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끔하고 완성도 높은 국산 전략 시뮬레이션 `에이스 사가'
세계에서 가장 열광적인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팬덤이 형성되어 있는 한국에 정작 세계에 자신있게 내놓을 만한 전략 시뮬레이션이 없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킹덤 언더 파이어'와 `쥬라기 원시전'이 있지만, 국내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을 대표한다고 하기엔 약점이 있는 작품들이다.
`에이스 사가'는 새로 나온 국산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이다. 이 게임이 내세우는 것은 우선 풀 3D라는 것, 그리고 공중전을 중심으로 한다는 것이다. 중요한 건 어떻게 광고하냐가 아니라 실제로 게임에서 느껴지냐는 건데, 결론부터 미리 말하자면 꽤 성공적이다.
외국은 물론 국내에서도 3D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은 이미 여럿 나왔다. 하지만 많은 경우 높낮이 개념은 2D게임의 바다처럼 지나가지 못하는 곳을 표시하기 위한 것일 뿐이었다. 예를 들어 산으로는 지나가지 못하고 평지만 움직일 수 있다는 식이다. 그래서 기껏 3D 지형을 사용했는데도 전략성은 오히려 2D보다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에이스 사가'는 이런 수준을 한 단계 뛰어넘는 3D 그래픽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모든게 해결되지는 않는다. 3D 그래픽을 써서 전략 시뮬레이션을 만드는 데에는 더 큰 문제가 숨겨져 있다.
풀 3D 게임에서는 카메라 시점을 조작하는데 손 하나를 거의 온전히 할당해야 한다. 이는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처럼 빠른 플레이를 요하는 게임에서 치명적인 단점이다. 3D 실시간 게임 가운데 가장 완성도가 높다는 `배틀 렐름'이나 `워크래프트 3'가 시점을 제한한 것은 기술의 문제라기보다는 이 때문이다.
`에이스 사가'의 전투는 공중전 중심이다. 공중전은 3D 지형에 걸맞는다. 3D로 애써 산과 언덕을 만들어 놓았는데 한참을 돌아가야 하는 지상 병기가 중심이 되어서는 의미가 없다. 저공 비행 유닛과 고공 비행 유닛이 나뉘어져있다는 점 역시 3D라는 지형에서만 가능한 전략의 폭을 넓혀준다. 3D와 공중전의 궁합으로만 보자면 지금까지의 게임보다 한결 발전한 모습이다.
그런데 이 시스템이 시점과 결합되며 문제가 발생한다. 게이머가 취하는 시점은 60∼70도 정도 위쪽에서 내려다 보는 시점이다. 이런 시점에서는 고공에 있는 물체일수록 빨리 움직이게 된다. 전체 전황 중심으로 시점을 맞추면 제일 위쪽에 있는 유닛들은 획 하고는 화면에서 사라진다.
그렇다고 제일 위쪽에 움직이는 유닛을 어느 정도 볼 수 있는 거리와 구도를 잡으면 이제는 지상 유닛은 클릭하기도 힘들 정도로 작아져 버린다. 대부분의 3D 게임이 시야를 좁혀줌으로써 풀 3D가 가지는 약점을 커버하기에 급급했는데 `에이스 사가'는 의도적이든 아니든 정면으로 달려든 셈이다. 결과로 판단하자면 차라리 게임 내에서 몇 개의 기본 시점을 중심으로 자동 시점 전환을 해주는 편이 멀미가 나더라도 바람직하지 않았나 싶다.
우리나라 게임에서 보기 힘든 미덕인 완결성과 세련됨을 갖춘 `에이스 사가'는 여러 면에서 국내 게임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게임이다. 어쩌면 세월이 흐른 후 질적인 면에서 하나의 단계를 넘어서는 경계선으로 기록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었다는 것 역시 동시에 보여준다.
* 게임 야사 : 헤어조크 쯔바이
1989년 12월 15일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의 원형 `헤어조크 쯔바이'가 선을 보였다.
