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게임은 `스타크래프트'같은 인기 게임과 함께 IMF시대 절망에 차 있던 실직자들에게 `PC방' 사업이란 탈출구를 제공했고, 많은 업체들에게도 적지 않은 힘이 됐다.
이런 온라인 게임의 대명사 `리니지'가 최근 업계에 화제가 되고 있다. 서비스 회사인 엔씨소프트가 새 서비스의 이용확산을 위해 그래픽카드 업체 및 삼성전자와 각각 제휴해 벌이고 있는 그래픽카드와 `리니지2 전용PC' 공급 사업의 파장 때문이다.
엔씨 측은 3차원 그래픽으로 제작돼 높은 그래픽 구동 성능을 필요로 하는 `리니지2'를 원활히 구동할 수 있는 고성능 PC를 값싸게 공급해 가맹점을 넓힐 구상을 했고, 삼성전자 등은 전국 1만8000여개 PC방과 일반 사용자 수요를 보고 `파격적인' 가격에 제품을 공급하자는 엔씨 측의 제안을 수용했다.
이로 인해 그래픽카드 시장에 큰 변화가 일고 있고, 지난달 24일부터 예약판매를 시작한 `리니지2 PC'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비슷한 성능의 용산 `조립 PC'보다도 2만~3만원이나 싸게 `메이커 PC'를 살 수 있다는 점 때문인지 일반인들의 호응도 상당하다는 후문이다. 이에 질세라 경쟁업체도 비슷한 개념의 제품을 내놓았고, 이를 흉내낸 용산의 `짝퉁 리니지2 PC'도 우후죽순처럼 등장하고 있다고 한다.
`리니지2' 이벤트는 무엇보다도, 우리나라에서도 외국 유수 업체들의 전유물로만 여겼던 문화콘텐츠 서비스가 산업수요를 창출하며 제조업체를 이끌고 가는 비즈니스 모델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는 앞으로 기업들간의 역학관계는 물론 마케팅 및 소비 행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된다.
또 하나, 이런 메이저 업체간의 전략적 협력이 수요가 제한적인 내수시장에 미칠 영향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이런 형태의 마케팅이 시장 전반에 얼마나 긍정적 또는 부정적 효과를 갖다 줄 것인 지를 정확히 따진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벌써부터 시장에서는, 이런 식으로 전략적 협력을 빌미 삼은 대기업의 대대적인 저가 공세가 이어질 경우 전문 중견ㆍ중소 업체들중 살아남을 업체가 몇이나 되겠느냐는 성급한 걱정의 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파워를 갖춘 대기업의 강점과 존재이유는 그동안 국내외시장에서 글로벌기업들과 벌인 경쟁 등을 통해 이미 검증됐다. 그러나 그 못지 않게 중견ㆍ중소 전문업체들의 역할과 필요성 또한 간과돼서는 안 된다는 것을 우리는 어려운 시기를 지나며 경험했다.
요즘 세상에 `중소기업 영역' 운운한다면 시대착오적이란 소리 듣기 십상이지만, 대기업이 걸어가야 할 길은 나름대로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삼성과 엔씨가 리니지2 PC 주문을 2주 동안만 받기로 한 것도 중소업체들에 대한 그런 `배려' 차원으로 생각하고 싶다.
중견ㆍ중소 PC전문업체들이 지난해보다도 상황이 좋지 않아 대대적인 감량 경영에 나섰다는 얘기가 들린다. 처한 상황에 맞는 특단의 사고전환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자재 공동구입 등 필요하면 경쟁업체끼리도 협력한다는 대만 기업들 얘기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각 분야 1등 업체들끼리도 손을 잡고 저인망을 치는 이런 상황은, 중소기업들이 `서로 뜻이 맞지 않는다'는 말만 되풀이할 때가 아니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조휘섭 산업부장ㆍ부국장
이런 온라인 게임의 대명사 `리니지'가 최근 업계에 화제가 되고 있다. 서비스 회사인 엔씨소프트가 새 서비스의 이용확산을 위해 그래픽카드 업체 및 삼성전자와 각각 제휴해 벌이고 있는 그래픽카드와 `리니지2 전용PC' 공급 사업의 파장 때문이다.
엔씨 측은 3차원 그래픽으로 제작돼 높은 그래픽 구동 성능을 필요로 하는 `리니지2'를 원활히 구동할 수 있는 고성능 PC를 값싸게 공급해 가맹점을 넓힐 구상을 했고, 삼성전자 등은 전국 1만8000여개 PC방과 일반 사용자 수요를 보고 `파격적인' 가격에 제품을 공급하자는 엔씨 측의 제안을 수용했다.
이로 인해 그래픽카드 시장에 큰 변화가 일고 있고, 지난달 24일부터 예약판매를 시작한 `리니지2 PC'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비슷한 성능의 용산 `조립 PC'보다도 2만~3만원이나 싸게 `메이커 PC'를 살 수 있다는 점 때문인지 일반인들의 호응도 상당하다는 후문이다. 이에 질세라 경쟁업체도 비슷한 개념의 제품을 내놓았고, 이를 흉내낸 용산의 `짝퉁 리니지2 PC'도 우후죽순처럼 등장하고 있다고 한다.
`리니지2' 이벤트는 무엇보다도, 우리나라에서도 외국 유수 업체들의 전유물로만 여겼던 문화콘텐츠 서비스가 산업수요를 창출하며 제조업체를 이끌고 가는 비즈니스 모델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는 앞으로 기업들간의 역학관계는 물론 마케팅 및 소비 행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된다.
또 하나, 이런 메이저 업체간의 전략적 협력이 수요가 제한적인 내수시장에 미칠 영향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이런 형태의 마케팅이 시장 전반에 얼마나 긍정적 또는 부정적 효과를 갖다 줄 것인 지를 정확히 따진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벌써부터 시장에서는, 이런 식으로 전략적 협력을 빌미 삼은 대기업의 대대적인 저가 공세가 이어질 경우 전문 중견ㆍ중소 업체들중 살아남을 업체가 몇이나 되겠느냐는 성급한 걱정의 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파워를 갖춘 대기업의 강점과 존재이유는 그동안 국내외시장에서 글로벌기업들과 벌인 경쟁 등을 통해 이미 검증됐다. 그러나 그 못지 않게 중견ㆍ중소 전문업체들의 역할과 필요성 또한 간과돼서는 안 된다는 것을 우리는 어려운 시기를 지나며 경험했다.
요즘 세상에 `중소기업 영역' 운운한다면 시대착오적이란 소리 듣기 십상이지만, 대기업이 걸어가야 할 길은 나름대로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삼성과 엔씨가 리니지2 PC 주문을 2주 동안만 받기로 한 것도 중소업체들에 대한 그런 `배려' 차원으로 생각하고 싶다.
중견ㆍ중소 PC전문업체들이 지난해보다도 상황이 좋지 않아 대대적인 감량 경영에 나섰다는 얘기가 들린다. 처한 상황에 맞는 특단의 사고전환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자재 공동구입 등 필요하면 경쟁업체끼리도 협력한다는 대만 기업들 얘기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각 분야 1등 업체들끼리도 손을 잡고 저인망을 치는 이런 상황은, 중소기업들이 `서로 뜻이 맞지 않는다'는 말만 되풀이할 때가 아니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조휘섭 산업부장ㆍ부국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