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보건복지부는 동네의원의 원격진료를 허용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이르면 2015년께 상시적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자나 의료접근성이 취약한 환자들을 위한 원격 화상시스템을 통한 진료가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것으로 산업통상자원부도 원격의료가 수천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예측과 지원계획을 내놓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취하기 시작했다.
이를 두고 의료계는 반발하고 관련 정보통신업계는 기대하는 상황이다.
이미 1990년대 후반부터 원격진료, u-헬스를 상당수 기업과 의료기관에서 준비해 왔다.
그리고 일부 시범사업에서는 그 효과가 증명되었다.
U-헬스를 통한 당뇨, 고혈압 등 만성 질환 관리가 효율적이고 합병증의 발생을 감소시킨다는 보고도 있어서 원격진료의 효용성에 대한 근거는 상당 부분 마련되어 있다.
원격진료를 도입하려는 주목적은 보다 편리한 의료서비스를 보다 많은 국민에게 제공하고 이를 통해 의료기관 방문 회수를 줄여 급증하는 만성질환 관련 의료비용을 절감하여 의료서비스를 효율화하는데 있다.
따라서 원격진료 도입의 성패여부는 편의성과 효율성(의료비절감)을 어떻게 확보하느냐에 달려있다.
시범사업과 연구개발과정에서 이 고민에 대한 해결이 어느 정도 해결되었는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우선 편의성 부분에서 돌아보자. 의료접근성이 나쁜 지역이 원격진료가 허용되는 우선적인 대상이다.
원격진료를 받아도 약품 구입은 약국을 방문해야 되기 때문에 약국까지 없는 의료취약 지역에서는 원격의료가 무용지물이다.
이를 위한 약품배송 서비스가 허용된다면 의약분업 관련 법안 자체를 바꾸어야 하는 새로운 문제가 발생한다.
산 너머 산이다.
만성질환을 가진 노인 환자들은 컴퓨터나 기계조작이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라 이용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컴퓨터나 휴대폰을 통한 화상진료 과정에 발생하는 오류로 인한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게다가 만성질환은 규칙적이고 확실한 모니터링이 필수적이다.
혈당치의 변화나 혈압의 변화를 측정하는 것을 환자 스스로 해야 한다.
환자들이 이 과정을 불편하다고 느끼면 활성화되기 어려울 것이다.
의료 취약지역에서 어렵게 기계를 이용하여 원격의료를 받고 1시간쯤 읍내로 나가 약품을 구입하느니 차라리 읍내 나가는 길에 보건소에서 진료도 받고 약도 가지고 돌아오는 것을 편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수술이나 주사 등 의료인의 직접적인 의료서비스나 복잡한 조치가 필요한 경우 u-헬스는 무력해진다.
따라서 특정 약물을 사용한 질병의 관리가 가능한 제한적인 만성질환(천식, 당뇨 및 고혈압 등)의 경우에만 적용가능 하다는 점이다.
원격진료의 적용을 확대하는 경우 의료행위의 남용 가능성이 더 커질 것이 당연하다.
경증질환인 감기에 원격진료를 허용한다면 감기 정도는 참고 지내던 환자 들까지 의료급여를 활용하게 됨에 따라 예측하지 못한 의료비 증가가 발생하는 것을 배제하기도 어렵다.
게다가 항생제를 포함한 약물남용의 우려도 악화될지도 모른다.
결국 일정한 처방이 이루어지는 만성질환 및 그 합병증의 관리를 보다 적은 비용에 제공하기 위해 원격진료가 주로 활용될 것이다.
두 번째, 효율성 및 가격적인 측면이다.
현재 지역 보건소를 방문해서 진료를 받는 경우 약가를 제외한 일인당 진료비는 본인부담금 1000원, 총 의료급여는 5천원 미만이다.
u-헬스의 이용가격이 이 비용보다 높게 책정된다면 대면진료를 시행하는 보건소 진료에 비해 경제적인 장점이 없다.
원격진료 사업은 이용가격이 이 비용과 같거나 저렴해야만 가능하다.
