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여 만에 다시 펜을 들었습니다.
1997/98년 외환위기 때 경제부처를 출입하던 상당수 기자들이 무력감에 빠져 언론계를 떠났고, 저도 그중 한 사람이었습니다. 재정경제부를 포함한 공무원들도 정든 과천관가를 등져야 했는데, 제 동기동창인 재경부 과장도 국제통화기금(IMF)의 `경제신탁통치'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사직을 했습니다. 당시 사정을 지금에 와서 말로 더 표현해서 뭐 하겠습니까.
그런데 역사는 반복되는 것일까요. 최근 신문사에 복귀한 저에 대해 동료들은 환영하면서도 지금의 경제상황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고 있습니다. 올 들어 대내외 경제 시그널이 심상치 않아 보이기 때문입니다.
우선 대규모 노동계 파업을 비롯해 줄지은 기업 도산, 그리고 신용카드사 부실과 SK글로벌 분식회계에서 야기된 금융 불안 등은 외환위기에 앞서 나타난 증후군과 매우 유사합니다. 대외정세도 불투명해졌습니다. 하이닉스를 비롯한 한국산 D램에 대한 상계관세 문제에 이어 미 달러화 약세는 우리나라의 대미수출에도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미국 환율정책이 교역상대국의 희생을 통해 자국의 번영을 추구하는 근린궁핍화 정책(beggar-my-neighbour policy)의 전형이라면, 주요 통화간의 환율전쟁을 촉발시켜 세계경제를 침체의 악순환으로 몰고 갈지도 모릅니다. 유럽은 디플레이션을 우려, 상대적인 유로화의 강세를 용인치는 않을 것입니다. 일본 또한 장기불황을 이유로 엔고를 수용할 가능성은 전혀 없습니다. 중국 위안화도 미 달러화에 연동하고 있는 탓에 자동적으로 약세로 이어질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우리 상품의 가격경쟁력은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미 달러화 약세는 그 형태만 달랐지, 1997년 동남아발 외환위기가 한국경제에 전염됐듯이, 우리 경제에 치명적인 손상을 가하는 복병이 될 수도 있습니다.
국내 경제현안을 살펴보아도 간단치는 않습니다. 가계/기업/정부 등으로 대별되는 경제주체들의 의욕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금리를 내리고 유동성을 늘려놓아도 소비와 투자가 잔뜩 움츠리고 있습니다. 국민소득은 소비와 투자, 정부부문지출, 무역수지의 합계라고 할 수 있는데, 소비와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경제성장을 담보할 수 없는 것이지요. 경제성장은 국민소득의 증가이니까요.
우리경제가 그동안 쌓인 개혁조치로 인해 피로감에 빠져든 것 같습니다. 지난 5년 동안 외환위기 극복을 위해 재벌 금융 노동 공공 개혁을 서둘렀는데도 참여정부에서도 개혁의 고삐를 놓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은 개혁보다는 경제안정이 더 필요한 시기입니다. 마음이 편치 않으면 몸을 움직이려 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지요.
건전한 소비와 투자가 골고루 이뤄져야 적정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것입니다. 경제수장격인 부총리께서도 추경과 감세안을 추진하려는 것을 보면 같은 생각을 가지고 계신 것 같습니다. 부총리는 많은 사람을 만나는 자리입니다. 노블레스 오블리지(Noblesse Oblige). 지금부터는 정치인 기업가 노동조합 모두가 반목을 접고 경제회복 노력에 앞장서야 할 때입니다. 외환위기 때 금 모으기 운동처럼 사회지도층부터 솔선수범을 보여야 경제회복에 국민적 역량을 모을 수 있으니까요.
1997/98년 외환위기 때 경제부처를 출입하던 상당수 기자들이 무력감에 빠져 언론계를 떠났고, 저도 그중 한 사람이었습니다. 재정경제부를 포함한 공무원들도 정든 과천관가를 등져야 했는데, 제 동기동창인 재경부 과장도 국제통화기금(IMF)의 `경제신탁통치'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사직을 했습니다. 당시 사정을 지금에 와서 말로 더 표현해서 뭐 하겠습니까.
그런데 역사는 반복되는 것일까요. 최근 신문사에 복귀한 저에 대해 동료들은 환영하면서도 지금의 경제상황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고 있습니다. 올 들어 대내외 경제 시그널이 심상치 않아 보이기 때문입니다.
우선 대규모 노동계 파업을 비롯해 줄지은 기업 도산, 그리고 신용카드사 부실과 SK글로벌 분식회계에서 야기된 금융 불안 등은 외환위기에 앞서 나타난 증후군과 매우 유사합니다. 대외정세도 불투명해졌습니다. 하이닉스를 비롯한 한국산 D램에 대한 상계관세 문제에 이어 미 달러화 약세는 우리나라의 대미수출에도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미국 환율정책이 교역상대국의 희생을 통해 자국의 번영을 추구하는 근린궁핍화 정책(beggar-my-neighbour policy)의 전형이라면, 주요 통화간의 환율전쟁을 촉발시켜 세계경제를 침체의 악순환으로 몰고 갈지도 모릅니다. 유럽은 디플레이션을 우려, 상대적인 유로화의 강세를 용인치는 않을 것입니다. 일본 또한 장기불황을 이유로 엔고를 수용할 가능성은 전혀 없습니다. 중국 위안화도 미 달러화에 연동하고 있는 탓에 자동적으로 약세로 이어질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우리 상품의 가격경쟁력은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미 달러화 약세는 그 형태만 달랐지, 1997년 동남아발 외환위기가 한국경제에 전염됐듯이, 우리 경제에 치명적인 손상을 가하는 복병이 될 수도 있습니다.
국내 경제현안을 살펴보아도 간단치는 않습니다. 가계/기업/정부 등으로 대별되는 경제주체들의 의욕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금리를 내리고 유동성을 늘려놓아도 소비와 투자가 잔뜩 움츠리고 있습니다. 국민소득은 소비와 투자, 정부부문지출, 무역수지의 합계라고 할 수 있는데, 소비와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경제성장을 담보할 수 없는 것이지요. 경제성장은 국민소득의 증가이니까요.
우리경제가 그동안 쌓인 개혁조치로 인해 피로감에 빠져든 것 같습니다. 지난 5년 동안 외환위기 극복을 위해 재벌 금융 노동 공공 개혁을 서둘렀는데도 참여정부에서도 개혁의 고삐를 놓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은 개혁보다는 경제안정이 더 필요한 시기입니다. 마음이 편치 않으면 몸을 움직이려 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지요.
건전한 소비와 투자가 골고루 이뤄져야 적정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것입니다. 경제수장격인 부총리께서도 추경과 감세안을 추진하려는 것을 보면 같은 생각을 가지고 계신 것 같습니다. 부총리는 많은 사람을 만나는 자리입니다. 노블레스 오블리지(Noblesse Oblige). 지금부터는 정치인 기업가 노동조합 모두가 반목을 접고 경제회복 노력에 앞장서야 할 때입니다. 외환위기 때 금 모으기 운동처럼 사회지도층부터 솔선수범을 보여야 경제회복에 국민적 역량을 모을 수 있으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