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IT시스템 구축을 건설공사에 비유한다. 건설공사에서 도로, 공항, 항만 등 사회간접자본과 건축물을 짓기에 앞서 설계를 하고 입찰을 거쳐 시공사업자를 선정, 공사를 진행하는 한편 감리로 하여금 부실공사 여부를 감독하는 절차가 IT시스템 구축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그 때문에 대형 IT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도맡아 하는 시스템통합(SI) 업체는 IT분야의 종합건설업체로 불린다.
알다시피 건설공사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시공을 해야 부실이 생기지 않는 법이다. 그렇지만 우리나라는 오랫동안 압축성장의 영향인지 `빨리빨리'가 튼실한 시공보다 우선이었다. 노태우 대통령 시절 주택 200만호 건설이라는 정책 목표에 쫓기어 골재난에 허덕이면서도 무리하게 서둘러 지은 분당과 일산의 아파트들이 부실공사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아파트 지하주차장 기둥이 무너지는 등 하자보수가 이어지면서 부실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이후 성수대교 붕괴와 삼풍백화점 참사를 겪으면서 건설공사의 부실논란은 다소 뜸해진 느낌이지만 요즘에는 IT시스템의 부실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시작된 교육방송(EBS)의 인터넷 수능강의는 일부의 우려와는 달리 서비스에 들어간 후 별다른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시스템 구축 과정에서 당사자들조차 "무리한 일정"이라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그렇지만 요행이 매번 통하는 것은 아니다. 7월1일부터 시행된 서울시 신교통카드의 연이은 불통사고는 졸속 추진이 가져온 `예견된 사고'였다.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는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의 결제수단을 일시에 바꾸는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충분한 준비와 테스트를 거치지 않은 채 시스템을 개통했다. 워낙 일정이 촉박해 예정대로 개통을 강행할 경우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서울시는 밀어부쳤다. 결국 신교통카드 시스템 개통 첫 날인 1일 지하철과 광역버스 등의 신교통카드 요금 프로그램이 단말기로 제대로 내려가지 않아 문제가 발생했고, 2일과 3일에는 일부 버스의 요금이 과다징수되는 사고로 시민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시민들이 매일 이용하는 교통수단이기 때문에 사전에 실전테스트를 하기 어려웠고, 승객이 없는 새벽 시간에 서울시내를 운행하는 모든 지하철과 버스의 카드단말기에 온라인으로 한꺼번에 새로운 요금 프로그램을 내려보내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한 전문가는 "단말기가 20% 불량인데다 요금 프로그램도 제대로 튜닝이 이뤄지지 않은 채 단말기로 내려졌고, 프로그램 설치 후 한두달은 테스트를 해야 하는데도 그러한 작업없이 곧바로 개통을 하다보니 문제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한마디로 충분한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진 무리한 개통이었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사례가 되풀이된다면 우리는 산업화시대에 뒤집어써야 했던 `부실공화국'이라는 오명을 정보화시대까지 연장해야 할지도 모른다. 다른 나라보다 앞서 정보화 인프라를 구축해 국민에게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충분한 준비를 통해 시행착오를 최소화하지 않으면 그 효과는 반감될 수 밖에 없다.
알다시피 건설공사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시공을 해야 부실이 생기지 않는 법이다. 그렇지만 우리나라는 오랫동안 압축성장의 영향인지 `빨리빨리'가 튼실한 시공보다 우선이었다. 노태우 대통령 시절 주택 200만호 건설이라는 정책 목표에 쫓기어 골재난에 허덕이면서도 무리하게 서둘러 지은 분당과 일산의 아파트들이 부실공사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아파트 지하주차장 기둥이 무너지는 등 하자보수가 이어지면서 부실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이후 성수대교 붕괴와 삼풍백화점 참사를 겪으면서 건설공사의 부실논란은 다소 뜸해진 느낌이지만 요즘에는 IT시스템의 부실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시작된 교육방송(EBS)의 인터넷 수능강의는 일부의 우려와는 달리 서비스에 들어간 후 별다른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시스템 구축 과정에서 당사자들조차 "무리한 일정"이라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그렇지만 요행이 매번 통하는 것은 아니다. 7월1일부터 시행된 서울시 신교통카드의 연이은 불통사고는 졸속 추진이 가져온 `예견된 사고'였다.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는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의 결제수단을 일시에 바꾸는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충분한 준비와 테스트를 거치지 않은 채 시스템을 개통했다. 워낙 일정이 촉박해 예정대로 개통을 강행할 경우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서울시는 밀어부쳤다. 결국 신교통카드 시스템 개통 첫 날인 1일 지하철과 광역버스 등의 신교통카드 요금 프로그램이 단말기로 제대로 내려가지 않아 문제가 발생했고, 2일과 3일에는 일부 버스의 요금이 과다징수되는 사고로 시민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시민들이 매일 이용하는 교통수단이기 때문에 사전에 실전테스트를 하기 어려웠고, 승객이 없는 새벽 시간에 서울시내를 운행하는 모든 지하철과 버스의 카드단말기에 온라인으로 한꺼번에 새로운 요금 프로그램을 내려보내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한 전문가는 "단말기가 20% 불량인데다 요금 프로그램도 제대로 튜닝이 이뤄지지 않은 채 단말기로 내려졌고, 프로그램 설치 후 한두달은 테스트를 해야 하는데도 그러한 작업없이 곧바로 개통을 하다보니 문제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한마디로 충분한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진 무리한 개통이었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사례가 되풀이된다면 우리는 산업화시대에 뒤집어써야 했던 `부실공화국'이라는 오명을 정보화시대까지 연장해야 할지도 모른다. 다른 나라보다 앞서 정보화 인프라를 구축해 국민에게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충분한 준비를 통해 시행착오를 최소화하지 않으면 그 효과는 반감될 수 밖에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