만성질환의 경우 보통 2-3개월에 한번 의료기관을 이용한다고 가정한다면 일인당 1년에 2-3만원 정도를 내고 원격진료 시스템을 이용한다는 것이다.
이 수익을 위해 일인당 최소 수십 만원 하는 개인 진단장비를 보급하고 사용할 때 마다 일정 비용의 통신비가 부과된다면 원격진료 시스템이 운영-유지 가능한 수익모델이 발생할지 의문이다.
원격진료를 통해 의료비의 상당부분인 약가를 절감할 방법은 없다.
결국 원격진료로 수익을 낼 부분은 대형병원의 만성질환 관리 서비스를 수만명 단위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번에 1만원 정도의 비용으로 적용해야만 가능한데 이 경우 대한민국의 1-2차 의료기관 자체가 붕괴하는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된다.
원격진료를 시행하는 다른 국가의 현실을 보다 냉정하게 분석하여 한국현 원격진료의 모델을 수립해야 된다고 생각된다.
여기서 원격진료를 가정방문 진료(왕진)와 연계하여 활성화 하는 방안을 조심스럽게 제안하고 싶다.
자격을 가진 의료인이 이동형 진료장비와 원격협진이 가능한 스마트 모바일 장비를 가지고 이동이 불편한 환자를 가정방문하고 의료기관이 없는 낙후지역에 정기적으로 방문 진료하면서 의료서비스를 의료취약계층에 제공하는 사업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동시에 이를 활용한 의료전달 시스템을 보다 강화하고 이에 동참하는 의료기관에 적절한 인센티브가 주어진다면 의료비 절감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이는 초고령 환자들의 홈케어나 호스피스 서비스로 발전 가능하다.
다수의 고령 환자들이 보호자와 함께 3-4시간을 소모해가며 의료기관을 방문할 때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을 생각한다면 원격의료를 활용한 방문 의료서비스는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기존의 원격의료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대한민국 원격의료, 조금 다른 각도에서 생각해봐야 하는 시점이다.
김성수 연세의료원 의료정보실장ㆍ의학박사
이르면 2015년께 상시적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자나 의료접근성이 취약한 환자들을 위한 원격 화상시스템을 통한 진료가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것으로 산업통상자원부도 원격의료가 수천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예측과 지원계획을 내놓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취하기 시작했다.
이를 두고 의료계는 반발하고 관련 정보통신업계는 기대하는 상황이다.
이미 1990년대 후반부터 원격진료, u-헬스를 상당수 기업과 의료기관에서 준비해 왔다.
그리고 일부 시범사업에서는 그 효과가 증명되었다.
U-헬스를 통한 당뇨, 고혈압 등 만성 질환 관리가 효율적이고 합병증의 발생을 감소시킨다는 보고도 있어서 원격진료의 효용성에 대한 근거는 상당 부분 마련되어 있다.
원격진료를 도입하려는 주목적은 보다 편리한 의료서비스를 보다 많은 국민에게 제공하고 이를 통해 의료기관 방문 회수를 줄여 급증하는 만성질환 관련 의료비용을 절감하여 의료서비스를 효율화하는데 있다.
따라서 원격진료 도입의 성패여부는 편의성과 효율성(의료비절감)을 어떻게 확보하느냐에 달려있다.
시범사업과 연구개발과정에서 이 고민에 대한 해결이 어느 정도 해결되었는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우선 편의성 부분에서 돌아보자. 의료접근성이 나쁜 지역이 원격진료가 허용되는 우선적인 대상이다.
원격진료를 받아도 약품 구입은 약국을 방문해야 되기 때문에 약국까지 없는 의료취약 지역에서는 원격의료가 무용지물이다.
이를 위한 약품배송 서비스가 허용된다면 의약분업 관련 법안 자체를 바꾸어야 하는 새로운 문제가 발생한다.
산 너머 산이다.
만성질환을 가진 노인 환자들은 컴퓨터나 기계조작이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라 이용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컴퓨터나 휴대폰을 통한 화상진료 과정에 발생하는 오류로 인한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게다가 만성질환은 규칙적이고 확실한 모니터링이 필수적이다.
