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컴퓨터와 인터넷이 출현하기 이전부터 인류는 언어와 문자를 사용하여 정보와 지식을 효율적으로 공유하고 활용함으로써 경제발전, 삶의 질 향상 등과 같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추구해 왔다. 특히, 컴퓨터와 인터넷 등 ICT의 급속한 발달로 정보와 지식이 폭발적으로 확대되면서 국가가 이를 최대한 활용하여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실현해 줄 것을 강력히 요구받고 있다. 최근 들어 ICT 발달과 관련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국가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에 대해 우려 섞인 질문과 함께 불만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학계와 업계 관계자들이 우려하는 몇 가지 사안들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한다.
외국 언론과 평가기관이 바라보는 IT강국 한국의 위상이 옛날 같지 않게 엇갈리고 있다. 세계경제포럼과 프랑스 경영대학원인 INSEAD가 최근 발표한 `글로벌 IT 리포트'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정보통신 시장, 규제, 인프라환경 부문은 17위이며 창업절차(86위)와 입법기관 효과성(49위) 등 기업 환경 부문에서는 중하위권을 기록함으로 평가 대상 134개국 중 전체 순위가 11위로 2년 전의 9위 보다 비록 2단계이긴 하지만 하락했다. 이와 같이 우리나라 IT 경쟁력에 대한 평가 결과가 과거에 비해 조금씩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가끔씩 눈에 띄기 시작했다. 그러나 정반대의 평가 결과들도 나오고 있어 이에 대한 해석이 쉽지는 않아 보인다. 미국의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올해의 `기업하기 좋은 나라' 순위에서 한국을 29위로 평가했다. 이는 37위였던 지난해에 비해 8단계나 상승한 좋은 성적으로, 특히 혁신과 테크놀로지 분야에서 10위권에 오르고 있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지난 20여 년 동안 지속적으로 국가정보화를 추진하면서 한국의 IT 분야의 위상도 지속적으로 높아져 왔다. 그러나 정부 주도로 추진되어 온 IT 촉진과 확산의 정책으로 이루어진 양적인 성장은 이제 그 한계에 다다른 것 같다. 국제적인 IT 경쟁력 평가에서 더 이상의 급속한 상승을 이루지 못하고 후발 국가들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순위경쟁을 한지가 2~3년은 된 것 같다. 앞으로 나아가기엔 IT 최강국들과의 장벽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IT 경쟁력이 후퇴하고 있다기 보다는 정체된 상황으로 인식하는 것이 적절한 것 같다. 양적 성장의 국가정보화에서 질적 수준 향상의 정보화로 정책과 전략을 전면적으로 수정해야만 현재의 정체 상태를 탈피하고 진정한 IT 강국으로 거듭 날 수 있을 것이다.
"소프트웨어 업계는 고사하기 직전입니다." "학생들이 이제는 전산학과에 지원하지 않습니다." "통신서비스 산업만 잘되지 국내 네트워크 장비 산업은 바닥입니다." 등등은 학계와 업계의 공통적 고민거리이다.
우리가 IT 강국이라 자부하지만 ICT 산업계 내부를 들여다보면 산업간 불균형의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다. 설상가상으로 현재 국회에서 심의 중인 추가경정예산안에서 IT 관련 예산은 전체 추경의 1%를 약간 넘는 규모에 그쳐 업계의 볼멘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 10여년간 매년 수 조원 규모의 공공정보화사업 예산을 투입해 왔음에도 정보화의 핵심 기술 산업 분야인 소프트웨어, 컴퓨터 장비, 네트워크 장비 산업의 현주소는 초라하기 짝이 없다. 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의 거의 3배 정도나 되는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세계 100대 업체 가운데 국내 기업은 단 한 곳도 없다. 네트워크산업의 경우, 세계 150조원 시장 중 국내생산액은 3조 9000억원으로 점유율이 2.7%에 불과하며, 대기업들은 사업을 철수하고 중소기업 중심으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IT 예산을 늘린다고 해서 해결될 수 없는 해당 산업의 구조적인 문제가 내재하고 있다. 오랜 시간 지속되어온 IT산업 진흥정책, 공공정보화사업의 발주 및 관리 방식, ICT 연구개발 전략 등이 현시점에서 적절한지에 대해 점검하고, 국가정보화에 대한 전면적인 정책ㆍ전략의 수정과 이의 장기적인 추진만이 요즈음 회자되고 있는 IT 관련 우려를 근원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하루 이틀사이에 생긴 문제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컴퓨터와 인터넷이 출현하기 이전부터 인류는 언어와 문자를 사용하여 정보와 지식을 효율적으로 공유하고 활용함으로써 경제발전, 삶의 질 향상 등과 같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추구해 왔다. 특히, 컴퓨터와 인터넷 등 ICT의 급속한 발달로 정보와 지식이 폭발적으로 확대되면서 국가가 이를 최대한 활용하여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실현해 줄 것을 강력히 요구받고 있다. 최근 들어 ICT 발달과 관련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국가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에 대해 우려 섞인 질문과 함께 불만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학계와 업계 관계자들이 우려하는 몇 가지 사안들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한다.
