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의 지주회사격인 SK㈜에 대한 적대적 M&A설이 수그러든 이후에도 경영권위기 논란은 계속되는 가운데, 그룹차원의 전폭적 지원이 절실한 SK글로벌의 회생도 점점 어렵게 만 꼬여간다. 재계 3위 그룹오너의 구속을 불러온 SK글로벌 사태를 지켜보면서, 대기업 무역상사의 현주소를 짚어보지 않을 수 없다. 문제의 도화선이 된 분식회계 사건은 국내 종합무역 상사의 비틀린 수익구조에 대한 `우울한 보고서'이기 때문이다.
종합상사의 무기는 파죽지세로 밀어붙이는 영업력이다. 오죽하면 종합상사의 원조격인 미쓰비시나 스미토모 같은 일본기업들을 `죽음의 상인(merchant of the death)'이라고 불렀을까. 돈만 된다면 무기도 마다 않고 닥치는 대로 팔아치우는 판매방식 때문에 2차 대전 당시 붙여진 별명이다.
세습경영으로 회사를 물려받은 일본 종합상사 CEO들은 알고 보면 무사(武士)의 후예들이다. 도쿠가와 시대를 풍미했던 사무라이들이 떠돌이 상인을 규합해 보따리 장사를 시작했고, 이 상단이 메이지유신을 거치면서 국제무역을 위한 전위부대로 나섰던 것이다. 이들은 밖으로 서구열강과 교역을 하면서, 안으로는 고관대작과 손잡고 몸집을 불렸다. 에도시대 옷가게로 출발한 미쓰이(三井)의 경우 `일본 황실보다 재산이 많은 미쓰이 집안'이라는 말이 나올만큼 부를 싹쓸이했다.
그러한 성장구도는 우리와도 닮았다. 국내 대기업 종합상사들은 지난 1960년대 이후 무역의 최전선에서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하지만 80년대 이후 계열사들이 해외조직망을 구축하고 직접 수출에 나서자 무역대행 수수료를 챙겼던 상사들은 타격을 입기 시작했다. 해외 직접투자로 눈을 돌렸지만 채산성만 악화됐고, 패션의류 유통이나 건설 등 내수부문을 강화해 어느 정도 손실을 만회했으나 근본적인 수익구조를 개선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때 선택한 카드가 바로 IT종합무역상사로의 변신이었다. SK글로벌 역시 인터넷서비스, 벤처지원, 정보보안, 철강과 화학 e마켓 플레이스, 사이버우체국 서비스, 디지털 인프라스트럭처까지 다각도로 IT시장을 공략했다.
하지만 IT는 정확한 기술동향의 예측이나 비즈니스 플랜 없이 덤볐다가는 투자금만 날리는 시장이다. SK글로벌도 영업능력만 믿고 IT산업 뛰어들었다가 톡톡히 수업료를 치렀다. 그리고 이제 와서 고수익 사업 부문에 집중하기 위해서 돈 안되는 정보기술(IT) 관련 사업개발본부를 없애기로 했다는 소리가 들린다.
하지만 IT종합상사라는 방향 자체가 잘못된 것은 결코 아니다. 네트워크로 모든 재화가 거래되는 IT시대에 전자무역으로 승부를 걸지 않는다면 종합상사는 존재가치가 없어지게 된다. 결국 앞으로의 전쟁터는 B2B 등 사이버스페이스로 옮겨갈 수밖에 없다. 방향이 틀린 것이 아니라 운전이 미숙했을 뿐이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수익구조에 비해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관리부문을 아웃소싱으로 떼어내 업무생산성을 높이고 실패를 디딤돌 삼아 제대로 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IT무역상사로 나가는 길만 위기극복을 위한 해결책이라고 생각한다.
종합상사의 무기는 파죽지세로 밀어붙이는 영업력이다. 오죽하면 종합상사의 원조격인 미쓰비시나 스미토모 같은 일본기업들을 `죽음의 상인(merchant of the death)'이라고 불렀을까. 돈만 된다면 무기도 마다 않고 닥치는 대로 팔아치우는 판매방식 때문에 2차 대전 당시 붙여진 별명이다.
세습경영으로 회사를 물려받은 일본 종합상사 CEO들은 알고 보면 무사(武士)의 후예들이다. 도쿠가와 시대를 풍미했던 사무라이들이 떠돌이 상인을 규합해 보따리 장사를 시작했고, 이 상단이 메이지유신을 거치면서 국제무역을 위한 전위부대로 나섰던 것이다. 이들은 밖으로 서구열강과 교역을 하면서, 안으로는 고관대작과 손잡고 몸집을 불렸다. 에도시대 옷가게로 출발한 미쓰이(三井)의 경우 `일본 황실보다 재산이 많은 미쓰이 집안'이라는 말이 나올만큼 부를 싹쓸이했다.
그러한 성장구도는 우리와도 닮았다. 국내 대기업 종합상사들은 지난 1960년대 이후 무역의 최전선에서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하지만 80년대 이후 계열사들이 해외조직망을 구축하고 직접 수출에 나서자 무역대행 수수료를 챙겼던 상사들은 타격을 입기 시작했다. 해외 직접투자로 눈을 돌렸지만 채산성만 악화됐고, 패션의류 유통이나 건설 등 내수부문을 강화해 어느 정도 손실을 만회했으나 근본적인 수익구조를 개선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때 선택한 카드가 바로 IT종합무역상사로의 변신이었다. SK글로벌 역시 인터넷서비스, 벤처지원, 정보보안, 철강과 화학 e마켓 플레이스, 사이버우체국 서비스, 디지털 인프라스트럭처까지 다각도로 IT시장을 공략했다.
하지만 IT는 정확한 기술동향의 예측이나 비즈니스 플랜 없이 덤볐다가는 투자금만 날리는 시장이다. SK글로벌도 영업능력만 믿고 IT산업 뛰어들었다가 톡톡히 수업료를 치렀다. 그리고 이제 와서 고수익 사업 부문에 집중하기 위해서 돈 안되는 정보기술(IT) 관련 사업개발본부를 없애기로 했다는 소리가 들린다.
하지만 IT종합상사라는 방향 자체가 잘못된 것은 결코 아니다. 네트워크로 모든 재화가 거래되는 IT시대에 전자무역으로 승부를 걸지 않는다면 종합상사는 존재가치가 없어지게 된다. 결국 앞으로의 전쟁터는 B2B 등 사이버스페이스로 옮겨갈 수밖에 없다. 방향이 틀린 것이 아니라 운전이 미숙했을 뿐이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수익구조에 비해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관리부문을 아웃소싱으로 떼어내 업무생산성을 높이고 실패를 디딤돌 삼아 제대로 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IT무역상사로 나가는 길만 위기극복을 위한 해결책이라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