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월요일 국내 금융시장은 크게 출렁였다. 외환시장에서는 이날 원ㆍ달러 환율이 1151.20원으로 하루 새 16.8원(1.43%)하락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종합주가지수가 33.36포인트(4.45%), 코스닥지수가 2.34포인트(4.83%)급락했다. 이날 주가가 연중 최대 낙폭을 기록하자 `블랙 먼데이'라는 헤드라인이 다음날 조간신문을 장식했다. 본래 블랙 먼데이는 1987년 10월 19일 월요일 하루 동안 뉴욕 주가가 22.6%나 폭락한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날 일본ㆍ유럽ㆍ미국증시도 동반 폭락을 면치 못했다. 세계 증시가 맥을 못 춘 것은 지난 20일 서방선진 7개국(G7) 재무장관들이 아시아경제권의 보다 유연한 환율정책이 바람직하다는 공동성명을 채택했다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발 외신 때문이었다. 공동성명은 특정 국가명칭을 거론하지는 않았으나 일본 엔화와 중국 위안화의 평가절상을 촉구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이를 뒤집어 보면 미 달러화 약세를 용인하겠다는 G7 합의로도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미 달러화 약세는 미국의 경상수지 개선에는 도움이 될 것이나, 달러화의 세계 기축통화 기능으로 볼 때 국제 교역의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날 세계 증시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한 것이다.
세계 외환시장은 잠들지 않는다고 한다. 외환시장은 시차는 있겠지만 서울ㆍ도쿄→ 홍콩ㆍ싱가포르→프랑크푸르트ㆍ파리ㆍ취리히ㆍ암스테르담→ 런던→뉴욕ㆍ샌프란시스코→시드니ㆍ웰링턴 순으로 지구를 한바퀴 돌면서 하루 24시간 열린다. 통화라는 동일한 상품을 다루고 있는 데다 언제 어디서든지 거래주문을 낼 수 있는 만큼 외환시세는 모든 나라에서 동시에 똑같은 `1물1가(一物一價) 원칙'을 따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제학에서는 이를 외환시장의 신속성, 동질성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환율은 어떻게 결정되는가. 예컨대 원ㆍ달러 환율은 원화로 1달러를 바꿀 수 있는 비율이다. 원론적으로는 환율은 △구매력 △경상수지 △경제 펀더멘털 △국내외 금리차 △시장의 다수결 원리 등 다양한 변수에 의해 결정된다. 이를 달리 표현하면 원ㆍ달러 환율은 △국내 물가 △수ㆍ출입 △잠재성장률 △시중 금리 △외환정책 등 환율 결정변수에 파급영향을 되돌려 준다고도 할 수 있다. 국내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는 것은 환율 급락에 따른 수출경쟁력 약화와 경기회복의 지연을 우려한 때문이다.
과거 1985년 플라자 합의, 1987년 루브르 합의 때처럼 서방선진국 재무장관ㆍ중앙은행 총재들은 소위 정책협조를 통해 미 달러화 약세를 여러 차례 유도했었다. 이번 두바이 공동성명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으며 아시아 국가의 통화에 대한 평가절상 압력이 더욱 거세질 게 분명하다. 1997년 외환위기 직전 원ㆍ달러 환율은 850~900원이었다. 1998년초 원ㆍ달러 환율이 1900원을 웃돌았던 것에 비하면 그동안 원화절상 폭이 크지만 최악의 경우에는 외환위기 이전수준까지 추가하락을 이겨내야 할 지도 모른다. 우리나라가 진정 선진국이 되려면 환율이라는 비용요소를 극복하고 기술ㆍ품질ㆍ디자인 등 비가격경쟁력으로도 충분히 수출할 수 있어야 한다. 국내 기업들이 지금까지 환율상승에 의한 가격경쟁력에 지나치게 의존해온 게 아닌가 되돌아보게 된다.
송하식 경제부 부장·부국장 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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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일본ㆍ유럽ㆍ미국증시도 동반 폭락을 면치 못했다. 세계 증시가 맥을 못 춘 것은 지난 20일 서방선진 7개국(G7) 재무장관들이 아시아경제권의 보다 유연한 환율정책이 바람직하다는 공동성명을 채택했다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발 외신 때문이었다. 공동성명은 특정 국가명칭을 거론하지는 않았으나 일본 엔화와 중국 위안화의 평가절상을 촉구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이를 뒤집어 보면 미 달러화 약세를 용인하겠다는 G7 합의로도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미 달러화 약세는 미국의 경상수지 개선에는 도움이 될 것이나, 달러화의 세계 기축통화 기능으로 볼 때 국제 교역의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날 세계 증시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한 것이다.
세계 외환시장은 잠들지 않는다고 한다. 외환시장은 시차는 있겠지만 서울ㆍ도쿄→ 홍콩ㆍ싱가포르→프랑크푸르트ㆍ파리ㆍ취리히ㆍ암스테르담→ 런던→뉴욕ㆍ샌프란시스코→시드니ㆍ웰링턴 순으로 지구를 한바퀴 돌면서 하루 24시간 열린다. 통화라는 동일한 상품을 다루고 있는 데다 언제 어디서든지 거래주문을 낼 수 있는 만큼 외환시세는 모든 나라에서 동시에 똑같은 `1물1가(一物一價) 원칙'을 따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제학에서는 이를 외환시장의 신속성, 동질성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환율은 어떻게 결정되는가. 예컨대 원ㆍ달러 환율은 원화로 1달러를 바꿀 수 있는 비율이다. 원론적으로는 환율은 △구매력 △경상수지 △경제 펀더멘털 △국내외 금리차 △시장의 다수결 원리 등 다양한 변수에 의해 결정된다. 이를 달리 표현하면 원ㆍ달러 환율은 △국내 물가 △수ㆍ출입 △잠재성장률 △시중 금리 △외환정책 등 환율 결정변수에 파급영향을 되돌려 준다고도 할 수 있다. 국내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는 것은 환율 급락에 따른 수출경쟁력 약화와 경기회복의 지연을 우려한 때문이다.
과거 1985년 플라자 합의, 1987년 루브르 합의 때처럼 서방선진국 재무장관ㆍ중앙은행 총재들은 소위 정책협조를 통해 미 달러화 약세를 여러 차례 유도했었다. 이번 두바이 공동성명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으며 아시아 국가의 통화에 대한 평가절상 압력이 더욱 거세질 게 분명하다. 1997년 외환위기 직전 원ㆍ달러 환율은 850~900원이었다. 1998년초 원ㆍ달러 환율이 1900원을 웃돌았던 것에 비하면 그동안 원화절상 폭이 크지만 최악의 경우에는 외환위기 이전수준까지 추가하락을 이겨내야 할 지도 모른다. 우리나라가 진정 선진국이 되려면 환율이라는 비용요소를 극복하고 기술ㆍ품질ㆍ디자인 등 비가격경쟁력으로도 충분히 수출할 수 있어야 한다. 국내 기업들이 지금까지 환율상승에 의한 가격경쟁력에 지나치게 의존해온 게 아닌가 되돌아보게 된다.
송하식 경제부 부장·부국장 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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