외국 언론과 평가기관이 바라보는 IT강국 한국의 위상이 옛날 같지 않게 엇갈리고 있다. 세계경제포럼과 프랑스 경영대학원인 INSEAD가 최근 발표한 `글로벌 IT 리포트'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정보통신 시장, 규제, 인프라환경 부문은 17위이며 창업절차(86위)와 입법기관 효과성(49위) 등 기업 환경 부문에서는 중하위권을 기록함으로 평가 대상 134개국 중 전체 순위가 11위로 2년 전의 9위 보다 비록 2단계이긴 하지만 하락했다. 이와 같이 우리나라 IT 경쟁력에 대한 평가 결과가 과거에 비해 조금씩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가끔씩 눈에 띄기 시작했다. 그러나 정반대의 평가 결과들도 나오고 있어 이에 대한 해석이 쉽지는 않아 보인다. 미국의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올해의 `기업하기 좋은 나라' 순위에서 한국을 29위로 평가했다. 이는 37위였던 지난해에 비해 8단계나 상승한 좋은 성적으로, 특히 혁신과 테크놀로지 분야에서 10위권에 오르고 있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지난 20여 년 동안 지속적으로 국가정보화를 추진하면서 한국의 IT 분야의 위상도 지속적으로 높아져 왔다. 그러나 정부 주도로 추진되어 온 IT 촉진과 확산의 정책으로 이루어진 양적인 성장은 이제 그 한계에 다다른 것 같다. 국제적인 IT 경쟁력 평가에서 더 이상의 급속한 상승을 이루지 못하고 후발 국가들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순위경쟁을 한지가 2~3년은 된 것 같다. 앞으로 나아가기엔 IT 최강국들과의 장벽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IT 경쟁력이 후퇴하고 있다기 보다는 정체된 상황으로 인식하는 것이 적절한 것 같다. 양적 성장의 국가정보화에서 질적 수준 향상의 정보화로 정책과 전략을 전면적으로 수정해야만 현재의 정체 상태를 탈피하고 진정한 IT 강국으로 거듭 날 수 있을 것이다.
"소프트웨어 업계는 고사하기 직전입니다." "학생들이 이제는 전산학과에 지원하지 않습니다." "통신서비스 산업만 잘되지 국내 네트워크 장비 산업은 바닥입니다." 등등은 학계와 업계의 공통적 고민거리이다.
우리가 IT 강국이라 자부하지만 ICT 산업계 내부를 들여다보면 산업간 불균형의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다. 설상가상으로 현재 국회에서 심의 중인 추가경정예산안에서 IT 관련 예산은 전체 추경의 1%를 약간 넘는 규모에 그쳐 업계의 볼멘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 10여년간 매년 수 조원 규모의 공공정보화사업 예산을 투입해 왔음에도 정보화의 핵심 기술 산업 분야인 소프트웨어, 컴퓨터 장비, 네트워크 장비 산업의 현주소는 초라하기 짝이 없다. 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의 거의 3배 정도나 되는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세계 100대 업체 가운데 국내 기업은 단 한 곳도 없다. 네트워크산업의 경우, 세계 150조원 시장 중 국내생산액은 3조 9000억원으로 점유율이 2.7%에 불과하며, 대기업들은 사업을 철수하고 중소기업 중심으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IT 예산을 늘린다고 해서 해결될 수 없는 해당 산업의 구조적인 문제가 내재하고 있다. 오랜 시간 지속되어온 IT산업 진흥정책, 공공정보화사업의 발주 및 관리 방식, ICT 연구개발 전략 등이 현시점에서 적절한지에 대해 점검하고, 국가정보화에 대한 전면적인 정책ㆍ전략의 수정과 이의 장기적인 추진만이 요즈음 회자되고 있는 IT 관련 우려를 근원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하루 이틀사이에 생긴 문제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