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한 대기업 가전업체들이 각기 대리점들의 간판과 매장 디스플레이를 통일하며 독특한 색깔을 칠해 나가던 1980년대 중반, 대기업 본사와 대리점들 간에는 대리점이 중소기업 제품을 판매하는 문제를 놓고 끊임없는 줄다리기가 이어졌었다.
외형이 수백억원 대를 넘는 정책점이나 대형점들과 달리 `동네장사'를 해야 하는 중소 대리점들은 구색 갖추기와 수익성 확대 차원에서 마진이 큰 중소 가전업체의 다양한 제품들을 매장에 들여놓고 싶어했다. 그러나 한창 자신들만의 색을 정해 전국을 물감으로 칠해나가듯 CI(기업이미지통합) 작업에 열을 올리던 삼성ㆍLGㆍ대우 등 대기업들이 자신들의 대리점에 `컨셉'도 다르고 품질도 시원찮아 보이는 소기업들의 제품이 전시되는 것을 달가워 할 리가 만무했다.
대기업들은 지원과 물건 배정이라는 당근과 채찍을 동원해 이들 `모난' 대리점들을 자신들의 틀에 맞춰 넣으려 애썼고, 대리점들은 대리점들대로 `협의회' 같은 모임을 결성해 대항하려 했던 기억이 난다. 이들 일부 대리점들의 중소기업 제품 취급 요구는 이후 큰 반향을 얻지 못하고 잊혀져 갔지만,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전자제품 양판점'으로 불리는 전자랜드21을 비롯한 전자전문점들이 속속 생겨나기 시작했던 것을 보면 당시 가전 3사의 `배타적인' 유통정책이 소비자들을 상당히 불편하게 만든 것만은 확실한 것 같다.
얼마 전 삼성전자 등 가전 대기업들이 경기 침체로 유통망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을 돕는 차원에서, 자사 가전 유통망에서 유망 중소기업 제품의 판매를 크게 확대하겠다고 발표한 것을 본 적이 있다.
물론,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이들 대기업이 그간 OEM 조달해 왔던 중소형 가전제품 사업을 지난 2000년 이후 접으면서, 대리점들의 매출 보전 및 구색 맞추기 차원에서 일부 타사 브랜드 소형가전을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했던 것을 양성화하고 확대하는 것이지만, 아무튼 중소기업들로서는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자체 유통망을 제대로 갖추지 못해 그동안 상당부분 의존해왔던 재래시장의 몰락과,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제품의 공세, 소비위축까지 겹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에게 있어 굴지의 대기업 매장에 제품을 진열하는 것은 전국적인 판매망 확보와 신뢰도 제고 등 큰 이점을 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또한 대기업들로서도 이는 자신들이 생산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경쟁사 제품을 매장에 전시할 수는 없어 전자전문점에 비해 제품 구색이 크게 달리는 약점을 보완하고, 저가형 제품을 중심으로 한 소비자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는 측면에서 메리트가 적지 않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대기업들이 혹여 `갑을'관계로 부르는 경직된 구태를 버리지 못하거나, 가격 컨트롤이나 유사 제품의 유통방지 등 사소한 효과에 눈이 팔려 `윈윈'이 가져다줄 수 있는 진정한 시너지를 놓치는 일이 벌어질까 하는 점이다.
벌써부터 유통가에는 대기업 가전업체들이 자체 대리점에서 취급하는 중소 가전업체 제품 종류를 대폭 늘리면서 이들에게 독점 공급을 비공식 요구함에 따라 할인점업체들이 소형가전제품의 구색을 맞출 수 없어 중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얘기가 파다하다.
사소한 욕심, 혹은 구태의연한 발상이 자칫 국내 소형 가전제품 업체들의 발전을 제한하고, 나아가 국내 시장에 중국산의 유입을 촉진하는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하는 부끄러운 일이 벌어져서는 안된다.
외형이 수백억원 대를 넘는 정책점이나 대형점들과 달리 `동네장사'를 해야 하는 중소 대리점들은 구색 갖추기와 수익성 확대 차원에서 마진이 큰 중소 가전업체의 다양한 제품들을 매장에 들여놓고 싶어했다. 그러나 한창 자신들만의 색을 정해 전국을 물감으로 칠해나가듯 CI(기업이미지통합) 작업에 열을 올리던 삼성ㆍLGㆍ대우 등 대기업들이 자신들의 대리점에 `컨셉'도 다르고 품질도 시원찮아 보이는 소기업들의 제품이 전시되는 것을 달가워 할 리가 만무했다.
대기업들은 지원과 물건 배정이라는 당근과 채찍을 동원해 이들 `모난' 대리점들을 자신들의 틀에 맞춰 넣으려 애썼고, 대리점들은 대리점들대로 `협의회' 같은 모임을 결성해 대항하려 했던 기억이 난다. 이들 일부 대리점들의 중소기업 제품 취급 요구는 이후 큰 반향을 얻지 못하고 잊혀져 갔지만,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전자제품 양판점'으로 불리는 전자랜드21을 비롯한 전자전문점들이 속속 생겨나기 시작했던 것을 보면 당시 가전 3사의 `배타적인' 유통정책이 소비자들을 상당히 불편하게 만든 것만은 확실한 것 같다.
얼마 전 삼성전자 등 가전 대기업들이 경기 침체로 유통망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을 돕는 차원에서, 자사 가전 유통망에서 유망 중소기업 제품의 판매를 크게 확대하겠다고 발표한 것을 본 적이 있다.
물론,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이들 대기업이 그간 OEM 조달해 왔던 중소형 가전제품 사업을 지난 2000년 이후 접으면서, 대리점들의 매출 보전 및 구색 맞추기 차원에서 일부 타사 브랜드 소형가전을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했던 것을 양성화하고 확대하는 것이지만, 아무튼 중소기업들로서는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자체 유통망을 제대로 갖추지 못해 그동안 상당부분 의존해왔던 재래시장의 몰락과,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제품의 공세, 소비위축까지 겹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에게 있어 굴지의 대기업 매장에 제품을 진열하는 것은 전국적인 판매망 확보와 신뢰도 제고 등 큰 이점을 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또한 대기업들로서도 이는 자신들이 생산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경쟁사 제품을 매장에 전시할 수는 없어 전자전문점에 비해 제품 구색이 크게 달리는 약점을 보완하고, 저가형 제품을 중심으로 한 소비자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는 측면에서 메리트가 적지 않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대기업들이 혹여 `갑을'관계로 부르는 경직된 구태를 버리지 못하거나, 가격 컨트롤이나 유사 제품의 유통방지 등 사소한 효과에 눈이 팔려 `윈윈'이 가져다줄 수 있는 진정한 시너지를 놓치는 일이 벌어질까 하는 점이다.
벌써부터 유통가에는 대기업 가전업체들이 자체 대리점에서 취급하는 중소 가전업체 제품 종류를 대폭 늘리면서 이들에게 독점 공급을 비공식 요구함에 따라 할인점업체들이 소형가전제품의 구색을 맞출 수 없어 중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얘기가 파다하다.
사소한 욕심, 혹은 구태의연한 발상이 자칫 국내 소형 가전제품 업체들의 발전을 제한하고, 나아가 국내 시장에 중국산의 유입을 촉진하는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하는 부끄러운 일이 벌어져서는 안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