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탈리아에 머물면서 내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일을 경험했다.
작년 10월 5일 세상을 떠난 IT산업의 거장인 애플사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힘은 융합이었다. 단순한 경영자가 아닌 인문학과 IT산업의 융합을 이루었다는 것이 세상의 평가이다. 세상에는 참 많은 분야의 학문이 있다. 대학에서부터 전공을 하여 평생 한 분야만 파고들어 그 방면의 일인자가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처럼 전혀 다른 분야의 학문들의 융합은 매우 새로운 것을 이루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중세 르네상스시기의 두 거장인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미켈란젤로의 작품을 보면 진정한 의학과 종교와 예술의 융합의 힘을 느낄 수 있다. 레오나르도는 사생아로 태어나 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했지만 다방면에 많은 연구업적을 남겼으며, 특히 조각을 위해 해부학 연구를 많이 하여 이것을 그림에 접목시켜 신보다는 인간 중심으로 돌아온 르네상스 시기에 많은 걸작을 남기게 되었다.
미켈란젤로는 어려서부터 그림에 뛰어난 재능을 보이지만 인체 해부학을 공부하고 난 후 조각가로서의 길을 평생 가기로 한다. 바티간의 베드로 성당의 `피에타(Pieta)'라는 작품은 성모마리아가 죽은 예수를 안고 있는 조각상인데 그 표정과 근육 하나 하나가 실제와 너무 잘 표현된 대표적 작품이라 하겠다. 그 후 교황이었던 율리우스 2세의 명령으로 바티칸의 시스타 성당의 천장에 그림을 그리게 된다. 조각가였던 그는 처음엔 거부하였으나 이 그림을 완성시키지 못하면 평생 조각가도 못할 것이라는 말에 자기의 꿈을 이루기 위해 붓을 잡게 된다. 그래서 4년 6개월 후 대 작품이 완성되었다. 그 누구도 중간에 포기할 것이라는 것을 미켈란 젤로는 조각가의 길을 계속 가기 위해 집념을 발휘하였던 것이다. 이 작업은 작업을 중단했던 6개월을 제외한 4년 동안 하루 20시간씩 작업을 해야 완성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이 대작은 여러 섹션으로 나뉘어져 있는 데, 이 중 아담을 창조하는 하느님의 뒷배경이 인간의 뇌의 단면도와 너무도 흡사하고, 또 다른 섹션에서는 인간의 심장과 일치하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는 것이 미술계의 주장이다. 실제 소스라치게 놀랄 정도로 일치해 보인다. 미술사에 기리 남을 대작 속에 숨어있는 의학인 것이다. 실제 미켈란젤로의 그림 속 인물들은 모두 몸을 꼬아 있는 데 이로써 인간의 가장 아름다운 근육이 잘 들어나도록 보이게 하는 조각가로서의 자질이 그림에도 적용된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해 인체해부학을 연구한 것이다.
이 두명의 거장들은 그림을 잘 그려서만 유명한 것이 아니다.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 그리고 집념에 의해 만들어진 작품이기에 후세에 까지 이름을 날리고 있는 것이다.
`의학은 예술이다'라는 말이 학생 시절의 내과 교과서 첫 머리에 있었던 것이 기억난다. 왜 의학을 예술이라고 하였을까? 오히려 과학 쪽에 가까울 것이라고 이제까지 생각했었다. 그러나 나는 미켈란젤로의 시스타 성당의 천장벽화와 최후의 심판이라는 작품을 보면서 생각이 전혀 달라지게 되었다. 의학은 과학에 기반을 두지만 진정한 예술 분야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의사는 병을 치료하는 사람이 아니라 병을 앓고 있는 사람을 치료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뇌종양을 앓고 있는 환자가 있을 때, 여러 가지 치료방법이 있을 수 있다. 수술적 치료, 방사선 치료, 항암치료, 사이버나이프 치료 등 등 어떤 치료를 할지 결정하는 것은 의사이다. 이에 대한 치료에 관해서는 의사는 모르는 게 있어서는 안된다. 그러나 신이 아니기 때문에 악성 뇌종양 자체를 완치하기에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의사에게 하나의 일상으로서의 단순히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이 아닌 종양을 앓고 있는 사람을 치료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미켈란젤로와 같이 혼신의 힘을 다해 수술을 집도한다면 그 결과는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렇듯 의사는 예술가의 고뇌와 작품을 남긴다는 마음가짐으로 환자를 대하고 치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미켈란젤로의 작품을 본 전과 후는 분명히 다른 변화가 생겼다. 그가 준 메시지는 아마도 그것은 채찍질과 희망의 메시지가 아닐까 생각한다.
