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선박 발주량 급감… 대기업도 비상경영 체제 전환
부품 국산화·스마트 조선소 등 장기적 대응책 마련해야
부품 국산화·스마트 조선소 등 장기적 대응책 마련해야
■ 조선산업, 돌파구를 찾아라
(중) 위기의 조선업계, 생존 몸부림
세계 조선업계에 수주난이 지속되면서 한국 조선업계에 대한 어두운 전망도 끊이지 않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 침체 여파로 선박 발주량 감소에 따른 수주 경기 회복세 둔화가 올해도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조선 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올 1월 234척의 신규 선박이 발주됐지만, 2월에는 205척으로 줄어들었다. 3월에는 145척, 4월 121척으로 줄었고, 5월에는 두 자릿수인 95척을 기록했다. 신조 발주물량이 두 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12년 11월 73척 이후 처음이다.
특히 시장에서 STX조선해양의 붕괴, 중소 조선소 실적 악화, 한진중공업 파업 장기화 등 끊임없는 위기 신호가 감지됐지만,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우리나라 메이저 조선업체들은 세계 1위라는 타이틀에 취해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 중소형 조선소들은 경기 악화의 파고를 넘지 못하고 상당수가 좌초됐고 살아남은 기업들 역시 '링거 투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더구나 가격경쟁력에 기술 수준까지 높아지고 있는 중국과 엔저를 무기로 선가를 대폭 낮추고 있는 일본에까지 밀리고 있는 한국 조선업계는 본격적인 대응에 나서지 않으면,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 이에 조선업계는 신사업으로 돌파구를 마련하는가 하면 구조조정과 비상경영체제로 속속 전환하고 있다.
2분기에만 1조원이 넘는 영업적자로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 현대중공업은 위기극복을 위해 특단의 자구책 마련에 돌입했다. 또한 하반기에는 수익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경영활동을 펼쳐갈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29일 긴급 임원회의를 열고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이 자리에서 이재성 현대중공업 회장은 "모든 임·직원이 위기의식을 공유해야 한다"며 "와신상담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하고, 임원들은 지난 6월부터 직급에 따라 10∼30% 가량의 급여를 반납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임원들의 급여 반납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던 2009년 이후 두 번째다.
삼성중공업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회사는 지난 2월부터 경영진단을 실시하고, 지난달 1일에는 전태흥 부사장을 경영지원실장으로 선임했다. 또한 현재 경영지원과 관리 인력을 거제도 본사로 이동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설계와 연구 인력은 판교 R&D센터로 이동시킨다는 방침이다.
야말 프로젝트 수주로 올해 안정적인 매출 달성이 예상되는 대우조선해양의 상황은 그나마 낫지만, 긴장감은 늦추지 않고 있다. 회사는 수주 과정에서 기술·계약적 리스크를 해소하고 우량고객 및 주력선종 위주의 수주 전략을 통해 해양공사 수익성 제고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조선 전문가들은 중국 조선소들의 본격적인 해양플랜트 시장 진출에 앞서 국내 조선소들도 부품 국산화와 서브시(Subsea· 심해저) 시장 진출 등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고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해양플랜트 부문 경쟁력 강화를 위해 생산시설 확충과 설계인력 확보가 중요하다"며 "스마트 조선소로 탈바꿈하고 시장에서 장기적으로 무서운 경쟁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유진기자 yjin@dt.co.kr
(중) 위기의 조선업계, 생존 몸부림
세계 조선업계에 수주난이 지속되면서 한국 조선업계에 대한 어두운 전망도 끊이지 않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 침체 여파로 선박 발주량 감소에 따른 수주 경기 회복세 둔화가 올해도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조선 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올 1월 234척의 신규 선박이 발주됐지만, 2월에는 205척으로 줄어들었다. 3월에는 145척, 4월 121척으로 줄었고, 5월에는 두 자릿수인 95척을 기록했다. 신조 발주물량이 두 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12년 11월 73척 이후 처음이다.
특히 시장에서 STX조선해양의 붕괴, 중소 조선소 실적 악화, 한진중공업 파업 장기화 등 끊임없는 위기 신호가 감지됐지만,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우리나라 메이저 조선업체들은 세계 1위라는 타이틀에 취해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 중소형 조선소들은 경기 악화의 파고를 넘지 못하고 상당수가 좌초됐고 살아남은 기업들 역시 '링거 투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더구나 가격경쟁력에 기술 수준까지 높아지고 있는 중국과 엔저를 무기로 선가를 대폭 낮추고 있는 일본에까지 밀리고 있는 한국 조선업계는 본격적인 대응에 나서지 않으면,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 이에 조선업계는 신사업으로 돌파구를 마련하는가 하면 구조조정과 비상경영체제로 속속 전환하고 있다.
2분기에만 1조원이 넘는 영업적자로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 현대중공업은 위기극복을 위해 특단의 자구책 마련에 돌입했다. 또한 하반기에는 수익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경영활동을 펼쳐갈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29일 긴급 임원회의를 열고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이 자리에서 이재성 현대중공업 회장은 "모든 임·직원이 위기의식을 공유해야 한다"며 "와신상담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하고, 임원들은 지난 6월부터 직급에 따라 10∼30% 가량의 급여를 반납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임원들의 급여 반납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던 2009년 이후 두 번째다.
삼성중공업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회사는 지난 2월부터 경영진단을 실시하고, 지난달 1일에는 전태흥 부사장을 경영지원실장으로 선임했다. 또한 현재 경영지원과 관리 인력을 거제도 본사로 이동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설계와 연구 인력은 판교 R&D센터로 이동시킨다는 방침이다.
야말 프로젝트 수주로 올해 안정적인 매출 달성이 예상되는 대우조선해양의 상황은 그나마 낫지만, 긴장감은 늦추지 않고 있다. 회사는 수주 과정에서 기술·계약적 리스크를 해소하고 우량고객 및 주력선종 위주의 수주 전략을 통해 해양공사 수익성 제고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조선 전문가들은 중국 조선소들의 본격적인 해양플랜트 시장 진출에 앞서 국내 조선소들도 부품 국산화와 서브시(Subsea· 심해저) 시장 진출 등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고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해양플랜트 부문 경쟁력 강화를 위해 생산시설 확충과 설계인력 확보가 중요하다"며 "스마트 조선소로 탈바꿈하고 시장에서 장기적으로 무서운 경쟁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유진기자 yji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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