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경쟁상대가 있는 기업에까지 세제 및 통관 등 각종 특혜를 주며 유치하는 것은 국내에서 어렵게 고생하며 기반을 닦은 토종업체들에 대한 역차별 아닙니까?"
며칠 전 만난 국내 반도체ㆍ디스플레이 관련 업체의 한 임원은 다들 잘 하고 있다고 말하는 정부와 지자체들의 외국기업 유치활동에 대해 뜻밖의 불만을 토로했다.
경제가 어렵고 제조업체들이 중국 등지로 빠져나가는 상황에서 외국기업 유치가 불가피하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과거 IMF 때처럼 물불 안 가리고 외국기업이라면 무조건 `모셔오기'는 기관이나 지자체장의 `실적 쌓기'에는 도움이 될 지 몰라도, 기존 국내 산업을 해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쓴소리를 했다. 그 또한 외국기업 유치에는 원칙적으로 찬성하는 입장이지만, 정부기관이나 지자체들이 국내 산업의 실정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않고 `볼륨' 위주로 일을 추진할 경우, 그로 인한 후폭풍은 고스란히 토종업체들이 맞게 된다는 점을 헤아려달라는 하소연이었다.
실제로 정부 기관 및 지자체들이 유치했다고 발표한 외국기업 가운데는 국내업체들이 특허ㆍ통상 장벽과 후발업체로서의 낮은 지명도 등 어려운 환경을 헤치고 시장에 힘들게 진입해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거나 이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품목들이 적지 않다. 반도체ㆍ디스플레이 장비나 관련 재료ㆍ부품 분야에서 그런 경우가 눈에 많이 띈다.
특히 반도체ㆍ디스플레이 장비의 경우는 일단 고가인 데다, 수량이 제한적이고 수요가 꾸준하지 않다는 특성이 있다. 또한 공정관리상의 문제 때문에 동일 제품에 대해 공급업체를 2개사 이상 두지 않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에 국내에서 혜택을 받는 경쟁사가 늘어나는 것에 대해 신경을 곤두세우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장비는 물론, 관련 부품 및 소재 업체들은 향후 전문인력 스카웃 문제도 걱정하고 있다. 경력이 쌓인 전문인력 수는 뻔한 데, 동종 외국 업체들이 결국 기존 국내업체 인력에 손을 뻗을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우리 경제의 상황을 볼 때 외국기업을 유치하는 것은 당분간 불가피한 선택일 수밖에 없으며, 또한 외국기업 유치를 위해 해외를 돌며 애쓰는 이들의 공로가 폄하돼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다만, 지금은 IMF 때와는 상황이 다르며, 적지 않은 혜택을 주면서 외국기업을 유치하는 마당에, 이로 인해 국내 기업들에 미치는 최소한의 영향 정도는 파악해 선별하는 세심함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하고 싶은 것이다.
지난 1997년 IMF관리체제를 맞은 우리 정부는 국가생존 차원에서 절체절명의 과제로 판단되는 외자유치를 위해 `좋은 상품'을 파격적인 좋은 조건에 외국인들에게 내다 팔았고, 결혼예물ㆍ돐반지까지 내놓는 국민들에 대한 `고통분담' 차원에서 솔선해달라는 정부의 `요청'에 기업도 막대한 흑자를 내는 사업장까지 외국 기업에 넘겼다.
그 덕택에 IMF 관리체제를 조기 졸업하기는 했지만, 불을 끄고 보자는 식의 급급했던 매각과 외국 자본 및 기업 유치가 나중에 생각지 못했던 문제와 후유증을 낳았음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정부기관과 지자체들의 헌신적인 노고가 국내 제조업의 새로운 희망으로 자리잡고 있는 중견ㆍ벤처 기업들의 눈물로 인해 빛 바래는 일이 없도록 지혜를 모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며칠 전 만난 국내 반도체ㆍ디스플레이 관련 업체의 한 임원은 다들 잘 하고 있다고 말하는 정부와 지자체들의 외국기업 유치활동에 대해 뜻밖의 불만을 토로했다.
경제가 어렵고 제조업체들이 중국 등지로 빠져나가는 상황에서 외국기업 유치가 불가피하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과거 IMF 때처럼 물불 안 가리고 외국기업이라면 무조건 `모셔오기'는 기관이나 지자체장의 `실적 쌓기'에는 도움이 될 지 몰라도, 기존 국내 산업을 해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쓴소리를 했다. 그 또한 외국기업 유치에는 원칙적으로 찬성하는 입장이지만, 정부기관이나 지자체들이 국내 산업의 실정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않고 `볼륨' 위주로 일을 추진할 경우, 그로 인한 후폭풍은 고스란히 토종업체들이 맞게 된다는 점을 헤아려달라는 하소연이었다.
실제로 정부 기관 및 지자체들이 유치했다고 발표한 외국기업 가운데는 국내업체들이 특허ㆍ통상 장벽과 후발업체로서의 낮은 지명도 등 어려운 환경을 헤치고 시장에 힘들게 진입해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거나 이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품목들이 적지 않다. 반도체ㆍ디스플레이 장비나 관련 재료ㆍ부품 분야에서 그런 경우가 눈에 많이 띈다.
특히 반도체ㆍ디스플레이 장비의 경우는 일단 고가인 데다, 수량이 제한적이고 수요가 꾸준하지 않다는 특성이 있다. 또한 공정관리상의 문제 때문에 동일 제품에 대해 공급업체를 2개사 이상 두지 않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에 국내에서 혜택을 받는 경쟁사가 늘어나는 것에 대해 신경을 곤두세우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장비는 물론, 관련 부품 및 소재 업체들은 향후 전문인력 스카웃 문제도 걱정하고 있다. 경력이 쌓인 전문인력 수는 뻔한 데, 동종 외국 업체들이 결국 기존 국내업체 인력에 손을 뻗을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우리 경제의 상황을 볼 때 외국기업을 유치하는 것은 당분간 불가피한 선택일 수밖에 없으며, 또한 외국기업 유치를 위해 해외를 돌며 애쓰는 이들의 공로가 폄하돼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다만, 지금은 IMF 때와는 상황이 다르며, 적지 않은 혜택을 주면서 외국기업을 유치하는 마당에, 이로 인해 국내 기업들에 미치는 최소한의 영향 정도는 파악해 선별하는 세심함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하고 싶은 것이다.
지난 1997년 IMF관리체제를 맞은 우리 정부는 국가생존 차원에서 절체절명의 과제로 판단되는 외자유치를 위해 `좋은 상품'을 파격적인 좋은 조건에 외국인들에게 내다 팔았고, 결혼예물ㆍ돐반지까지 내놓는 국민들에 대한 `고통분담' 차원에서 솔선해달라는 정부의 `요청'에 기업도 막대한 흑자를 내는 사업장까지 외국 기업에 넘겼다.
그 덕택에 IMF 관리체제를 조기 졸업하기는 했지만, 불을 끄고 보자는 식의 급급했던 매각과 외국 자본 및 기업 유치가 나중에 생각지 못했던 문제와 후유증을 낳았음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정부기관과 지자체들의 헌신적인 노고가 국내 제조업의 새로운 희망으로 자리잡고 있는 중견ㆍ벤처 기업들의 눈물로 인해 빛 바래는 일이 없도록 지혜를 모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