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버스정류장 앞에는 주름이 깊게 패인 할머니들이 밭에서 뜯어온 채소를 쌓아놓고 행인들의 발걸음을 잡는다. 봄에는 향긋한 봄나물을, 요즘엔 호박잎이며 콩, 밭에서 막 솎아낸 배추, 고구마 순 같은 것들이 주인을 기다린다.
며칠 전에도 할머니의 돗자리 옆에 앉아 이것저것 나물들의 이름을 물어보다가 기어이 한 무더기의 나물거리를 들고 오고 말았다. 대형 할인매장에 가면 잘 다듬어진 나물들이 많지만 왠지 아무렇지도 않게 늘어놓은 채소에 더 마음이 가기 때문이다. 예전에 어머니가 해주신 나물 맛의 기억을 되새기며 나물을 데치고 부엌 찬장의 온갖 양념을 꺼내 무치기는 했는데, 내가 봐도 어머니의 손 맛이 나지 않는다. 속상하기도 하고 아깝기도 해서 요리책을 갖다놓고 아무리 들여다봐도 별 뾰족한 수가 없다. 어머니는 나물을 하나 무치더라도 재료의 신선도나 상태 등을 고려해 삶는 정도나 양념의 양을 결정하는 데, 그런 `비법'은 요리책에 나와 있지 않기 때문이다.
IT프로젝트를 추진하거나 정보통신 제품을 개발하는 데에도 어머니가 요리를 하면서 체득한 비법 같은 것이 있는 것 같다.
똑같은 ERP시스템을 구축하더라도 그 회사가 그동안 어떤 시스템을 어떻게 사용해왔느냐에 따라 구축방법이나 전략이 달라지는 것은 물론이고 회사의 업종, 기업문화, 미래 사업 방향 등에 따라 시스템의 모습이 아주 달라진다. 뿐만이 아니다. 같은 시스템 환경에 거의 비슷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도 생각지도 않았던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IT회사에서는 프로젝트의 성공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의 하나로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사람이 해당 분야에 얼마나 많은 경험을 갖고 있느냐를 꼽는다. 프로젝트 경험은 책이나 강의를 통해서는 체득할 수 없는 요리의 비법 같은 노하우를 쌓게 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계속 어머니의 힘에 의존해서 요리를 만들 수 없듯 프로젝트를 할 때마다 경험 많은 사람들만 찾을 수는 없는 일이다. 요리의 초보자들이 인터넷 동호회 등을 통해 요리의 비법을 터득하듯 경험이 많지 않는 사람에 구원의 손길이 되는 것이 바로 지식관리시스템이다. 작은 문제해결 방법에서부터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지켜야할 수칙까지 먼저 경험한 사람들의 지식이 모이면 큰 힘이 된다.
제품을 개발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처음에 제품을 기획하고 개발하는 단계에서부터 그때그때 발생한 문제점과 해결방법 등을 문서화 해 관리하면 다른 제품을 개발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훌륭한 교과서가 될 수 있다. 또 제품을 활용하는 데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최근 대기업의 경우에는 지식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해 저마다 지식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직원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다양한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중소기업들은 회사 내의 다양한 노하우와 지식을 축적하는 데 소홀한 것 같다. 지식관리는 많은 돈을 들여 먼저 시스템을 구축해야 되는 것은 아니다. 사소한 내용이라도 가치가 있는 것이면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이를 다른 사람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공유하는 문화를 확산하는 데서 출발한다. 이같은 노력을 통해 더 적게 실패하고도 훌륭한 요리를 하는 전문가가 탄생하는 것이다.
며칠 전에도 할머니의 돗자리 옆에 앉아 이것저것 나물들의 이름을 물어보다가 기어이 한 무더기의 나물거리를 들고 오고 말았다. 대형 할인매장에 가면 잘 다듬어진 나물들이 많지만 왠지 아무렇지도 않게 늘어놓은 채소에 더 마음이 가기 때문이다. 예전에 어머니가 해주신 나물 맛의 기억을 되새기며 나물을 데치고 부엌 찬장의 온갖 양념을 꺼내 무치기는 했는데, 내가 봐도 어머니의 손 맛이 나지 않는다. 속상하기도 하고 아깝기도 해서 요리책을 갖다놓고 아무리 들여다봐도 별 뾰족한 수가 없다. 어머니는 나물을 하나 무치더라도 재료의 신선도나 상태 등을 고려해 삶는 정도나 양념의 양을 결정하는 데, 그런 `비법'은 요리책에 나와 있지 않기 때문이다.
IT프로젝트를 추진하거나 정보통신 제품을 개발하는 데에도 어머니가 요리를 하면서 체득한 비법 같은 것이 있는 것 같다.
똑같은 ERP시스템을 구축하더라도 그 회사가 그동안 어떤 시스템을 어떻게 사용해왔느냐에 따라 구축방법이나 전략이 달라지는 것은 물론이고 회사의 업종, 기업문화, 미래 사업 방향 등에 따라 시스템의 모습이 아주 달라진다. 뿐만이 아니다. 같은 시스템 환경에 거의 비슷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도 생각지도 않았던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IT회사에서는 프로젝트의 성공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의 하나로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사람이 해당 분야에 얼마나 많은 경험을 갖고 있느냐를 꼽는다. 프로젝트 경험은 책이나 강의를 통해서는 체득할 수 없는 요리의 비법 같은 노하우를 쌓게 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계속 어머니의 힘에 의존해서 요리를 만들 수 없듯 프로젝트를 할 때마다 경험 많은 사람들만 찾을 수는 없는 일이다. 요리의 초보자들이 인터넷 동호회 등을 통해 요리의 비법을 터득하듯 경험이 많지 않는 사람에 구원의 손길이 되는 것이 바로 지식관리시스템이다. 작은 문제해결 방법에서부터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지켜야할 수칙까지 먼저 경험한 사람들의 지식이 모이면 큰 힘이 된다.
제품을 개발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처음에 제품을 기획하고 개발하는 단계에서부터 그때그때 발생한 문제점과 해결방법 등을 문서화 해 관리하면 다른 제품을 개발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훌륭한 교과서가 될 수 있다. 또 제품을 활용하는 데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최근 대기업의 경우에는 지식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해 저마다 지식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직원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다양한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중소기업들은 회사 내의 다양한 노하우와 지식을 축적하는 데 소홀한 것 같다. 지식관리는 많은 돈을 들여 먼저 시스템을 구축해야 되는 것은 아니다. 사소한 내용이라도 가치가 있는 것이면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이를 다른 사람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공유하는 문화를 확산하는 데서 출발한다. 이같은 노력을 통해 더 적게 실패하고도 훌륭한 요리를 하는 전문가가 탄생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