦어져
사업준비 착수 증권사 전전긍긍
만기 1년 이내 어음 발행 · 할인
매매·중개 등 단기금융업무 허용
새정부 출범에 인가신청 늦어져
사업준비 착수 증권사 전전긍긍
■초대형 IB 출범 … 모험투자 시대 열린다
(상) 한국판 골드만삭스 키운다
초대형 투자은행(IB) 출범이 임박하면서 한국판 골드만삭스 탄생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저축-대출 중심의 금융시장을 투자중심의 패러다임으로 전환하고, 정체된 금융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올 전망이다. 그러나 새 정부 들어 금융당국 출범이 지연되고, 거대 시중은행들의 견제가 본격화되면서 신규 인허가 심사가 까다로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미래금융으로 평가받고 있는 초대형 IB 제도 도입 배경과 향후 시장 전망을 3회에 걸쳐 점검한다.
◇"모험투자 은행 육성"= 정부가 초대형 IB 육성방안을 제시한 배경은 현재 중개업 수준에 머물고 있는 국내 투자업체들의 덩치를 키워 기업금융과 글로벌 투자에 적극 나서도록 하겠다는 복안이 깔려 있다.
실제 경제가 활력을 회복하고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면, 공격적이고 모험적인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 보수적인 금융업을 전개하는 은행과 자본력이 취약한 벤처캐피탈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대형 투자은행 중심의 종합 기업금융 서비스로 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겠다는 게 금융당국의 구상이다.
국내외적으로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이 늘면서 이들 기업을 지원할 수 있는 대형 자본의 필요성도 커졌다. 해외 IB들이 대형화와 겸업화를 통해 덩치를 키우는 추세도 금융당국이 초대형 IB 육성 방안을 내놓게 한 배경이 됐다.
초대형IB 육성 방안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증권회사를 초대형 IB로 정하고, 만기 1년 이내의 어음 발행·할인·매매·중개 등 단기 금융업무를 허용키로 했다. 현재 자기 자본이 4조원이 넘는 증권사는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등 5곳이 해당된다. 이들 증권사가 기업어음 발행으로 최대한 조달할 수 있는 자금은 48조원에 이르며 이 중 절반이 잠재 기업금융 자금으로 추산된다.
◇증권사들 "준비는 착착"...늦어지는 인가신청 = 해당 증권사들은 이미 내부적으로 초대형 IB 사업 전개를 위한 조직을 구성하고, 본격적인 심사 작업에 착수한 상황이다.
미래에셋대우증권은 지난해 말 초대형IB 추진단을 꾸리고 채병권 추진단장을 선임했다. 채 단장은 "단기금융업무는 정부의 인허가 사항인데 관련 프로세스가 2~3개월 걸린다"면서 "빨라도 9월초 정도에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진행 상황을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은 경영기획총괄 조직 산하에 종합금융투자실 준비조직(TFT)을 신설했다. NH투자증권도 최근 전략투자운용부를 신설하고 초대형 IB출범을 준비 중이다.
삼성증권도 TF를 꾸려 인허가 신청을 준비하는 한편 발행어음과 관련해 관련 부서들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국내 자본시장의 중견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에 모험자본을 융통하는 것이 초대형IB의 본질"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해당 증권사들의 준비작업이 본격화 되고 있지만, 새 정부 출범과 맞물리면서 초대형 IB 공식 인가 신청은 차일피일 지연되고 있다. 여기에 새롭게 구성될 금융당국이 대주주 적격성 등을 문제삼아 심사를 엄격하게 할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해당 증권사들은 속을 끓이고 있다. 시장잠식을 우려해 은행연합회와 은행사들이 국회와 언론에 지속적으로 반대 여론을 펼치는 것도 부담스러운 점이다.
김동욱기자 east@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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