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연 R&D - 산업현장 거리 좁히기 나서
수요자 맞춤형 '사업화 서비스 모델' 제공
수요자 맞춤형 '사업화 서비스 모델' 제공
사진=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제공
■ 기술사업화로 미래시장 연다 (3)
우리나라가 세계 10위권 과학기술 경쟁력과 세계 8위 무역대국 반열에 올라설 수 있었던 데는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역할이 컸다. 출연연은 우리 산업성장 초기에 기업·산업기술 지원을 위한 목적형 연구개발(R&D)을 통해 경제성장을 이끌어왔다.
지금까지도 출연연의 R&D 성과가 정체된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돌파구를 마련할 핵심 수단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최근 몇십 년 동안 급격히 벌어진 출연연과 산업현장의 괴리감이 이런 역할을 하는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과학기술과 산업, 시장과의 간극을 좁혀 연구소 서랍에 갇힌 연구성과가 시장에서 꽃을 피우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얻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배경 속에 국가과학기술연구회 공동 기술사업화전담조직(TLO)은 기술사업화 영역에 '사업화 서비스 실행모델 구축 프로젝트'를 도입했다.
사업화 서비스 실행모델은 최근 공공서비스, 금융, 제조업 등에서 활발하게 적용되고 있는 '창의적 사고 기반의 서비스 디자인'에서 착안한 것으로, 수요자가 실제 필요로 하는 맞춤형 서비스와 디자인을 개발하는 디자인 방법론이다. 즉, 기존 기술과 공급 중심 R&D에 서비스 디자인을 적용해 수요자와의 거리를 좁히는 것이다.
◇밀착 취재로 연구소·기업 거리 좁힌다=사업화 서비스 프로젝트의 핵심은 출연연에서 기술 수요자가 요구하는 기술들을 충분히 생산하도록 유도하는 한편 기업이 출연연 기술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TLO 조직과 기업 간의 공고한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공동 TLO에서는 기술이전·사업화와 관련된 사전 자료조사를 거쳐 연구원 내 TLO 조직과 연구자, 기업 인터뷰를 진행한다. 연구자와 기업, TLO 조직이 기술이전 협상을 진행하는 현장에도 참석해 사전자료나 인터뷰에서 포착할 수 없었던 비언어적인 부분까지 꼼꼼하게 확인한다.
올해 사업화 서비스 대상으로 선정된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의 김지은 연구원은 "연구자와 기업이 만나 서로의 요구를 확인할 기회가 없어 연구자는 기업에서 어떤 기술을 원하는지 알지 못했고, 기업은 기대만큼 완성도 높은 기술을 찾지 못해 어려움이 있었다"며 "사업화 서비스를 통해 연구소와 기업의 소통과정을 객관적이고 면밀하게 살핌으로써, 둘 사이의 간극을 좁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사업화 서비스 프로젝트를 전담하는 공동 TLO의 서유림 전임은 "협상 진행과정에서 관찰한 내용을 메모하고, 핵심 문제를 도출해 이를 해결하기 위한 브레인스토밍을 진행한다"며 "이를 바탕으로 연구자와 수요기업, TLO가 보다 효율적으로 소통하는 방법을 찾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동 TLO는 이를 바탕으로 연구자와 수요기업이 기술개발이나 이전 현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기술알림 애플리케이션'이나, 출연연 최신 기술 개발 동향을 제공하는 '테크 레터 서비스' 등을 개발해 제공할 예정이다.
연구회 관계자는 "올해는 에너지기술연구원과 기초과학지원연구원을 대상으로 시범적으로 사업화 서비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지만, 내년부터는 적용대상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백나영기자 100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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