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환 경제과학부 차장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선종 이후 전세계인의 관심은 차기 교황 선출을 위한 비밀회의인 `콘클라베(Conclave)'에 쏠리고 있다.
조만간 추기경들은 바티칸 성당에 들어가 교황이 선출될 때까지 칩거 회의에 들어가 결론을 낸 뒤 흰색 연기를 피워 차기 교황의 선출을 알릴 것이다.
추기경들은 선거전에 정해진 서약문에 따라 외부 개입 배제와 비밀 엄수를 맹세하고, 회의와 기도를 하며 교황을 선출한다. 이 때문에 `열쇠로 잠근다'는 뜻의 라틴어인 콘클라베는 물리적으로는 폐쇄된 공간이면서도, 보이지 않는 조정과 합의를 통해 교황을 선출하는 축제를 준비하는 장이기도 하다. 가장 오래된 지도자 선출방식이면서도 콘클라베가 이어지는 것은 `동의'가 전제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다.
교황 선출방식은 우리나라에서도 여러차례 차용됐다. 대표적인 것이 무등록, 무추천 상태에서 교육위원이 교육감을 선출하는 것이었는데 교육위원 호선제 등 여러 가지 폐단을 노출한 뒤 선거인단을 통한 선출방식으로 개선됐다.
하지만 사전선거운동, 금품제공 등의 문제가 드러나면서 직선제로 바꿔야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결국 같은 제도라도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올해 과학기술계는 중요한 해다. 기초기술연구회 등 3개 연구회 산하 19개 출연연구기관의 절반이 넘는 10개 기관장 임기가 만료된다. 다음달에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등 6개 기관의 장을 선출해야한다. 잘못 선임된 CEO가 회사를 사지로 몰고 가듯이, 함량미달의 기관장은 연구소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현행 출연연구기관장 선출방식은 표면적으로는 크게 하자가 없다. 공모제와 추천제 중 선택하는데, 두 제도 모두 일장일단은 있지만 제도적인 합리성을 확보하고 있고 볼 수 있다.
그런데도 과기 기관장 선출과정에서는 차질이 빚어지고 잡음이 흘러나오고 있다. 올 들어서도 별로 나아진게 없고 더 심해졌다는 시각도 적지않다.
연구현장에서는 기관장 선출이 정치논리에 좌우된다는 시각이 자리잡아 가고 있다. 결국, 출연연 주체가 공감하는 투명하고 신뢰성있는 기관장 선출이 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과기정책 전문가들은 제도 보완 필요성을 말하고 있다. 의견을 들어보면 대략 공모기간을 길게하고, 서칭 커미티를 통해 역량있는 인사에 대한 추천과 검증을 강화하거나, 기관평가와 기관장 임기를 연계하는 것 등이다.
하지만 이 또한 대안이 될 수는 있겠지만, 최적해(Optimal Solution)가 될지는 의문이다.
결국은 기관장 추천위원들과 이사진들이 외부개입 배제 서약을 하고 `콘클라베'에 들어가 성심을 다해 교황을 선출하는 추기경처럼, 외부의 눈치를 보지않고 제대로 된 기관장을 선출하는데 전력해야한다.
아마 이달 중순이면 추기경단 의장은 `하베무스 파팜(우리에게 새 교황이 생겼다)'이라고 선언하며 교황의 이름을 발표하고, 전 세계인은 교황에게 존경과 축하의 메시지를 전할 것이다. 과기계 출연연구기관장도 그랬으면 한다. 기관장 선출 후 연구원들로부터 `누구의 힘을 입었다더라'라는 냉소가 아닌 `될 사람이 됐다'라는 축하를 받을 수 있도록 신뢰성을 회복하길 주문한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선종 이후 전세계인의 관심은 차기 교황 선출을 위한 비밀회의인 `콘클라베(Conclave)'에 쏠리고 있다.
조만간 추기경들은 바티칸 성당에 들어가 교황이 선출될 때까지 칩거 회의에 들어가 결론을 낸 뒤 흰색 연기를 피워 차기 교황의 선출을 알릴 것이다.
추기경들은 선거전에 정해진 서약문에 따라 외부 개입 배제와 비밀 엄수를 맹세하고, 회의와 기도를 하며 교황을 선출한다. 이 때문에 `열쇠로 잠근다'는 뜻의 라틴어인 콘클라베는 물리적으로는 폐쇄된 공간이면서도, 보이지 않는 조정과 합의를 통해 교황을 선출하는 축제를 준비하는 장이기도 하다. 가장 오래된 지도자 선출방식이면서도 콘클라베가 이어지는 것은 `동의'가 전제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다.
교황 선출방식은 우리나라에서도 여러차례 차용됐다. 대표적인 것이 무등록, 무추천 상태에서 교육위원이 교육감을 선출하는 것이었는데 교육위원 호선제 등 여러 가지 폐단을 노출한 뒤 선거인단을 통한 선출방식으로 개선됐다.
하지만 사전선거운동, 금품제공 등의 문제가 드러나면서 직선제로 바꿔야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결국 같은 제도라도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올해 과학기술계는 중요한 해다. 기초기술연구회 등 3개 연구회 산하 19개 출연연구기관의 절반이 넘는 10개 기관장 임기가 만료된다. 다음달에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등 6개 기관의 장을 선출해야한다. 잘못 선임된 CEO가 회사를 사지로 몰고 가듯이, 함량미달의 기관장은 연구소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현행 출연연구기관장 선출방식은 표면적으로는 크게 하자가 없다. 공모제와 추천제 중 선택하는데, 두 제도 모두 일장일단은 있지만 제도적인 합리성을 확보하고 있고 볼 수 있다.
그런데도 과기 기관장 선출과정에서는 차질이 빚어지고 잡음이 흘러나오고 있다. 올 들어서도 별로 나아진게 없고 더 심해졌다는 시각도 적지않다.
연구현장에서는 기관장 선출이 정치논리에 좌우된다는 시각이 자리잡아 가고 있다. 결국, 출연연 주체가 공감하는 투명하고 신뢰성있는 기관장 선출이 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과기정책 전문가들은 제도 보완 필요성을 말하고 있다. 의견을 들어보면 대략 공모기간을 길게하고, 서칭 커미티를 통해 역량있는 인사에 대한 추천과 검증을 강화하거나, 기관평가와 기관장 임기를 연계하는 것 등이다.
하지만 이 또한 대안이 될 수는 있겠지만, 최적해(Optimal Solution)가 될지는 의문이다.
결국은 기관장 추천위원들과 이사진들이 외부개입 배제 서약을 하고 `콘클라베'에 들어가 성심을 다해 교황을 선출하는 추기경처럼, 외부의 눈치를 보지않고 제대로 된 기관장을 선출하는데 전력해야한다.
아마 이달 중순이면 추기경단 의장은 `하베무스 파팜(우리에게 새 교황이 생겼다)'이라고 선언하며 교황의 이름을 발표하고, 전 세계인은 교황에게 존경과 축하의 메시지를 전할 것이다. 과기계 출연연구기관장도 그랬으면 한다. 기관장 선출 후 연구원들로부터 `누구의 힘을 입었다더라'라는 냉소가 아닌 `될 사람이 됐다'라는 축하를 받을 수 있도록 신뢰성을 회복하길 주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