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현 정경과학부 차장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특별한 기술이 없으면 저는 스웨덴에 살지 미국에 안 살아요. 미국이라는 나라는 상위 10%를 위해 존재하는 나라고, 스웨덴은 100%는 아니지만 국민의 90%는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체제를 만들어 놓은 건데, 그 두 나라 사이에 분명히 차이가 있거든요. (중략) 지금 있는 상황에서 그래도 더 인간적인 자본주의를 만들 수 있는 길이 뭔가를 생각하는 거죠"
`학벌사회' `간판사회'라는 우리나라에서 `고졸' 학력을 갖고 기죽지 않고 콤플렉스 없이 살아갈 수 있을까. 물론 소위 `가방끈'이 짧아도 돈을 많이 번 사람들은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에서 좋은 학벌과 화려한 간판을 가진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부와 명예와 지위와 같은 경제적ㆍ사회적 성취물을 획득하는데 상당한 차별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사교육이 창궐하는 이유고 아이들의 인성은 무시된 채 약육강식의 치열한 생존경쟁으로 내몰리는 것이 오늘날 대한민국의 슬픈 자화상이다. 그러나 더 슬픈 것은 경쟁의 낙오자, 탈락자에 대한 사회적 배려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미국식이냐 유럽식이냐. 우리나라의 향후 발전모델을 두고 지속적으로 화두를 던지고 있는 장하준 교수는 위와 같은 비유를 들면서 한국 경제가 나갈 길을 제시하고 있다. 그는 최근 이명박 정부가 밀어붙이는 규제철폐, 정부개입 축소가 만능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공공부문 민영화, 규제철폐, 정부역할 축소 등을 핵심 가치로 하는 신자유주의의 본산 미국이 가장 잘 사는 나라고 성장률이 가장 높다는 신화를 그는 일축한다. 미국은 노동시간당 소득을 기준으로 유럽국가에 한참 뒤진 8위다. 게다가 평균수명 28위, 유아사망률 32위에다 인구 10만명당 수감자 685명에 달하는 높은 범죄율(유럽 87명), 고용불안과 복지제도 미비에 따른 높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국가가 미국이라고 증언한다. 반면 유럽은 규제가 심하고 정부개입이 많고 복지병 때문에 경제가 안된다고 하지만 1991~2000년 사이 GDP 평균 성장률은 미국보다 높거나 비슷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는 "유럽 모델이 우리에게 꼭 맞는 것은 아니지만 미국 모델보다는 적합하다"고 지적한다.
이명박 정부가 `세계 7대 강국'을 만들겠다며 대대적인 감세와 공기업 민영화, 수월성 중심의 교육정책에 강공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런 와중에 사회복지 예산은 축소되고 경쟁심화로 사교육비 폭증이 현실화하고 있다. 학벌이 양극화되면 소득 재분배를 통해서라도 빈부의 양극화를 저지해야 하는데 복지비용까지 줄어든다면 양극화는 한층 골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사회적 갈등과 분열은 심화된다.
우리나라의 고등교육기관 진학률이 무려 84%다. 학력 인플레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고등학교 졸업하고도 잘 살 수만 있다면 굳이 대학 가려고 아등바등하지 않는다.
최근 2년간 거주했던 뉴질랜드에서는 고등학교 2학년만 마쳐도 사회에 진출할 수 있다. 대입 희망자만 고3으로 진학한다. 대학에 가지 않아도 직업간 소득차가 크지 않아 대학의 유혹은 그리 강하지 않다. 지난해 발표된 오클랜드상공회의소 자료에 따르면 변호사와 회계사의 평균 연봉(뉴질랜드 달러 기준)은 각각 8만1080달러와 6만4910달러로 배관공(5만9800달러), 전기기사(5만4169달러), 자동차정비공(4만860달러) 등과 격차가 크지 않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특별한 기술이 없으면 저는 스웨덴에 살지 미국에 안 살아요. 미국이라는 나라는 상위 10%를 위해 존재하는 나라고, 스웨덴은 100%는 아니지만 국민의 90%는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체제를 만들어 놓은 건데, 그 두 나라 사이에 분명히 차이가 있거든요. (중략) 지금 있는 상황에서 그래도 더 인간적인 자본주의를 만들 수 있는 길이 뭔가를 생각하는 거죠"
`학벌사회' `간판사회'라는 우리나라에서 `고졸' 학력을 갖고 기죽지 않고 콤플렉스 없이 살아갈 수 있을까. 물론 소위 `가방끈'이 짧아도 돈을 많이 번 사람들은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에서 좋은 학벌과 화려한 간판을 가진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부와 명예와 지위와 같은 경제적ㆍ사회적 성취물을 획득하는데 상당한 차별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사교육이 창궐하는 이유고 아이들의 인성은 무시된 채 약육강식의 치열한 생존경쟁으로 내몰리는 것이 오늘날 대한민국의 슬픈 자화상이다. 그러나 더 슬픈 것은 경쟁의 낙오자, 탈락자에 대한 사회적 배려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미국식이냐 유럽식이냐. 우리나라의 향후 발전모델을 두고 지속적으로 화두를 던지고 있는 장하준 교수는 위와 같은 비유를 들면서 한국 경제가 나갈 길을 제시하고 있다. 그는 최근 이명박 정부가 밀어붙이는 규제철폐, 정부개입 축소가 만능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공공부문 민영화, 규제철폐, 정부역할 축소 등을 핵심 가치로 하는 신자유주의의 본산 미국이 가장 잘 사는 나라고 성장률이 가장 높다는 신화를 그는 일축한다. 미국은 노동시간당 소득을 기준으로 유럽국가에 한참 뒤진 8위다. 게다가 평균수명 28위, 유아사망률 32위에다 인구 10만명당 수감자 685명에 달하는 높은 범죄율(유럽 87명), 고용불안과 복지제도 미비에 따른 높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국가가 미국이라고 증언한다. 반면 유럽은 규제가 심하고 정부개입이 많고 복지병 때문에 경제가 안된다고 하지만 1991~2000년 사이 GDP 평균 성장률은 미국보다 높거나 비슷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는 "유럽 모델이 우리에게 꼭 맞는 것은 아니지만 미국 모델보다는 적합하다"고 지적한다.
이명박 정부가 `세계 7대 강국'을 만들겠다며 대대적인 감세와 공기업 민영화, 수월성 중심의 교육정책에 강공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런 와중에 사회복지 예산은 축소되고 경쟁심화로 사교육비 폭증이 현실화하고 있다. 학벌이 양극화되면 소득 재분배를 통해서라도 빈부의 양극화를 저지해야 하는데 복지비용까지 줄어든다면 양극화는 한층 골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사회적 갈등과 분열은 심화된다.
우리나라의 고등교육기관 진학률이 무려 84%다. 학력 인플레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고등학교 졸업하고도 잘 살 수만 있다면 굳이 대학 가려고 아등바등하지 않는다.
최근 2년간 거주했던 뉴질랜드에서는 고등학교 2학년만 마쳐도 사회에 진출할 수 있다. 대입 희망자만 고3으로 진학한다. 대학에 가지 않아도 직업간 소득차가 크지 않아 대학의 유혹은 그리 강하지 않다. 지난해 발표된 오클랜드상공회의소 자료에 따르면 변호사와 회계사의 평균 연봉(뉴질랜드 달러 기준)은 각각 8만1080달러와 6만4910달러로 배관공(5만9800달러), 전기기사(5만4169달러), 자동차정비공(4만860달러) 등과 격차가 크지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