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연 지식산업부 차장
어린 시절에 만화 속 인물인 부리부리 박사님은 내게 한때 우상이었다. 그가 등장한 만화영화 주제가에서는 도토리 세알에다 장미꽃 한송이, 달님속 계수나무 등 이것저것 모아서 발명을 해내는 척척박사로 그를 묘사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내가 제일 먼저 만난 과학자는 아마도 부리부리 박사가 아니었나 싶다.
새삼스럽게 기억의 저편에 있던 부리부리 박사님이 떠올랐던 것은 대일 무역역조와 관련된 한 보고서를 읽으면서였다.
얼마전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대일 무역적자 규모가 2000년 114억달러에서 지난해 299억달러로 과거보다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우리나라 교역액 대비 비율로 따지면 2000년 3.4%에서 지난해 4.1%로 증가한 것이기도 하다.
특히, 대일 무역적자중 부품소재의 비중은 60%를 상회하는 등 대일 역조가 부품소재를 중심으로 고착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상황에서 대중 무역흑자는 2005년 233억달러에서 지난해 190억달러로 축소되는 추세라고 하니, 중국의 추격이 턱밑까지 쫓아온 듯 하다.
이 보고서는 대일 무역역조의 고착화는 원천기술 부족 등 국내 부품소재산업의 구조적 취약성으로 인한 우리나라의 대일 수입의존적 수출구조가 일차적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우리나라는 부품소재산업을 이끌어갈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선도업체가 부재한데다, 고유기술 및 경쟁력을 확보한 중소기업이 미약해 하부구조가 취약하다는 것이다. IT산업의 경우 반도체 웨이퍼, 리드프레임 등 고부가가치 핵심 부품소재는 대부분 일본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보고서는 또 대일 무역역조 고착화의 배경에는 제조ㆍ기술 등에 대한 사회 문화적 차이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제조ㆍ기술에 대한 사회 문화적 인식차이가 사회적 역할모델의 차이를 가져오고, 이는 기술, 기능인력의 수급을 변화시켜 결국 원천기술 확보 및 부품소재 산업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배경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한은 보고서는 이 외에도 일본 부품소재산업의 경쟁력이나 향후 정책과제 등 여러 가지 내용을 담고 있었지만, 제조ㆍ기술에 대한 사회문화적 차이의 배경도 대일 역조 고착화의 원인이 된다는 지적은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이공계 기피 현상이라는 말이 회자된지도 꽤 오래된 듯 하고, 이공계에 대한 낮은 사회적 인식 및 보수, 고용 불안정성 확대 등을 반영해 실업계와 이공계 학생수가 급감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결국 이공계 기피 현상으로 크게 대변되는 저변의 인식이 기다란 연결고리를 타고 타서 대일 무역역조 고착화의 문제까지 연결되는 것 같아 씁쓸한 느낌이었다.
정부와 업계에서는 대일 무역역조의 심각성에 대해 잘 알고 있고, 이를 타개하기 위해 다각도 정책을 펴고 있다. 부품소재산업의 구조적 취약성을 해결하기 위해 R&D투자 등을 비롯해 육성을 위한 각종 지원대책도 내놓고 있다.
부품소재 관련기관의 한 전문가는 "노하우가 하루아침에 쌓이고 기술로 축적되는 것이 아니듯, 부품소재산업의 체질강화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바라보고 경주해야할 마라톤과 같다"며 시간을 두고 장기적으로 대처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이제 함께 이뤄져야 할 게 있다면 한은 보고서가 지적했듯이 제조ㆍ기술에 대한 사회 문화적 인식의 변화일 것이다. 인식의 변화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장기 마라톤이라면 겁낼 것도 없을 것 같다.
어린 시절에 만화 속 인물인 부리부리 박사님은 내게 한때 우상이었다. 그가 등장한 만화영화 주제가에서는 도토리 세알에다 장미꽃 한송이, 달님속 계수나무 등 이것저것 모아서 발명을 해내는 척척박사로 그를 묘사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내가 제일 먼저 만난 과학자는 아마도 부리부리 박사가 아니었나 싶다.
새삼스럽게 기억의 저편에 있던 부리부리 박사님이 떠올랐던 것은 대일 무역역조와 관련된 한 보고서를 읽으면서였다.
얼마전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대일 무역적자 규모가 2000년 114억달러에서 지난해 299억달러로 과거보다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우리나라 교역액 대비 비율로 따지면 2000년 3.4%에서 지난해 4.1%로 증가한 것이기도 하다.
특히, 대일 무역적자중 부품소재의 비중은 60%를 상회하는 등 대일 역조가 부품소재를 중심으로 고착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상황에서 대중 무역흑자는 2005년 233억달러에서 지난해 190억달러로 축소되는 추세라고 하니, 중국의 추격이 턱밑까지 쫓아온 듯 하다.
이 보고서는 대일 무역역조의 고착화는 원천기술 부족 등 국내 부품소재산업의 구조적 취약성으로 인한 우리나라의 대일 수입의존적 수출구조가 일차적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우리나라는 부품소재산업을 이끌어갈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선도업체가 부재한데다, 고유기술 및 경쟁력을 확보한 중소기업이 미약해 하부구조가 취약하다는 것이다. IT산업의 경우 반도체 웨이퍼, 리드프레임 등 고부가가치 핵심 부품소재는 대부분 일본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보고서는 또 대일 무역역조 고착화의 배경에는 제조ㆍ기술 등에 대한 사회 문화적 차이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제조ㆍ기술에 대한 사회 문화적 인식차이가 사회적 역할모델의 차이를 가져오고, 이는 기술, 기능인력의 수급을 변화시켜 결국 원천기술 확보 및 부품소재 산업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배경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한은 보고서는 이 외에도 일본 부품소재산업의 경쟁력이나 향후 정책과제 등 여러 가지 내용을 담고 있었지만, 제조ㆍ기술에 대한 사회문화적 차이의 배경도 대일 역조 고착화의 원인이 된다는 지적은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이공계 기피 현상이라는 말이 회자된지도 꽤 오래된 듯 하고, 이공계에 대한 낮은 사회적 인식 및 보수, 고용 불안정성 확대 등을 반영해 실업계와 이공계 학생수가 급감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결국 이공계 기피 현상으로 크게 대변되는 저변의 인식이 기다란 연결고리를 타고 타서 대일 무역역조 고착화의 문제까지 연결되는 것 같아 씁쓸한 느낌이었다.
정부와 업계에서는 대일 무역역조의 심각성에 대해 잘 알고 있고, 이를 타개하기 위해 다각도 정책을 펴고 있다. 부품소재산업의 구조적 취약성을 해결하기 위해 R&D투자 등을 비롯해 육성을 위한 각종 지원대책도 내놓고 있다.
부품소재 관련기관의 한 전문가는 "노하우가 하루아침에 쌓이고 기술로 축적되는 것이 아니듯, 부품소재산업의 체질강화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바라보고 경주해야할 마라톤과 같다"며 시간을 두고 장기적으로 대처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이제 함께 이뤄져야 할 게 있다면 한은 보고서가 지적했듯이 제조ㆍ기술에 대한 사회 문화적 인식의 변화일 것이다. 인식의 변화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장기 마라톤이라면 겁낼 것도 없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