세계에서 가장 열광적인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팬덤이 형성되어 있는 한국에 정작 세계에 자신있게 내놓을 만한 전략 시뮬레이션이 없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킹덤 언더 파이어'와 `쥬라기 원시전'이 있지만, 국내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을 대표한다고 하기엔 약점이 있는 작품들이다.
`에이스 사가'는 새로 나온 국산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이다. 이 게임이 내세우는 것은 우선 풀 3D라는 것, 그리고 공중전을 중심으로 한다는 것이다. 중요한 건 어떻게 광고하냐가 아니라 실제로 게임에서 느껴지냐는 건데, 결론부터 미리 말하자면 꽤 성공적이다.
외국은 물론 국내에서도 3D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은 이미 여럿 나왔다. 하지만 많은 경우 높낮이 개념은 2D게임의 바다처럼 지나가지 못하는 곳을 표시하기 위한 것일 뿐이었다. 예를 들어 산으로는 지나가지 못하고 평지만 움직일 수 있다는 식이다. 그래서 기껏 3D 지형을 사용했는데도 전략성은 오히려 2D보다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에이스 사가'는 이런 수준을 한 단계 뛰어넘는 3D 그래픽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모든게 해결되지는 않는다. 3D 그래픽을 써서 전략 시뮬레이션을 만드는 데에는 더 큰 문제가 숨겨져 있다.
풀 3D 게임에서는 카메라 시점을 조작하는데 손 하나를 거의 온전히 할당해야 한다. 이는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처럼 빠른 플레이를 요하는 게임에서 치명적인 단점이다. 3D 실시간 게임 가운데 가장 완성도가 높다는 `배틀 렐름'이나 `워크래프트 3'가 시점을 제한한 것은 기술의 문제라기보다는 이 때문이다.
`에이스 사가'의 전투는 공중전 중심이다. 공중전은 3D 지형에 걸맞는다. 3D로 애써 산과 언덕을 만들어 놓았는데 한참을 돌아가야 하는 지상 병기가 중심이 되어서는 의미가 없다. 저공 비행 유닛과 고공 비행 유닛이 나뉘어져있다는 점 역시 3D라는 지형에서만 가능한 전략의 폭을 넓혀준다. 3D와 공중전의 궁합으로만 보자면 지금까지의 게임보다 한결 발전한 모습이다.
그런데 이 시스템이 시점과 결합되며 문제가 발생한다. 게이머가 취하는 시점은 60∼70도 정도 위쪽에서 내려다 보는 시점이다. 이런 시점에서는 고공에 있는 물체일수록 빨리 움직이게 된다. 전체 전황 중심으로 시점을 맞추면 제일 위쪽에 있는 유닛들은 획 하고는 화면에서 사라진다.
그렇다고 제일 위쪽에 움직이는 유닛을 어느 정도 볼 수 있는 거리와 구도를 잡으면 이제는 지상 유닛은 클릭하기도 힘들 정도로 작아져 버린다. 대부분의 3D 게임이 시야를 좁혀줌으로써 풀 3D가 가지는 약점을 커버하기에 급급했는데 `에이스 사가'는 의도적이든 아니든 정면으로 달려든 셈이다. 결과로 판단하자면 차라리 게임 내에서 몇 개의 기본 시점을 중심으로 자동 시점 전환을 해주는 편이 멀미가 나더라도 바람직하지 않았나 싶다.
우리나라 게임에서 보기 힘든 미덕인 완결성과 세련됨을 갖춘 `에이스 사가'는 여러 면에서 국내 게임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게임이다. 어쩌면 세월이 흐른 후 질적인 면에서 하나의 단계를 넘어서는 경계선으로 기록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었다는 것 역시 동시에 보여준다.
* 게임 야사 : 헤어조크 쯔바이
1989년 12월 15일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의 원형 `헤어조크 쯔바이'가 선을 보였다.
