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욱원 정경과학부장
올 여름 극장가를 휩쓴 2개의 한국영화가 있다. 바로 `해운대'와 `국가대표'이다. 해운대는 관객 1000만명을 훌쩍 넘기는 대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해운대 일대도 쓰나미의 안전지대가 아님을 수차례 경고하지만 당국은 이를 무시하고 결국 수백만의 휴가 인파로 들끓던 해운대는 시속 800㎞의 초대형 쓰나미에 속수무책으로 휩쓸리게 된다. 설마의 방심이 얼마나 큰 재앙을 초래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영화다.
지난해 9월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라더스의 파산사태로 본격화된 글로벌 금융위기는 전 세계 뿐만 아니라 한국 경제에도 엄청난 시련을 안겼다. 글로벌 금융위기 역시 전문가들의 충고와 국제기구의 경고를 무시한데서 비롯된 예견된 사태이다. 금융위기의 진앙이 된 미국 부동산시장 버블이 꺼지기 오래 전부터 국제결제은행(BIS)은 각국 중앙은행에 자산시장의 버블 붕괴 가능성을 경고하며 철저히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해 왔다. 하지만 결국 버블이 꺼지면서 각종 파생금융상품과 모기지채권의 부실화로 파산 도미노와 함께 금융시장 붕괴의 도화선이 됐다.
우리나라에서의 위기조짐도 이미 작년 봄부터 시작됐다. 부동산시장의 불안과 증시에서 외국인 이탈이 가속화하며 `7월 위기설' `9월 위기설'이 잇따랐지만 정부와 금융당국, 은행들은 설마하며 시장의 경고를 무시했고 리먼 사태가 터지면서 위기는 결국 현실이 됐다. 국가 신용등급이 `부정적'으로 추락하며 11년만에 다시 국가 부도사태의 우려가 커졌고 미국 파생상품시장에 무분별하게 진출했던 은행들은 천문학적 투자금 대부분을 날리며 외화유동성 부족으로 정부에 `긴급 SOS'를 타진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외채 지급보증과 외화유동성 지원에 발빠르게 나서며 위기가 진정되고 정상을 되찾기는 했지만 아직도 곳곳에 숨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우리의 위기의식 불감증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한국이 경제위기에서 가장 빠르게 벗어나며 세계의 모범 국가로 꼽히고 있지만 지난 1년간의 고통과 노력을 너무 쉽게 잊어버리는 게 아닌가 싶다. 금융위기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던 부동산시장이 다시 들썩이고 있고 파생상품으로 돈이 몰리고 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수요가 들썩이면서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급기야 한은은 9월 기준금리를 현 2.0% 수준으로 동결했지만 4분기 중 금리 인상을 비롯한 시중 유동성 흡수를 위한 출구전략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출구전략 시행 시기를 놓고 논란이 많은 것도 사실이지만, 우리가 바로 1년전의 위기를 망각하고 눈앞의 이익만을 쫓는다면 제2의 금융위기 등 한국경제의 위기는 끊임없이 되풀이 될 수밖에 없다.
월가의 비관론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로버트 쉴러 예일대 교수는 그의 저서 `버블 경제학'(원제:Subprime Solution)'에서 세계 경제를 궁지에 몰아넣은 서브프라임의 교훈을 망각하지 말라고 경고한다. 지난 1년간 우리가 겪은 위기의 교훈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정부는 물론 은행, 기업 등 경제주체들이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안정적인 외채 구조와 부실을 털어 내 재무건전성을 높이는 등 체질개선에 더욱 노력해야 한다.
영화 `국가대표'는 국내에 5명밖에 없는 스키점프 선수들이 대표팀을 꾸려 비인기 종목이라는 설움을 딛고 국제 무대에 나가 당당히 코리아의 자부심을 알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있다. 지난 1년간의 교훈을 망각한다면 위기는 기회가 아닌 또다른 위기를 부를 수 있다. 정부, 은행, 기업 등은 물론 국민 모두가 경제선진국 도약을 위한 국가대표로 나서자.
지난해 9월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라더스의 파산사태로 본격화된 글로벌 금융위기는 전 세계 뿐만 아니라 한국 경제에도 엄청난 시련을 안겼다. 글로벌 금융위기 역시 전문가들의 충고와 국제기구의 경고를 무시한데서 비롯된 예견된 사태이다. 금융위기의 진앙이 된 미국 부동산시장 버블이 꺼지기 오래 전부터 국제결제은행(BIS)은 각국 중앙은행에 자산시장의 버블 붕괴 가능성을 경고하며 철저히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해 왔다. 하지만 결국 버블이 꺼지면서 각종 파생금융상품과 모기지채권의 부실화로 파산 도미노와 함께 금융시장 붕괴의 도화선이 됐다.
우리나라에서의 위기조짐도 이미 작년 봄부터 시작됐다. 부동산시장의 불안과 증시에서 외국인 이탈이 가속화하며 `7월 위기설' `9월 위기설'이 잇따랐지만 정부와 금융당국, 은행들은 설마하며 시장의 경고를 무시했고 리먼 사태가 터지면서 위기는 결국 현실이 됐다. 국가 신용등급이 `부정적'으로 추락하며 11년만에 다시 국가 부도사태의 우려가 커졌고 미국 파생상품시장에 무분별하게 진출했던 은행들은 천문학적 투자금 대부분을 날리며 외화유동성 부족으로 정부에 `긴급 SOS'를 타진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외채 지급보증과 외화유동성 지원에 발빠르게 나서며 위기가 진정되고 정상을 되찾기는 했지만 아직도 곳곳에 숨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우리의 위기의식 불감증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한국이 경제위기에서 가장 빠르게 벗어나며 세계의 모범 국가로 꼽히고 있지만 지난 1년간의 고통과 노력을 너무 쉽게 잊어버리는 게 아닌가 싶다. 금융위기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던 부동산시장이 다시 들썩이고 있고 파생상품으로 돈이 몰리고 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수요가 들썩이면서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급기야 한은은 9월 기준금리를 현 2.0% 수준으로 동결했지만 4분기 중 금리 인상을 비롯한 시중 유동성 흡수를 위한 출구전략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출구전략 시행 시기를 놓고 논란이 많은 것도 사실이지만, 우리가 바로 1년전의 위기를 망각하고 눈앞의 이익만을 쫓는다면 제2의 금융위기 등 한국경제의 위기는 끊임없이 되풀이 될 수밖에 없다.
월가의 비관론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로버트 쉴러 예일대 교수는 그의 저서 `버블 경제학'(원제:Subprime Solution)'에서 세계 경제를 궁지에 몰아넣은 서브프라임의 교훈을 망각하지 말라고 경고한다. 지난 1년간 우리가 겪은 위기의 교훈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정부는 물론 은행, 기업 등 경제주체들이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안정적인 외채 구조와 부실을 털어 내 재무건전성을 높이는 등 체질개선에 더욱 노력해야 한다.
영화 `국가대표'는 국내에 5명밖에 없는 스키점프 선수들이 대표팀을 꾸려 비인기 종목이라는 설움을 딛고 국제 무대에 나가 당당히 코리아의 자부심을 알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있다. 지난 1년간의 교훈을 망각한다면 위기는 기회가 아닌 또다른 위기를 부를 수 있다. 정부, 은행, 기업 등은 물론 국민 모두가 경제선진국 도약을 위한 국가대표로 나서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