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9단은 12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 특별 대국장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이세돌 대 알파고' 5번기 제 3국에서 알파고를 상대로 176수 만에 불계패(경기 도중 포기하고 돌을 던지는 것)를 당했다. 이로써 알파고는 세 판 연속으로 이기며, 5판 3승제로 진행된 대국의 최종 우승자가 됐다.
이날 이 9단은 흑돌을 잡았고, 알파고의 머리와 손을 대신한 아마추어 6단 아자황은 백돌을 잡았다.
경기 초반 이 9단은 좌상귀 백돌을 끊고 알파고의 돌을 가르며 공격적으로 전투를 시작했다. 앞서 2국을 패한 뒤 대국 초반에 주도권을 확실히 잡아야 한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알파고는 이 9단의 공격을 철벽 방어로 맞서며 오히려 주도권을 잡았다. 알파고가 중앙 대마를 유지하며 싸움은 우하변으로 옮겨졌지만, 이마저도 알파고에 유리한 형세가 전개됐다. 결국, 이 9단은 초읽기에 몰린 채 집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돌을 던졌다.
이번 대국으로 상금 100만 달러의 주인공은 알파고로 결정됐다. 구글 딥마인드 측은 유니세프(UNICEF)와 STEM(과학, 기술, 공학 및 수학) 교육 및 바둑 관련 자선단체에 상금을 기부할 예정이다.
AI를 상대로 최선을 다한 이 9단에게도 찬사가 쏟아졌다. 이 9단의 스승인 권갑용 8단은 "이 9단은 이미 승자"라며 "이 9단은 전 세계에 바둑이 이런 것이라고 알려줬다. 앞으로 남은 승부는 즐기면서 재미있게 하고 싶은 것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해설을 맡은 홍민표 9단은 "이번 인공지능과의 대결이 바둑 역사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다"며 "이번 대결으로 바둑 패러다임이 바뀌게 됐다. 좋게 받아들이면 바둑 자체에 큰 진보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채희기자 poof3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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