혈당치의 변화나 혈압의 변화를 측정하는 것을 환자 스스로 해야 한다.
환자들이 이 과정을 불편하다고 느끼면 활성화되기 어려울 것이다.
의료 취약지역에서 어렵게 기계를 이용하여 원격의료를 받고 1시간쯤 읍내로 나가 약품을 구입하느니 차라리 읍내 나가는 길에 보건소에서 진료도 받고 약도 가지고 돌아오는 것을 편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수술이나 주사 등 의료인의 직접적인 의료서비스나 복잡한 조치가 필요한 경우 u-헬스는 무력해진다.
따라서 특정 약물을 사용한 질병의 관리가 가능한 제한적인 만성질환(천식, 당뇨 및 고혈압 등)의 경우에만 적용가능 하다는 점이다.
원격진료의 적용을 확대하는 경우 의료행위의 남용 가능성이 더 커질 것이 당연하다.
경증질환인 감기에 원격진료를 허용한다면 감기 정도는 참고 지내던 환자 들까지 의료급여를 활용하게 됨에 따라 예측하지 못한 의료비 증가가 발생하는 것을 배제하기도 어렵다.
게다가 항생제를 포함한 약물남용의 우려도 악화될지도 모른다.
결국 일정한 처방이 이루어지는 만성질환 및 그 합병증의 관리를 보다 적은 비용에 제공하기 위해 원격진료가 주로 활용될 것이다.
두 번째, 효율성 및 가격적인 측면이다.
현재 지역 보건소를 방문해서 진료를 받는 경우 약가를 제외한 일인당 진료비는 본인부담금 1000원, 총 의료급여는 5천원 미만이다.
u-헬스의 이용가격이 이 비용보다 높게 책정된다면 대면진료를 시행하는 보건소 진료에 비해 경제적인 장점이 없다.
원격진료 사업은 이용가격이 이 비용과 같거나 저렴해야만 가능하다.
만성질환의 경우 보통 2-3개월에 한번 의료기관을 이용한다고 가정한다면 일인당 1년에 2-3만원 정도를 내고 원격진료 시스템을 이용한다는 것이다.
이 수익을 위해 일인당 최소 수십 만원 하는 개인 진단장비를 보급하고 사용할 때 마다 일정 비용의 통신비가 부과된다면 원격진료 시스템이 운영-유지 가능한 수익모델이 발생할지 의문이다.
원격진료를 통해 의료비의 상당부분인 약가를 절감할 방법은 없다.
결국 원격진료로 수익을 낼 부분은 대형병원의 만성질환 관리 서비스를 수만명 단위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번에 1만원 정도의 비용으로 적용해야만 가능한데 이 경우 대한민국의 1-2차 의료기관 자체가 붕괴하는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된다.
원격진료를 시행하는 다른 국가의 현실을 보다 냉정하게 분석하여 한국현 원격진료의 모델을 수립해야 된다고 생각된다.
여기서 원격진료를 가정방문 진료(왕진)와 연계하여 활성화 하는 방안을 조심스럽게 제안하고 싶다.
자격을 가진 의료인이 이동형 진료장비와 원격협진이 가능한 스마트 모바일 장비를 가지고 이동이 불편한 환자를 가정방문하고 의료기관이 없는 낙후지역에 정기적으로 방문 진료하면서 의료서비스를 의료취약계층에 제공하는 사업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동시에 이를 활용한 의료전달 시스템을 보다 강화하고 이에 동참하는 의료기관에 적절한 인센티브가 주어진다면 의료비 절감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이는 초고령 환자들의 홈케어나 호스피스 서비스로 발전 가능하다.
다수의 고령 환자들이 보호자와 함께 3-4시간을 소모해가며 의료기관을 방문할 때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을 생각한다면 원격의료를 활용한 방문 의료서비스는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기존의 원격의료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대한민국 원격의료, 조금 다른 각도에서 생각해봐야 하는 시점이다.
김성수 연세의료원 의료정보실장ㆍ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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