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그램 통신 개발에 한국이 최적 인프라 갖춰 부산 ITU전권회의에서 3D 홀로그램 등 우수한 기술 시연 예정 선진국 진입 기회 삼아야
![[시론] ITU 전권회의가 가져올 기술혁신 바람](http://contents.dt.co.kr/images/201410/2014100702102351607001[1].jpg "[시론] ITU 전권회의가 가져올 기술혁신 바람")
영화 <스타워즈>가 처음 등장한 것은 지난 1977년이다. 영화사에 길이 남을 이 영화가 당시 관객들에게 던져준 충격은 여러 종류의 것이 있지만, 그중 하나가 바로 홀로그램이었다. 영화 속에서 여주인공 레이아 공주는 홀로그램 영상을 통해 메시지를 보내고 도움을 요청한다.
아직 인터넷도 모르던 시절이었고, 메시지 전달 수단으로 오로지 전화와 편지, 전보만 알던 당시 사람들에게 3차원의 입체영상인 홀로그램은 정말이지 듣도 보도 못한 허무맹랑한 상상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그 영화 속 장면을 현실에서 보게 될 날도 이제 머지않았다. 올해 초 세계경제포럼(WEF)는 미래를 바꿀 10개 신기술의 하나로 홀로그램을 꼽았고, 홀로그램 통신은 향후 5년 이내에 상용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이런 일을 가능하게 만들고 있는 회사는 놀랍게도 폴란드 영상업체인 '레이아 디스플레이 시스템(Leia Display Systems)'이란 회사다. 스타워즈 레이아 공주를 회사 이름에 썼다. 이 회사의 홀로그램 전화기는 현재 길이만 1미터80센티에 이르지만, 크기는 점차 줄어들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하나의 함정이 있다. 홀로그램 영상 제작과 홀로그램 통화는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홀로그램 영상 제작과 상영은 지금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서울 동대문에 홀로그램 콘서트 전용관이 인기리에 이미 운영 중이고, 한 연예기획사는 소속가수들의 콘서트를 홀로그램으로 제작하여 홀로그램 콘서트를 개최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를 통신으로 보낼 때는 초고속 대용량 인터넷이 필수요건이다. 다시 말해 이에 걸맞는 인프라가 구축돼 있지 않으면 홀로그램 통신기술도 무용지물이라는 얘기다. 생각해보라. 영화 한편 내려 받는데 몇 시간씩 걸리는 인프라에서 어떻게 홀로그램 통화가 가능하겠는가.
그러니 이 사실을 통해 역발상을 해보면 홀로그램 통신 개발에도 대한민국이 최적의 나라라는 결론이 나온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의 통신 인프라를 이미 갖추고 있고, 지금도 전국 규모의 기가 인터넷 인프라 구축을 계속 진행하고 있는 세계 유일의 국가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추진하고 있는 기가 인터넷 사업은 국정과제의 하나로써 오는 2017년까지 전 국토의 90%를 기가인터넷으로 묶을 예정이다. 때마침 정부는 지난 8월 오는 2020년까지 2천400억 원을 투자해 홀로그램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하는 홀로그램 산업 발전전략을 결정했다. 정부는 홀로그램 육성 계획이 차질 없이 추진될 경우 1조7천억 원 정도의 생산 유발효과와 8천여 개의 일자리를 만들 것으로 기대한다.
오는 20일부터 전세계 193개국 ICT 장관들 및 정부 대표 3천여 명이 참여해 개최되는 'IT 올림픽' 부산 ITU 전권회의는 이러한 기가인터넷과 홀로그램이 만나는 세계 최초의 경연장이 될 것이다.
ITU 전권회의 기간 동안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 SK브로드밴드는 자그만치 10G 인터넷 체험관을 운영한다. 현재 단일 서비스로 10G 대역폭을 필요로 하는 서비스는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10G 인터넷 전송속도 및 이를 통한 무압축 UHD 콘텐츠 전송을 직접 경험하는 것은 전세계 VIP들에게 마치 37년 전 스타워즈 영화에서 홀로그램을 처음 보았을 때의 충격을 선사할 것이다. 단언컨대 'World First & Fastest'이다.
이 체험관에서는 당연히 3D 홀로그램 디스플레이를 선보임으로써 국내 기술의 우수성과 선도성을 알리게 된다. 아울러 소비자가 직접 원하는 채널을 선택하여 한 디스플레이에 여러 개의 UHD 멀티화면을 구성한다든지, 무선 환경에서 최대 6개까지의 다양한 단말기로 N스크린을 구현할 수 있는 멀티 IPTV 서비스 등의 시연도 이루어진다.
이번 부산 ITU 전권회의는 지난 1994년 일본 개최 이후 20년 만에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열리는 초대형 행사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대한민국이 세계를 향해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하는 기술력과 콘텐츠의 문제다.
명량대첩에서 조선 해군이 일본의 거대 선단을 무너뜨린 배경의 하나에는 우리 함포의 우수성이 있다. 마찬가지로 영국 해군도 스페인보다 사거리가 멀리 나가는 우수한 대포 기술이 있었기에 무적함대를 격파하고 세계 경영을 이룰 수 있었다.
사물인터넷 등 ICT 패러다임에 일대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는 지금은 우리에게 꿈을 이룰 기회와 도전의 시기다. ITU 전권회의 의장국으로서의 대한민국은 우리가 가진 기술역량을 세계만방에 떨침으로써 지구촌이 모두 고개를 끄덕이는 선진국으로 진입해야 할 것이다.
장광수(한국정보화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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