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의료 분야에서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렇지만, 아직까지는 국내외에서 디자인이 의료서비스 전반의 혁신을 이끈다고 말하기에는 초기 걸음마 단계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의료의 질관리와 경직된 보험수가체계 등으로 인해 혁신적인 새로운 시도보다는 보수적인 성향을 띠게 되는 전반적인 의료경영체계에서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는 디자인 경영 방식에 대해 일선의 의사들이나 간호사, 병원경영자들은 우호적이기 보다는 낯설고 두렵다는 인식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국내에서도 명지병원과 아산병원과 같이 디자인을 중심으로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병원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과거 병원경영 개념이 처음 들어왔을 때에도 거의 대부분의 병원들이 초기에는 이를 도입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대형병원들 중에서 이제는 병원경영기법을 도입하지 않는 병원은 없다. 뉴욕타임즈에서는 최근 경영대학원(Business School)의 시대가 지고 디자인스쿨(Design School)의 시대가 오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혁신과 변화를 바탕으로 한 인재들이 앞으로의 미래를 바꿀 것이라고 특집기사를 낸 바 있다. 병원에서도 이런 경향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는 그 논의를 의료공간 디자인으로 좁혀보자. 복잡한 이론을 설명하기 보다 고양시에 위치한 명지병원의 사례를 소개하겠다. 명지병원에서 암환자들을 위한 IT융합 시스템을 기획하고 구현할 때에도 융합을 위한 문제의식과 다양한 기술들을 접목하는 넓은 시각을 통해 독특한 암센터 공간을 창조하였다. 병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물론 의료서비스겠지만, 공간 자체로써의 기능이 치유에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의문이 이런 독특한 병원공간 탄생의 기초가 되었다. 맞춤형 조명과 음악, 아로마 등을 통해 해당 공간에서의 치유적인 기능을 높이고, 동시에 이를 개인화해서 기록하기 위하여 적절한 IT기술을 접목하며, 이런 전체적인 기획이 실질적인 공간 내에서 빛나게 해 주는 건축 디자인과 잘 만나서 조금이라도 더 치유 효과를 얻게 할 수 있도록 공간을 새롭게 창조한 것이다. 이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명지병원의 암센터는 NFC(Near Field Communication) 기술을 기반으로 환자 개인에게 맞춤화된 환경을 제공한다. 다양한 색상의 조명과 음악, 영상, 향기 등이 환자의 감성에 맞추어 변화하는 것이다.
의료공간 디자인이 단순히 아름답고, 기능적인 효율성을 넘어서서 치유적인 효과까지 있다는 것과 관련한 연구들은 그 동안 꽤 많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1998년 존스홉킨스 대학의 연구진들이 1,219개의 연구논문을 분석하여 발표한 보고서다. 연구대상 논문 중에서 엄격한 분류를 통해 의미가 있다고 파악한 84개의 논문을 심도있게 분석하여 발간한 80페이지에 이르는 이 보고서에서 존스홉킨스 연구진은 1998년 미국에서 병원 설비 건축에 들어간 비용이 매년 160억 달러에 이른다고 지적하며, 이렇게 엄청난 예산을 집행하지만, 실제 새롭게 만들어진 병원의 의료공간이 단지 의료진들을 포함한 공급자들의 서비스 편의를 위해 디자인되고, 효율만 중시하며, 실제 환자들의 치유의 공간으로서 얼마나 좋은지에 대한 고려나 연구는 거의 진행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꼬집었다.
그런 측면에서 병원을 포함한 의료공간 디자인에 대한 연구와 투자는 매우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현실은 미국보다 나쁘면 나쁘지 좋지는 않다고 본다. 다행인 것은 치유의 공간으로서 병원의 의료공간 디자인에 대한 관심을 가지는 병원들이 조금씩 생겨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우리나라 병원들의 강점으로 꼽히는 IT기술의 활용을 적절한 병원의 공간디자인과 결합하여 병원을 새롭게 재탄생시킨다면 어떨까? 우리가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IT기술과 디자인의 가치가 병원의 공간을 통해서 나타날 수 있다면 의료산업을 서비스 측면에서 따로 진흥시키는 것과는 또 다른 사회적, 산업적 가치가 창출될 지도 모를 일이다.
정지훈 경희사이버대 모바일융합학과 교수
그렇다면, 이제는 그 논의를 의료공간 디자인으로 좁혀보자. 복잡한 이론을 설명하기 보다 고양시에 위치한 명지병원의 사례를 소개하겠다. 명지병원에서 암환자들을 위한 IT융합 시스템을 기획하고 구현할 때에도 융합을 위한 문제의식과 다양한 기술들을 접목하는 넓은 시각을 통해 독특한 암센터 공간을 창조하였다. 병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물론 의료서비스겠지만, 공간 자체로써의 기능이 치유에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의문이 이런 독특한 병원공간 탄생의 기초가 되었다. 맞춤형 조명과 음악, 아로마 등을 통해 해당 공간에서의 치유적인 기능을 높이고, 동시에 이를 개인화해서 기록하기 위하여 적절한 IT기술을 접목하며, 이런 전체적인 기획이 실질적인 공간 내에서 빛나게 해 주는 건축 디자인과 잘 만나서 조금이라도 더 치유 효과를 얻게 할 수 있도록 공간을 새롭게 창조한 것이다. 이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명지병원의 암센터는 NFC(Near Field Communication) 기술을 기반으로 환자 개인에게 맞춤화된 환경을 제공한다. 다양한 색상의 조명과 음악, 영상, 향기 등이 환자의 감성에 맞추어 변화하는 것이다.
의료공간 디자인이 단순히 아름답고, 기능적인 효율성을 넘어서서 치유적인 효과까지 있다는 것과 관련한 연구들은 그 동안 꽤 많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1998년 존스홉킨스 대학의 연구진들이 1,219개의 연구논문을 분석하여 발표한 보고서다. 연구대상 논문 중에서 엄격한 분류를 통해 의미가 있다고 파악한 84개의 논문을 심도있게 분석하여 발간한 80페이지에 이르는 이 보고서에서 존스홉킨스 연구진은 1998년 미국에서 병원 설비 건축에 들어간 비용이 매년 160억 달러에 이른다고 지적하며, 이렇게 엄청난 예산을 집행하지만, 실제 새롭게 만들어진 병원의 의료공간이 단지 의료진들을 포함한 공급자들의 서비스 편의를 위해 디자인되고, 효율만 중시하며, 실제 환자들의 치유의 공간으로서 얼마나 좋은지에 대한 고려나 연구는 거의 진행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꼬집었다.
그런 측면에서 병원을 포함한 의료공간 디자인에 대한 연구와 투자는 매우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현실은 미국보다 나쁘면 나쁘지 좋지는 않다고 본다. 다행인 것은 치유의 공간으로서 병원의 의료공간 디자인에 대한 관심을 가지는 병원들이 조금씩 생겨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우리나라 병원들의 강점으로 꼽히는 IT기술의 활용을 적절한 병원의 공간디자인과 결합하여 병원을 새롭게 재탄생시킨다면 어떨까? 우리가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IT기술과 디자인의 가치가 병원의 공간을 통해서 나타날 수 있다면 의료산업을 서비스 측면에서 따로 진흥시키는 것과는 또 다른 사회적, 산업적 가치가 창출될 지도 모를 일이다.
정지훈 경희사이버대 모바일융합학과 교수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