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뜨면 가로 1㎞ 촬영…3D지도 제작 디지털장비 구입 등 30억 이륙 1회 비용 500만원 네이버 등 항공사진 제공 점심시간 촬영 최상 조건
![[르포] 중앙항업 `세스나208 캐러반` 탑승 항공측량 현장을 가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409/2014093002101476753001[1].jpg "[르포] 중앙항업 `세스나208 캐러반` 탑승 항공측량 현장을 가다")
사진 아래=항공측량 촬영장비 모습. 두 대의 가격만 30억원이다.
"이륙허가가 나왔습니다. 활주로에 진입할 예정이니 안전벨트를 맸는지 다시 한번 확인해 주십시오."
지난 19일 오전 김포국제공항의 민간항공기 격납고 구역. 프로펠러 항공기의 시동을 걸고 30분 정도 기다리자 양찬우(32) 기장이 관제탑 이륙허가가 떨어졌다는 안내방송을 시작했다. 국내 1위 항공측량업체인 중앙항업의 '세스나208 캐러반'(HL5115편) 항공기에 동승 취재했다.
안내 방송 후 항공기가 조종석에 동석한 최장엽(33) 기장의 조종으로 유도로를 따라 활주로에 진입했다. 12인승인 HL5115는 활주로 중간에서 이륙준비에 들어갔다. 관제탑과 교신 후 출력을 최대로 끌어올리며 활주로를 박차고 날아올랐다. 두 조종사는 이륙 후 조종과 기기 점검, 관제탑과의 교신을 순조롭게 진행했다.
뒷좌석에 앉은 항공사진촬영사 김덕균(61) 상무는 항공촬영용 카메라를 점검했다. 김 상무는 "좌석을 떼고 디지털영상 촬영장비(ADS80)와 라이더(Lidar) 촬영장비(ALS60)를 달았는데 총 비용이 30억원"이라며 "한 번 이륙하면 연료비와 인건비 등 약 500만원이 든다"고 말했다. 날씨가 좋아도 측량 목적지 위에 구름이 떠 있어 지표면에 그림자가 생기면 촬영이 불가능해 다시 돌아와야 한다.
항공측량은 두 개 장비로 이뤄진다. 항공기가 일정한 고도로 비행하면 기체 바닥의 ADS80이 GPS(위성측위시스템)와 INS(관성항법시스템)를 이용해 오차 없는 지형지물 데이터를 촬영하고, ALS60이 레이저펄스를 지표면에 발사해 반사되는 높이 정보를 획득해 측량데이터를 얻는다.
김 상무는 "기체에 5개 카메라가 있는 픽토메트리 장비가 장착돼 있어 지상을 동서남북, 수직 방향으로 각각 촬영해 입체적인 항공사진을 만들 수 있다"며 "네이버 항공지도와 브이월드 3D 지도가 바로 우리가 촬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항공기는 일산과 북한산을 우회해 첫 번째 측량 목적지인 경기도 북한강 상공에 도착했다. 김 상무는 목적지가 가까워지자 두 기장에게 '4300피트'라고 말하고 촬영 작업에 들어갔다. 이어 항공기는 정해진 루트를 5차례 왕복하면서 지표면을 촬영했다. 촬영장비는 한번 비행 시 가로 1㎞ 범위를 촬영한다. 바람이 불어 기체가 흔들려도 센서에 의해 스스로 정위치를 찾아 움직이며 작업한다.
첫 번째 측량이 끝나자 강원도로 기수를 돌렸다. 해당 지역 상공을 관할하는 관제탑에 무전으로 작업내용과 고도, 시간 등을 알렸다.
김 상무는 "날씨가 좋아 이 시간에 5∼6개 측량회사의 항공기가 하늘에서 작업을 하고 있어 트래픽(교통량)이 심하다"며 "날씨와 비용상 한 번이라도 더 찍으려는 기업과 트래픽을 관리해야 하는 관제탑간의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 촬영 후 상공에 구름이 생겼다. 김 상무는 "아슬아슬하게 구름을 피했다"며 두 기장의 비행을 칭찬했다.
이륙한 지 3시간이 지나 오후 1시가 됐는데도 다들 묵묵히 일만 했다. 김 상무는 "배고픈 시간이지만 가장 촬영하기 좋은 시간이 점심시간"이라며 "짜장면 배달이 안 돼 시킬 수도 없고 생리현상은 뒤에 있는 페트병에 해결하면 된다"며 웃었다.
두 기장은 모두 공군 장교 출신으로, 양 기장은 방공포병 장교로 복무한 후 민간에서 교육을 받아 파일럿이 됐고 최 기장은 F4팬텀 전투기 항법사 출신이다.
경기 북부로 향한 항공기는 구름 때문에 더 이상 작업을 할 수 없어 기수를 김포공항으로 돌렸다. 이날 촬영된 데이터는 작업을 거쳐 항공측량 자료로 만들어져 각종 지도서비스에 활용된다.
허우영기자 yenn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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