조성진 순천향대 신경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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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0월 5일 세상을 떠난 IT산업의 거장인 애플사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힘은 융합이었다. 단순한 경영자가 아닌 인문학과 IT산업의 융합을 이루었다는 것이 세상의 평가이다. 세상에는 참 많은 분야의 학문이 있다. 대학에서부터 전공을 하여 평생 한 분야만 파고들어 그 방면의 일인자가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처럼 전혀 다른 분야의 학문들의 융합은 매우 새로운 것을 이루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중세 르네상스시기의 두 거장인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미켈란젤로의 작품을 보면 진정한 의학과 종교와 예술의 융합의 힘을 느낄 수 있다. 레오나르도는 사생아로 태어나 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했지만 다방면에 많은 연구업적을 남겼으며, 특히 조각을 위해 해부학 연구를 많이 하여 이것을 그림에 접목시켜 신보다는 인간 중심으로 돌아온 르네상스 시기에 많은 걸작을 남기게 되었다.
미켈란젤로는 어려서부터 그림에 뛰어난 재능을 보이지만 인체 해부학을 공부하고 난 후 조각가로서의 길을 평생 가기로 한다. 바티간의 베드로 성당의 `피에타(Pieta)'라는 작품은 성모마리아가 죽은 예수를 안고 있는 조각상인데 그 표정과 근육 하나 하나가 실제와 너무 잘 표현된 대표적 작품이라 하겠다. 그 후 교황이었던 율리우스 2세의 명령으로 바티칸의 시스타 성당의 천장에 그림을 그리게 된다. 조각가였던 그는 처음엔 거부하였으나 이 그림을 완성시키지 못하면 평생 조각가도 못할 것이라는 말에 자기의 꿈을 이루기 위해 붓을 잡게 된다. 그래서 4년 6개월 후 대 작품이 완성되었다. 그 누구도 중간에 포기할 것이라는 것을 미켈란 젤로는 조각가의 길을 계속 가기 위해 집념을 발휘하였던 것이다. 이 작업은 작업을 중단했던 6개월을 제외한 4년 동안 하루 20시간씩 작업을 해야 완성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이 대작은 여러 섹션으로 나뉘어져 있는 데, 이 중 아담을 창조하는 하느님의 뒷배경이 인간의 뇌의 단면도와 너무도 흡사하고, 또 다른 섹션에서는 인간의 심장과 일치하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는 것이 미술계의 주장이다. 실제 소스라치게 놀랄 정도로 일치해 보인다. 미술사에 기리 남을 대작 속에 숨어있는 의학인 것이다. 실제 미켈란젤로의 그림 속 인물들은 모두 몸을 꼬아 있는 데 이로써 인간의 가장 아름다운 근육이 잘 들어나도록 보이게 하는 조각가로서의 자질이 그림에도 적용된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해 인체해부학을 연구한 것이다.
이 두명의 거장들은 그림을 잘 그려서만 유명한 것이 아니다.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 그리고 집념에 의해 만들어진 작품이기에 후세에 까지 이름을 날리고 있는 것이다.
`의학은 예술이다'라는 말이 학생 시절의 내과 교과서 첫 머리에 있었던 것이 기억난다. 왜 의학을 예술이라고 하였을까? 오히려 과학 쪽에 가까울 것이라고 이제까지 생각했었다. 그러나 나는 미켈란젤로의 시스타 성당의 천장벽화와 최후의 심판이라는 작품을 보면서 생각이 전혀 달라지게 되었다. 의학은 과학에 기반을 두지만 진정한 예술 분야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의사는 병을 치료하는 사람이 아니라 병을 앓고 있는 사람을 치료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뇌종양을 앓고 있는 환자가 있을 때, 여러 가지 치료방법이 있을 수 있다. 수술적 치료, 방사선 치료, 항암치료, 사이버나이프 치료 등 등 어떤 치료를 할지 결정하는 것은 의사이다. 이에 대한 치료에 관해서는 의사는 모르는 게 있어서는 안된다. 그러나 신이 아니기 때문에 악성 뇌종양 자체를 완치하기에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의사에게 하나의 일상으로서의 단순히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이 아닌 종양을 앓고 있는 사람을 치료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미켈란젤로와 같이 혼신의 힘을 다해 수술을 집도한다면 그 결과는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렇듯 의사는 예술가의 고뇌와 작품을 남긴다는 마음가짐으로 환자를 대하고 치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미켈란젤로의 작품을 본 전과 후는 분명히 다른 변화가 생겼다. 그가 준 메시지는 아마도 그것은 채찍질과 희망의 메시지가 아닐까 생각한다.
조성진 순천향대 신경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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